Insight
모두를 위한 과학을 향해, KISTI와 UNESCO가 함께하는 오픈 사이언스 협력 1962년, KISTI의 전신인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KORSTIC)의 설립에는 유네스코(UNESC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의 지원이 있었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나 KISTI는 국가 과학기술 데이터 전문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했고, 2023년에는 유네스코와 오픈 사이언스 협력 및 세계기록유산의 디지털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같은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이제 KISTI와 유네스코는 보다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협력 체계를 모색하고자 한다. 그 중심에는 바로 ‘오픈 사이언스’가 있다. 2025년, KISTI와 유네스코는 본격적인 공동연구의 첫발을 내디딘다. 왜 지금, 오픈 사이언스인가? 오픈 사이언스(Open Science)는 다국어로 된 과학 지식에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하며 활용·재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다양한 실천을 아우른다. 과학 지식의 생성 과정에 사회 전반의 참여를 확대해 협업과 투명성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과학 지식은 일부의 전유물로 남아 있다. 과학적 성과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할 수 있을 때,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과학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을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서는 오픈 사이언스가 과학기술 격차를 해소하는 중요한 열쇠가 된다. 고비용의 연구 인프라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데이터, 소프트웨어, 지식 자원에 대한 개방은 각국의 상황에 맞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픈 사이언스는 지식 공유를 넘어 상생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력의 기반이 된다. 유네스코는 이러한 인식 아래, 2021년 제41차 총회에서 193개 회원국의 합의로 ‘오픈 사이언스 권고안(UNESCO Recommendation on Open Science)’을 채택했다. 이는 오픈 사이언스에 대한 최초의 국제 기준으로, 단순한 데이터 개방을 넘어 지식 생산과 공유 전반에서 포용성과 공정성을 실현하는 과학 생태계라는 정의를 제시한다. 권고안은 투명성, 협업, 포용성 등을 포함한 여섯 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하며, 국제사회의 실천을 촉구한다. KISTI는 이러한 국제 흐름에 발맞춰 과학기술 데이터 분야 전문 연구기관으로 전문성을 확보해 왔다. 사이언스온(ScienceON), 국가연구데이터플랫폼(DataON), 국가오픈액세스플랫폼(AccessON) 등 KISTI는 연구자가 필요한 데이터에 손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연구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과학기술 데이터 제공과 확산은 KISTI가 지난 수년간 집중해 온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국내를 넘어 국제 협력의 토대가 되고 있다. KISTI는 그동안 축적한 전문성과 역량을 바탕으로 유네스코와 함께 오픈 사이언스 협력사업을 시작했다. KISTI의 기술력과 유네스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의 연구기관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오픈 사이언스를 확산할 예정이다. 오픈 사이언스 협력의 첫발, 파리에서 내딛다 2025년 6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는 ‘개방형 솔루션 육성, 오픈 사이언스 및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KISTIUNESCO 협력사업’의 출범식이 열렸다. 본 공동연구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4년간 진행되며, 오픈 데이터 정책 프레임워크 수립 및 역량 강화, 다이아몬드 오픈 액세스 확산 및 소프트웨어 헤리티지(Software Heritage) 내 소프트웨어 유산의 보존을 위한 협력을 진행한다. 또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오픈 데이터 플랫폼 도입 등을 포함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출범식에 앞서 유네스코는 이틀간 ‘공공부문 AI 및 디지털 전환 역량 강화를 위한 컨퍼런스(UNESCO Conference on Capacity Building on AI and Digital Transformation in the Public Sector)’를 개최해 디지털 인프라의 중요성을 조명했다. 이후 출범행사가 개최되며 논의의 흐름을 이어갔다. 행사에는 KISTI 이식 원장, 주 유네스코 대한민국 대표부 박상미 대사, 프랑스 국립연구재단 클레르 지리 이사장을 비롯해 여러 국가의 연구자들이 참석했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 전 네트워킹 세션이 마련되어 참석자들은 각자의 경험과 기대를 나눴다. “KISTI-유네스코 공동연구를 넷플릭스 시리즈라고 생각한다면, 오늘은 그 예고편을 보는 날입니다.” 출범식은 유네스코 길헤르메 카넬라 국장의 인사말로 문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유네스코 홈페이지를 통해 영어 및 스페인어로 전 세계에 실시간 중계되었으며, 유네스코 회원국 및 지역 사무소 직원들이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첫 순서는 박상미 대사, KISTI 이식 원장, 유네스코 토우픽 젤라시 커뮤니케이션·정보 부문 사무총장보의 개회사였다. 이들은 한국의 과학기술 성장의 역사, 디지털 인프라의 중요성과 오픈 사이언스 권고안의 이행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오픈 데이터 정책 설계, 소프트웨어 헤리티지 참여 등 공동연구 추진 로드맵 발표가 이어졌다. 이어 구체적인 오픈 사이언스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고위급 라운드테이블 토론이 진행되었다. 클레르 지리 이사장과 앙골라 고등교육과학기술혁신부 에우리코 곤굴라 국장, 소프트웨어 헤리티지 프로젝트 창립자인 로베트로 디 코스모 교수, KISTI 송사광 책임연구원이 토론 패널로 참여했다. 각국 연사들은 오픈 데이터 정책 수립과 실행 방안, 다이아몬드 오픈액세스 도입 및 소프트웨어 헤리티지 협력에 대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송사광 책임연구원은 “연구 데이터도 수도와 전기처럼 하나의 공공 인프라로 다루어져야 한다”며 KISTI의 오픈 데이터 활동을 소개했고, 로베르토 디 코스모 교수는 “과거에는 소프트웨어가 컴퓨터 공학 종사자들의 몫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이제 모두가 활용할 수 있다”라며 소프트웨어 헤리티지 프로젝트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5년 후 오픈 사이언스 생태계의 모습 등 청중들의 다양한 질의가 오갔다. 폐회사는 유네스코 리디아 브리토 자연과학 부문 사무총장보가 맡았다. 그는 이번 협력이 다양한 협업 기반의 오픈 사이언스를 실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과학은 인류 모두를 위한 공공재임을 강조했다. 과학을 위한 협력에서 이제는 모두가 함께 실천하는 움직임으로, KISTI는 오픈 사이언스를 통해 보다 지속 가능한 과학기술 생태계를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Trends
국가 초고성능컴퓨팅 서비스 선진화를 위한 분야별 전문센터 지정 및 공동활용체계 구축 KISTI ISSUE BRIEF | 제81호 | 정용환 초고성능컴퓨터(HPC)는 복잡한 문제 해결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이다. 국내는 국가센터(KISTI) 중심의 HPC 고도화를 추진 중이나, 연구자 자원 부족과 전문센터의 내부 활용 위주로 인해 공공·산업계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1년부터 국가 HPC 공동활용체계 구축을 기획했으며, AI 활용 활성화 정책에 따라 전문센터 추가 지정 및 체계 개편을 모색 중이다. 2025년 3월에는 「글로벌 과학기술 강국 실현을 위한 AI+S&T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으며, KISTI는 이 방안에 맞춰 국가 AI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초고성능컴퓨터 인프라의 중요성 초고성능컴퓨터(HPC)는 전통적인 계산과학 분야 활용뿐 아니라 복잡해지는 미래 사회·경제적 문제해결을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 매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과 데이터 중심의 4차 산업혁명 시대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기술 혁신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나날이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초고성능컴퓨터의 절대적인 자원량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활용 목표와 분야에 맞춰 성능 및 사양을 특화하는 자원 전문화 및 다양화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초고성능컴퓨터의 중요성을 정리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이에 EU 등 주요국들은 대규모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전문센터 지정)를 추진함과 동시에 컴퓨팅 자원의 통합 연동을 통해 국가 전략 과제를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예를 들어, EU는 HPC, 데이터 사용 및 사용자 지원을 위한 응용별 HPC Centers of Excellence를 구축했으며, 범유럽 초고성능컴퓨팅 기반 시설 구축 및 공동 활용을 위해 2018년 11월 EuroHPC JU(Joint Undertaking)를 설립했다. 이는 HPC 구축 예산 지원에 따른 접근 권한을 확보하고, PRACE를 통해 공동 활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분야별 초고성능컴퓨팅 전문센터 지정 현재 국내 초고성능컴퓨팅의 활성화를 위한 공동 활용 체계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법률에 근거한 전문센터 지정 및 육성을 통해 국가 초고성능컴퓨팅 서비스 자원을 확충하고 활용 저변을 넓혀야 한다. 전문센터에 대한 상세 내용은 아래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 초고성능컴퓨팅 혁신전략(2021년 5월)에 따라 10개 전략 분야 중 기상·기후·환경, 자율주행, 생명·보건, 소재·나노, 우주, 재난· 재해, 핵융합·가속기 등 7개 전문센터 및 주요기능을 다음과 같이 지정했다. 국가 초고성능컴퓨팅 공동활용 서비스 체계 구축 추진 과학-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초고성능컴퓨팅(HPC) 경쟁력 강화로 시스템 연동을 통한 공동활용 기반 조성은 서비스 선진화의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초고성능컴퓨팅 활용 극대화를 위한 독자적 공동활용 서비스 체계를 구축·운용하여 아래와 같이 두 부문으로 전략 분야를 육성하고 있다. 1. 서비스 고도화, 저변 확대 국가별 자국 내 초고성능컴퓨팅 자원을 통합·연동하여 중소기업 비즈니스, 국가 전략 과제 등을 집중 지원하는 공동활용체계 강화 2. 체계화, 활용성 강화 다양한 분야를 지원하는 자원의 지속적인 확충과 효과적으로 전략 분야를 지원하는 서비스 체계 구축으로 경쟁력 확보 국내 과기정통부에서는 국가 AI 활용 활성화 정책 방향에 따라 초고성능컴퓨팅 전문센터 추가 지정 또는 체계 개편을 모색 중이며, 관계부처 합동으로 「글로벌 과학기술 강국 실현을 위한 AI+S&T 활성화 방안」을 위 그림과 같이 발표했으며, 국가 센터와 전문센터에서도 국가 AI 연구개발 역량 강화에 일조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과기정통부를 지원할 예정이다.
Trends
ASTI Market Insight가 주목한 유망 기술들 기술 시장의 최전선에는 기존 산업의 틀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기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능형 가상 비서 서비스, 안티드론, 임베디드 AI, AI 카메라, 디지털 트윈 헬스케어, 로봇 컨트롤러와 같은 여섯 가지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과 첨단 기술의 발전을 통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며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KISTI의 ASTI Market Insight는 이러한 기술 트렌드 중 주목할 만한 6가지를 집중 조명했다. 이들 분야의 산업 동향과 발전 가능성을 함께 심층적으로 살펴보자. 1. 안티드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인기를 얻고 있는 드론은 이제 전쟁에서 무기화되거나 국가 주요 시설에 대한 테러 행위에 사용되면서, 비인가 드론을 탐지하고 식별하며 무력화하는 안티드론 솔루션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안티드론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 12억 2,290만 달러에서 연평균 27.5%의 급성장을 통해 2028년에는 52억 4,48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안티드론 솔루션은 탐지 기술과 무력화 기술로 구분되며, 탐지 시장은 2022년 3억 610만 달러에서 2028년 10억 5,130만 달러로, 무력화 기술 시장(탐지 포함)은 2022년 9억 1,680만 달러에서 2028년 41억 9,350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러한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시스템 운용 가이드라인과 2차 피해 책임 범위 규정 등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시장 진입 전략은 기술 분야별로 달라야 하는데, 탐지 기술은 빠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차별화가 중요하며, 무력화 기술은 2차 피해 예방 규제를 충족하는 기술 개발이 핵심이다. 2. 임베디드AI 임베디드 AI 시장은 하드웨어 기기 자체에서 작동하는 임베디드의 고유한 특징으로 인해 네트워크 트래픽 감소,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처리, 낮은 운영비, 그리고 향상된 응용 서비스 성능 제공이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의 수요를 증대시키며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임베디드 AI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3년 96억 6,500만 달러에서 연평균 14.0% 성장해 2028년에는 1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8년에는 시장이 크게 세 부문으로 나뉨에 따라 하드웨어 부문은 113억 8,500만 달러, 소프트웨어 부문은 57억 2,200만 달러, 서비스 부문은 8억 9,400만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조 분야의 임베디드 AI 시장은 2028년 27억 6,200만 달러로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헬스케어 및 생명 과학 분야는 2028년까지 연평균 15.8%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여 25억 1,2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임베디드 AI는 산업 전반에 걸친 수요 확대를 기반으로 AI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촉진하는 선순환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된다. 3. AI 카메라 AI 카메라는 인공지능(AI)과 컴퓨터 비전 기술을 접목하여 기능성과 역량을 강화한 카메라를 의미한다. 이 AI 카메라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3년 75억 8,700만 달러에서 연평균 23.9%로 성장하여 2028년에는 221억 2,72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면서 AI 카메라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다. 특히 AI 카메라는 단일 장비로서의 활용을 넘어 다양한 산업과의 통합 및 결합이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관련 경쟁과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더불어, 일부 AI 기술 개발에 필수적인 이미지 데이터의 수집 및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AI 카메라 수요를 더욱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국내 시장 참가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4. 지능형 가상 비서 서비스 (IVA) 대화형 인공지능은 챗봇, 스마트 스피커 기반의 지능형 가상 비서(IVA), 대화형 음성 응답(IVR)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IVA는 사용 편의성과 접근성이 높아 자율성, 능동성 등의 특징을 가지며, 자연어 처리(NLP), 머신러닝(ML), 딥러닝(DL) 등 대화 처리 기술을 통합하여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활용된다. 특히 생성형 AI 도입으로 감성 기반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IVA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18년 14억 2,400만 달러에서 2022년 38억 달러로 성장했으며, 2028년에는 14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개인 정보 침해, 데이터 처리 오류 등 개인 정보 관련 이슈가 시장의 주요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개인화된 경험 제공과 강력한 개인 정보 보호 조치 간의 균형 유지가 IVA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에 매우 중요하다. 5. 디지털 트윈 헬스케어 디지털 트윈 헬스케어는 환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체 및 내부 장기를 시각화하고, 생체 신호 모니터링, 진단 및 치료 시뮬레이션, 개인 가상 주치의 등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제공한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은 이 기술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국내는 아직 미흡하여 지속적인 성장 동력 마련이 필요하다. 세계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16억 달러에서 연평균 약 67% 성장하여 2028년에는 약 21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개인 맞춤형 의료’ 분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디지털 트윈 헬스케어는 빅데이터 기반의 시뮬레이션과 실시간 분석을 통해 환자 건강 및 자원 활용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지만, 의료 지식과 빅데이터, AI 등을 겸비한 전문 인력 양성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6. 로봇 컨트롤러 로봇 컨트롤러 시장은 제조 생산성 및 효율성 향상, 비용 절감을 위한 자동화 채택 증가에 따른 산업용 로봇 수요 성장과 전자 상거래 및 물류 부문의 인건비 절감 및 지능형 자동화 확대에 따른 서비스 로봇 수요 성장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 컨트롤러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3년 63억 1,400만 달러에서 연평균 14.8% 성장해 2028년에는 125억 6,9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2028년 로봇 컨트롤러 시장에서 산업용 로봇 부문은 81억 8,400만 달러, 서비스 로봇 부문은 43억 8,500만 달러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동차 분야의 로봇 컨트롤러 시장은 2028년 36억 9,900만 달러로 가장 큰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며, 전자 상거래 및 물류 분야는 연평균 18.6%로 가장 빠르게 성장해 18억 5,600만 달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향상된 센서, 기계 학습, 인공 지능 기술을 포함한 로봇 공학 기술의 발전은 산업용 로봇, 협동 로봇 및 서비스 로봇의 기능을 확장하여 여러 산업에 걸친 로봇 및 로봇 시스템 수요 확대에 대응함으로써 로봇 컨트롤러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Story
지역을 품은 과학기술, 확장되는 KISTI 지식인프라 현장 수도권지원 서비스 로봇 전문기업 엑스와이지는 KISTI와 함께 '2025년 제2차 이머징 AX 지식연구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버티컬 AI의 진화와 도전’을 주제로 열렸으며, AI 기술의 현장 적용과 산업 실용화를 고민하는 산·학·연 전문가 30여 명이 참석했다. 황성재 엑스와이지 대표는 발표 세션에서 ‘지능형 로봇을 통한 리테일 혁신 사례’를 주제로 엑스와이지가 개발한 바리스타 로봇, 자율주행 서빙 로봇, 키오스크 연동 시스템 등을 통해 매장의 생산성과 고객 만족도를 동시에 끌어올린 경험을 소개했다. 특히, 라운지 엑스 자사 브랜드 공간에서 수집된 실시간 데이터와 사용성 피드백은 로봇 기술의 정교화 뿐 아니라, 도메인 맞춤형 ‘버티컬 AI’ 모델 개발에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AI가 하드웨어와 결합해 실제 리테일 현장에서 일하는 방식과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 고객 경험을 디자인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팀장은 ‘AI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생태계 성장 사이클 전망’을, 조경미 EY한영 상무는 ‘디지털 전환 포트폴리오 및 서비스 구축 컨설팅 사례’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고, 정하성 알파 코드 대표는 ‘에이전트 시대의 기술 전환점: MCP와 브라우저 기반 접근의 현재와 미래’에 관해 논의했다. KISTI 최광훈 박사는 ‘버티컬 AI 확산 및 실용화를 위한 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해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관점에서의 협력 생태계 구축과 맞춤형 랩투마켓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충청지원 충청지원은 7월 8일 ASTI 회원사를 대상으로 ‘중소기업 ESG 대응 전략’이란 주제로 지식공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중소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ESG 도입 배경과 글로벌 트렌드 공유로 UN 산하 세계환경개발위원회(WCED)가 제시한 『우리 공동의 미래 (Our Common Future)』와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 항목)를 통해 ESG의 글로벌 도입 배경과 시대적 요구를 설명했다. 또한, 고객사, 소비자, 금융기관, 정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ESG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고 있음을 강조했으며, 중소기업이 이를 적극 인식하고 대응해야 함을 역설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산업별 ESG 진단과 실행 전략 제시로 정부의 K-ESG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제약 등 6대 핵심 산업별 ESG 이슈와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소개했으며, 환경·사회·지배구조 세 분야에 걸쳐 총 69개 진단 항목을 기준으로 기업의 ESG 수준을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함으로써 중소기업이 실제 경영에 쉽게 ESG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환경 부문에서는 탄소 고배출 업종과 오폐수 관리, 자원 재활용, 생물다양성 보존 등에 대한 개념과 실제 사례를 소개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중소기업의 현실적 ESG 대응 방안으로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목표 수립 및 실행 전략, 수출기업 대상 공급망 실사지침(CSDDD) 대응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개념 전달을 넘어 ESG가 기업 생존과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전략임을 현장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시간이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ESG 전문 인력 양성, 기업지원 프로그램 활용, 자금 확보 전략 등 실질적이고 실행 가능한 정보 제공으로 참석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으며 KISTI는 향후에도 ASTI 회원사를 대상으로 ESG 경영 확산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에 중추적인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지원 대구경북지원은 안동의 경북 산업용헴프(HEMP) 규제자유특구 소재 기업들을 중심으로 2023년부터 산업용 헴프 지식연구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경상북도,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기술응용센터,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등과 협력해 공동 R&D과제 발굴, 규제자유특구 사업기간 연장 등 다양한 협력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인해 ㈜농부심보 등 지식연구회 회원사 7개 처의 스마트팜과 연구설비가 전소하는 큰 피해를 봤다. 지식연구회 회원사들은 스마트팜 설비 소실로 인한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연구용 헴프 모종 등 물질적인 손실도 매우 큰 상황으로, 정부와 경상북도가 재해 복구 지원을 하고 있지만, 회원사들의 연구개발 및 사업화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대구경북지원은 지식연구회 회원사들의 연구개발 의지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산업용 헴프 관련 협력 연구과제를 발굴해 농림축산 식품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부처 R&D 과제 공동기획 및 제안 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7월부터 산업용 헴프 지식연구회를 다시 개최해 재기를 준비하고 있는 산업용 헴프 지식연구회 회원사들을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부산·울산·경남지원 부산·울산·경남지원과 (사)한국해양수산ESG연구조합은 6월 24일, 부산 센텀벤처타운 5층 KISTI 회의실에서 해양수산 분야의 ESG 기술 실용화 및 산업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빠르게 변화하는 해양 환경과 지역 산업 구조에 대응해 ESG 기반의 지속 가능한 기술 실용화를 촉진하고 AI 기술 융합을 통해 ESG 기술의 고도화와 확산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구체적으로 지역 맞춤형 ESG 기술 실용화 주도, AI 융합형 국책 및 지역 수요 기반 과제(RFP) 발굴, 산학연 연계 인력 양성과 고용 창출, ESG 기술의 고도화 및 사업화,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 확대 등을 공동 목표로 삼아 협력하기로 했다. KISTI는 ESG 기술의 사업화 촉진을 위해 R&D 인프라 지원과 데이터 기반 기술 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며, 연구조합은 ESG 기술 개발, 회원사 지원, 민간–학계 연계를 통한 전문 인력 양성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양 기관은 ‘스마트해양 ESG 지식 연구’를 공동 추진해 해양수산 분야의 혁신적 담론을 형성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호남지원 전국적인 교육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학들의 생존기반 위협이 심화되고 있으며, 특히 광주지역의 경우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24년 1백만 명대가 무너지면서 지역 노동시장 고령화와 함께 청년층 인력수급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특화산업과 대학 특성화 분야 우수 인재의 지역 정착을 위해 산업맞춤형 교육모델인 지역혁신중심대학지원체계(RISE)가 구성되었다. 광주에 위치한 조선대학교에서는 대학컨소시엄 특화 6개 첨단 산업 분야의 R&D 및 기업보유기술 실증 환경 조성을 바탕으로 기술 검증과 사업화를 통해 ‘R&D 기반 혁신 실증 스튜디오 운영(대학을 빌려 드립니다)’ 프로그램에 선정되었다. 해당 프로그램은 대학 컨소시엄 통합 실증 인프라 플랫폼 구축· 운영을 진행하는 G-실증 스튜디오, 대학 인프라 활용 지역기업에 대한 기능적 실증 R&D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G-COOP R&D, 현장 애로기술 개발 R&D 사업 운영을 통한 기업지원 프로그램이 포함된 G-R&D 프로젝트 랩, 대학 인력 장비 시설을 활용한 기업 제품의 PoC 및 실증이 가능한 G-지원형 PoC 실증 등의 8개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호남지원에서는 해당 프로그램과 연계해 ASTI를 대상으로 기술 사업화 플랫폼 등을 활용해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고 지역특화 산업과 관련이 깊은 중소기업을 선정하고 니즈를 분석해 공동 R&D 실증을 진행하는 역할에 참여하고 있으며, 기업 R&D와 기술사업화 전 단계에 필요한 KISTI 내부의 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활용하여 기술사업화 지원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Story
Play KISTI KISTI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주목할 만한 새로운 과학기술과 관련된 영상들을 소개합니다. 큐알코드를 통해 해당 콘텐츠를 영상으로 더욱 자세히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럼 확인하러 가 볼까요? 1. 글로벌 과학기술 경쟁력, 데이터로 진단한다, 글로벌R&D분석센터 최근 국가R&D사업의 추진 과정에서는 증거 기반 정책(Evidence-Based Policy)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 동향, 경쟁국 분석, 성과 모니터링, 투자 효율성 평가 등 객관적 근거에 기반한 데이터분석 수요가 정책기관·연구기관·산업계 전반에서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KISTI는 글로벌R&D 분석센터를 새롭게 출범시켰습니다. 글로벌R&D분석센터는 논문, 특허, 펀딩, 협력 등 글로벌 과학기술 데이터를 종합 분석하고, 이를 활용 가능한 정보로 가공하여 정책 수립, 기관 운영, 전략적 판단에 필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대표서비스 ① 데이터 인사이트 ‘데이터 인사이트’는 글로벌R&D분석센터가 주기적으로 발간하는 글로벌 과학기술 분석 리포트 시리즈입니다. 논문과 특허 등 과학기술 지표 데이터를 정제하고, KISTI 고유의 분석모델을 활용해 국가전략 기술의 글로벌 현황, 주요국 경쟁구도, 주도 기술 분야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연구기관은 물론 정책결정자, 언론, 기업 관계자들에게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환경을 시의성 있게 해석해 준다는 점에서 많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대표서비스 ② 과학기술 스코어보드 두 번째 핵심 서비스는 바로, ‘과학기술 스코어보드’입니다. 이 서비스는 세계적 수준의 과학계량학 연구기관인 CWTS(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과학기술연구센터)와의 공동연구 결과물로, 글로벌 과학기술 기관 간 학술성과 비교·분석을 위한 지표 기반 플랫폼입니다. KISTI는 한국의 연구기관명을 정제하고, G20 국가 단위로 비교군을 확장하여 한국 200대 연구기관의 글로벌 위상을 정량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라이덴랭킹의 한계를 보완해 한국형 과학기술 평가체계로 재탄생한 ‘스코어보드’는 단순 순위를 넘어, 협력도, 영향력, 전문성 등 다양한 지표를 시각화해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의 과학기술 위치를 정량적으로 추적·진단하고, 미래 전략 수립과 국제협력 방향 설정에 실질적인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데이터는 방향이고, 전략은 해석입니다.’ 글로벌R&D분석센터는 단순한 데이터 제공 기관이 아닙니다. 과학기술 데이터를 통한 전략적 통찰을 제공하고, 정책·연구·산업이 데이터에 기반한 방향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전문 분석 허브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경쟁력을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힘, 그 중심에 KISTI의 글로벌R&D분석센터가 있습니다. QR코드를 통해 영상으로 직접 확인해 보세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좌표를 데이터로 그려가는 여정, 지금 시작됩니다! 2. AI와 데이터로 연결하는 과학기술과 산업의 다리, 기술사업화연구센터 기술사업화연구센터는 과학기술이 연구실을 넘어 산업 현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의 분석모델과 시스템을 연구하고 제공합니다. 그동안 인공지능(AI)과 고성능 분석을 활용해 공공기술과 기업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기술사업화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플랫폼을 개발해 왔는데요. 이번 영상에서는 특히 다음의 세가지 대표 서비스를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① Apollo, 공공 연구개발(R&D) 가치 창출을 위한 AI 분석 플랫폼 첫 번째로 소개되는 ‘Apollo’는 AI 기반의 공공 기술 사업화 플랫폼으로, KISTI가 독자 개발한 딥러닝 모델과 위키피디아 기반의 지식 그래프를 활용해 딥테크·딥사이언스 분야의 유망 기술과 기업 간 연결을 돕습니다. 기술 공급자인 공공연구기관, 수요자인 기업 그리고 예비 창업자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기능을 제공합니다. Apollo는 기술사업화에 필요한 시간, 비용, 인력 소요를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실제 기술이전 및 사업화 전략 수립에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② KMAPS, 지능형 산업·시장 분석 시스템 두 번째로 소개되는 ‘KMAPS(KISTI Market Analysis and Prediction System)’는 산업 별·제품별·지역별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사업화 과정의 핵심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입니다. KMAPS는 공공기관과 기업의 전략 수립에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시장 환경 속에서 기술 적용의 타당성을 평가하고, 기술이전의 방향성을 잡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③ Smart K2C, 기업 맞춤형 기술사업화 역량 진단 플랫폼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Smart K2C’는 개별 기업의 기술과 역량을 진단하고, 해당 기술이 국내외 시장에서 갖는 경쟁력을 정량적으로 분석해 주는 플랫폼입니다. Smart K2C는 실제 중앙정부 및 지자체, 공공기관의 기술이전·창업지원 정책에도 도입되고 있으며, 데이터 기반으로 사업화 전략 수립과 스케일업 방안 마련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기술사업화는 단순한 기술의 이전이 아니라,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산업 현장에서 실현하는 연결의 과정입니다. 기술사업화연구센터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그 가교 역할을 수행하며, 연구 성과의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영상 속의 생생한 사례와 함께, KISTI가 제시하는 기술사업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직접 만나보세요.
KISTI MEDIA에서 KISTI의 인터뷰를 확인해보세요!
KONI로 광고 산업의 진화를 꿈꾸다, 덱스터크레마 인터뷰 | 손동진 대표(덱스터크레마) 과학기술 기반의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 KONI를 개발한 KISTI는 국내 생성형 인공지능(AI) 생태계의 기술 자립을 이끌고 있다. KONI는 한국어 기반의 정제된 학술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된 한국형 거대 언어 모델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실무 중심의 AI 응용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KISTI와 함께 KONI를 사업화하고 있는 덱스터크레마 손동진 대표를 만나 KONI의 기술이전 과정부터 파급효과, 앞으로의 협력 방향까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자기소개와 함께 덱스터크레마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덱스터크레마 대표 손동진입니다. 저는 2001년 광고업계에 입문해 제일기획에서 9년간 근무한 뒤, 디지털 마케팅의 가능성을 보고 2009년 크레마를 창업했습니다. 이후 2021년, 영화 · 드라마 VFX 전문 상장사인 덱스터스튜디오에 인수되면서 덱스터크레마로 새롭게 출범했고, 현재 4년째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창업 초반 10년은 글로벌 광고주 대상의 크리에이티브 중심 에이전시였지만, 최근 4년은 데이터 마케팅, 애드테크, AI 기반 마케팅 솔루션 등 ‘테크 베이스 에이전시’로 전환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와 뉴미디어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을 핵심 역량으로 삼고 있습니다. Q. 기술이전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20~2021년에 메타버스가 뜨거운 화두였습니다. 광고도 ‘버추얼 프로덕션’, ‘버추얼 전시’, ‘버추얼 이벤트’ 등 거의 모든 프로젝트에 ‘버추얼’을 붙여야 할 정도였습니다. 덱스터크레마는 그 흐름에 맞춰 버추얼 휴먼까지 개발하면서 자연스럽게 생성형 AI를 접하게 됐고, 챗GPT(ChatGPT)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 자동화를 실험했습니다. 당시 개발자가 없는 조직에서 광고 기획자와 크리에이터들이 힘을 합쳐 챗GPT를 활용해 광고 데이터 분류와 인사이트 도출을 시도했는데 꽤 쓸만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API 과금 문제와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상) 등으로 인한 한계에 부딪히면서 자체 LLM 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KISTI의 KONI(KISTI Open Natural Intelligence, 한글명 고니)를 찾아냈습니다. KONI를 처음 접한 건 2024년 초, 뉴스에서였습니다. ‘국내 최초 한국형 LLM’, ‘정제된 논문 기반 학습’, ‘슈퍼컴퓨터 인프라 활용’과 같은 키워드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 KISTI에 무작정 연락을 해 협업을 제안했습니다. 초거대AI연구센터장님께서는 어느 작은 광고 대행사 대표의 협업 제안을 처음에는 반신반의하셨지만, 여러 번 대전 본원으로 찾아가 프레젠테이션으로 내용을 설명하면서 신뢰를 얻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중소벤처기업부 연구개발(R&D) 과제까지 함께 추진하게 됐습니다. Q. KONI는 어떤 기술인가요? KONI는 KISTI가 개발한 한국형 LLM입니다. 특히, KONI는 기존 상용 LLM과 달리, 한국어 기반의 과학기술 전문 지식을 학습한 모델로, 국내외 논문, 학술 정보 등 고정밀 데이터를 중심으로 정제돼 있어 정확도와 신뢰도가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LLM이지만 오픈소스 기반 모델과는 다르게 한국어 처리에 특화돼 있고, KISTI가 보유한 슈퍼컴퓨팅 자원으로 안정적으로 학습되고 운용된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입니다. 광고·마케팅이라는 도메인 특화 모델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는 이러한 기반 모델을 파인튜닝(fine tuning)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습니다. 특히, KISTI가 보유한 슈퍼컴퓨팅 자원과 학술데이터 기반의 정제 기술은 일반 기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이었기에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Q. 기술이전 과정에서 KISTI와의 협업은 어떻게 이뤄졌나요? KISTI는 단순히 기술을 이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찾아주는 동반자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특히 이경하 센터장님을 비롯한 연구진이 저희처럼 비전문 조직에도 꾸준히 자문과 실무 협업을 이어가 주셨던 점이 감사했습니다. 기술이전은 단순한 기술 전수가 아니라 문화와 언어를 익히는 일이었습니다. 엔지니어가 없는 상황에서 문과 출신 기획자들이 프로젝트를 끌고 갔고, 저도 AI 기술과 용어를 공부하면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했습니다. KISTI 연구진과 협업하면서 개발 이해도가 높아졌고, 결국엔 실제 개발자를 채용해 내재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Q. KONI 기술이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줬는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도 비용 절감과 할루시네이션 감소, 속도 향상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챗GPT 등 상용 LLM을 사용할 경우 API 과금이 큰 부담이지만, 자체 튜닝된 모델을 사용하니 과금 구조가 효율적이었습니다. 튜닝된 LLM은 검색어 기반 광고 인사이트 도출 등 특정 업무에 특화돼 있어 기존 인력 중심의 작업 대비, 속도와 정확도 모두 개선되었습니다. 또한, KISTI와의 협업 자체로 신뢰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국책연구기관과 공동 연구 및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한 사례는 중소 광고 대행사로서는 매우 드문 사례입니다. 이로 인해 중기부 R&D 과제 수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수상, 언론 보도 등 여러 측면에서 파급효과로 이어졌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인력 중심의 광고 제작 프로세스를 AI 기반 자동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데 실질적인 기초가 되었고 조직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한 계기가 됐습니다. Q. KONI를 통한 초개인화 마케팅, 쿠키리스(Cookieless) 환경 대응 등 앞으로의 데이터·AI 전략이 궁금합니다. 쿠키리스 시대, 개인정보 수집이 어려운 상황에서 광고 효과를 내려면 새로운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검색한 키워드를 AI가 분류하고, 검색 의도에 따라 소비자 페르소나를 생성해 맞춤형 광고 카피를 자동으로 작성하고 이미지까지 자동 생성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바로 자동화 솔루션 ‘애드플로러(Adplorer)’입니다. 애드플로러는 KONI와 다양한 상용 오픈 LLM을 결합해 검색어 분류부터 카피 생성, 이미지 제작, 미디어 집행까지 광고 전 과정을 일괄 자동화했으며, 이를 통해 기존 광고 제작 프로세스에 소요되는 시간을 1/30로 줄여 효율성과 비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Q. KONI를 고도화하기 위한 자체 전략이 있다면요? 애드플로러가 요구하는 성능을 충족하기 위해 KISTI와 협력해 작년에 완성되었던 라마(Llama) 70B 기반으로 개발된 KONI를 광고 쪽에 맞게 튜닝하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처음 시도에는 모델학습이 끝난 후 수행해 보니 성능치는 충족했지만, 운영에 필요한 컴퓨팅자원과 서버 비용이 현실적으로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KISTI 연구진과 논의 끝에 1B 크기의 젬마(Gemma)를 기반으로 한 KONI의 금년도 신규 버전을 새롭게 도입했습니다. 1B 크기밖에 안 되는 경량 모델이지만, 광고 분야에 필요한 수준의 정확도와 처리 속도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고, 할루시네이션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처럼 덱스터크레마는 목적에 맞는 모델 크기와 성능을 유연하게 조절하면서 실무에 적합한 형태로 최적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무조건 성능 좋은 모델’보다는 ‘비용 효율성과 실행 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모델’을 추구하는 것이 전략입니다. KONI는 상황과 과제에 따라 지속적으로 조정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플랫폼형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베이스 모델이나 경량화 기술이 나오면 그에 맞춰 계속 실험하고 반영해 고도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Q. KONI가 국내 광고 시장에 가져올 파급효과는 무엇이라 보시나요? 가장 큰 변화는 ‘자동화’입니다. 기존 광고 산업은 대규모 인력이 투입되고 수작업이 많은 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LLM을 기반으로 한 자동화가 본격화되면, 적은 인원으로도 고품질 광고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게 됩니다. 예산이 부족하거나 인력이 적은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들도 AI 기반 자동화 도구를 활용해 양질의 광고 및 캠페인을 만들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점에서 광고 산업 내 기술 접근성의 문턱을 대폭 낮춰주는 것이 KONI의 가장 큰 파급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측면은 데이터 보안과 거버넌스입니다. 상용 LLM을 사용할 경우 광고주의 민감한 데이터가 외부로 노출될 수 있는 우려가 있는데, KONI처럼 기업 내부에 온프레미스(On-premises)로 설치하고 활용할 수 있는 모델이 있다면, 기업들은 보다 안심하고 AI를 도입할 수 있습니다. 결국, KONI는 국산 LLM이 실무 중심 산업에 들어와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낸 첫 사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광고업계를 시작으로 더 많은 분야로 확산된다면, 우리나라 AI 산업 전반에도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 봅니다. Q. 앞으로 KISTI와 협력하고 싶은 기술이나 연구 분야가 있다면요? 광고 산업은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 영상, 댓글 등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이런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정제하고 AI에 학습시키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KISTI가 보유한 슈퍼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가공 기술이 이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앞으로는 ‘에이전트’ 기반 자동화, 즉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판단해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 중요한 키워드가 될 텐데, 이 역시 KISTI가 보유한 인프라와 노하우가 더해지면 훨씬 넓은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KONI’와 관련한 향후 계획과 더불어 중장기 비전이 궁금합니다. KONI 기반의 초개인화 AI 마케팅 솔루션 애드플로러를 시작으로 앞으로는 AI 인플루언서 마케팅 솔루션 ‘링크플로러(Linkplorer)’와 영상 제작 자동화 솔루션 ‘크리플로러(Creplorer, 가칭)’ 등 다양한 솔루션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또한, 기술적으로는 KONI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경량형 모델을 자체 개발해나갈 계획이고, 비즈니스적으로는 솔루션형 SaaS(Software as a Service)가 아닌 맞춤형 패키지와 교육·운영까지 포함한 통합 모델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기술 그 자체로 돈을 버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술을 잘 ‘포장’해서 시장에 맞게 전달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덱스터크레마는 다양한 원천 기술들을 먼저 센싱하고, 그것을 기획과 포장으로 연결해 실제 서비스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술을 광고에 적용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한 기술을 광고라는 도메인에서 가장 먼저 실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KISTI와의 협업이 없었다면 이러한 실험은 불가능했을 것이며, 앞으로도 협업을 통해 더 많은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인간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인공지능을 꿈꾸다 인터뷰 | 조요한 교수(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코딩을 도와주고, 일정을 관리하고, 친구처럼 대화를 나누는 인공지능(AI)은 이제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인공지능을 어떻게 더 똑똑하게 만들 수 있을까?’ 서울대학교 조요한 교수는 이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AI는 과연 인간의 무엇을 도와야 하는가?’ 조 교수는 AI가 단순히 정답을 알려주고 일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사고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곁에서 돕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화형 시스템과 자연어처리 기술을 넘어 인간의 동기와 가치에 반응하는 AI. 조요한 교수는 ‘사람을 위한 AI’라는 나침반 위에서 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시 묻고 있다. 인간의 주체성을 높이는 ‘Agents for Human Agency’ 조요한 교수는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에서 인공지능(AI), 특히 자연어처리(Natural Language Processing, NLP)와 대화형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학부와 석사 과정을 KAIST 전산학부에서 마친 조 교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근무하다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언어정보기술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졸업 후 아마존에서 대화형 인공지능 알렉사(Alexa) 팀에 합류해 산업 현장에서의 경험을 쌓았고, 2년 전 서울대학교로 자리를 옮겼다. 조 교수의 연구 키워드는 ‘인간 주체성(Human Agency)’이다. 조 교수는 “AI가 사용자의 편의를 높여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 판단하고 목표를 설정해나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주체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표적인 예시가 교육 튜터 AI다. 조 교수는 기존 시스템이 자료를 쉽게 정리해주는 방식이었다면, 학습자가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학습을 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키워주는 것을 목표로 삼는 AI가 진정한 교육 도우미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사용자를 수동적으로 만드는 AI에서 벗어나 인간의 주체성과 자기조절 능력을 키워주는 AI 개발이 조 교수의 주요 연구 목표다. ‘추론하는 에이전트’와 ‘설득하는 대화자’ 조 교수의 연구실은 ‘에이전트의 지능화’와 ‘사용자의 주체성 강화’라는 두 축에서 연구를 전개하고 있다. 먼저 AI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등 외부의 도구나 데이터베이스와 상호작용하며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 증강 에이전트(tool-augmented agent)’ 기술을 개발 중이다. 언어모델의 내부 지식 및 추론 과정이 발현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고 제어하는 기계적 해석(mechanistic interpretability)’ 기술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인간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설득력을 높이는 대화 전략 연구도 활발히 수행 중이다. 예를 들어, 헬스 코치 AI가 운동을 권유할 때, 건강을 중시하는 사용자와 외모를 중시하는 사용자에게는 서로 다른 설득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사용자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설득 전략이 AI의 궁극적 설득력”이라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언어모델의 가치 정렬(value alignment)과 가치 기반 대화 시스템 연구를 이어 가고 있다. 조 교수는 AI가 인간의 행동과 생각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사회과학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실제로 조교수의 연구실에는 수학, 컴퓨터공학, 산업공학은 물론 언어학, 심리학, 교육학 등 전공이 각기 다른 학생들이 모여 있다. 조 교수는 “학부 시절 배운 전공이 서로 다른 만큼 다양한 관점과 생각이 연구실 안에서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며, “학생들이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다각도로 접근해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말한다. 더불어 다학적인 연구주제 들은 심리학과, 교육학과, 문헌정보학과, 의예과 등 다양한 학과 교수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인간의 사고를 읽고 바꾸는 언어의 힘 조 교수가 언어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석사 시절 감성 분석 연구에서 비롯됐다.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리뷰가 어떤 사고 구조를 통해 생성되는지 확률 모델로 분석하는 감성 분석(sentiment analysis) 연구였다. 조 교수는 “언어는 인간의 사고와 감정을 표현할 뿐 아니라, 오히려 그 사고와 감정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며, 자연어처리를 통해 인간 내면을 이해하고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매료됐다고 회고한다. 이후 박사 과정 동안 설득과 논증에 특화된 언어 기술을 연구했고, 아마존에서 대화형 시스템의 기술적 구조를 실무적으로 익히며 연구의 외연을 넓혔다. 이러한 경험은 그가 지금의 ‘Agents for Human Agency’라는 연구철학에 이르게 한 중요한 여정이었다. 연구자 AI를 향한 KISTI와의 협력 서울대 부임 후 조 교수가 가장 처음 마주한 문제는 연구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raphic Processing Unit, GPU) 확보였다. 과제 예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GPU 장비를 구매하기가 어려웠고, 학생 수는 빠르게 늘어났다. 조 교수는 이 과정에서 국가 차원의 연구 인프라 확충에 있어서 실질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절실히 체감했다. 특히 GPU 구매 과정에서의 행정 절차는 여전히 큰 장애물이다. “GPU는 AI 연구의 기본 인프라인데 구매를 하려면 복잡한 심의 절차와 3~4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AI 연구에서는 이 지연이 치명적이다”라고 말한다. 조 교수는 GPU 심의 절차의 축소와 함께 KISTI처럼 국가가 연구자에게 직접 제공하는 GPU 자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GPU 부족 현상이 극심해진 논문 마감 시기, KISTI의 고성능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은 연구실의 구원자와 같았다. 조 교수는 “여러 장의 GPU를 병렬로 묶어 언어모델을 강화학습하는 데 KISTI GPU 자원이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며, “연구실 내 GPU로는 한 명이 독점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인데, 클라우드를 통해 자유롭게 실험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전했다. 현재 조 교수는 KISTI와 함께 ‘연구자 AI’ 개발 과제를 협업하고 있다. 이 AI는 문헌 탐색, 가설 수립, 실험 설계, 결과 분석 등 연구자의 전 과정을 보조하고 더 나아가 연구를 자율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조 교수 연구실은 에이전트가 KISTI의 ScienceON API 등 다양한 연구 도구에 접근하고, 사용자와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연구 요청을 처리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조 교수는 향후 KISTI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고도화된 에이전트를 개발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특히, KISTI가 공공데이터를 표준화해 API를 통해 일반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데 이러한 API들은 단지 사람들에게 뿐만 아니라 AI 에이전트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늘날 언어모델 기술이 많이 발전했지만 결국 에이전트로서의 유용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은 에이전트가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과 질이다. 공공데이터 중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계속 변하는 정보들이 많은데, 정보가 바뀔 때마다 언어모델을 학습할 수 없기 때문에 에이전트가 API를 이용해 실시간 정보에 접근하여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조 교수는 “향후 협업을 통해 KISTI가 보유한 공공데이터 API를 에이전트가 활용할 수 있다면, 언어모델의 실시간 정보 처리 능력이 대폭 향상될 것”이라며 기대를 표했다. 조 교수의 다음 연구 목표는 시각, 청각 등 다양한 감각 정보까지 활용할 수 있는 다중모드(Multimodal) 에이전트 개발이다. 단순히 언어 기반의 대화에서 벗어나 인간처럼 복합적인 자극을 받아들이고 반응할 수 있는 AI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또한, 교육, 심리상담, 의료 등 특정 도메인에서 실제 사용될 수 있는 AI를 구현하는 실용적 연구도 추진 중이다. 조 교수는 “AI가 인간의 감정과 가치를 존중하면서 조력자가 되는 시대를 만들고 싶다”며, 기술을 통한 인간 중심의 미래를 그리고 있다. 조요한 교수의 연구는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니다. 오히려 기술을 수단 삼아 인간의 주체성과 자율성, 성장 가능성을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AI가 인간의 ‘편의’를 넘어 인간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동반자로 거듭나야 한다는 조 교수의 말처럼 그가 그리고 있는 미래의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기술이다.
과학기술을 더 빠르고, 정확하고, 안전하게 슈퍼컴퓨팅가속화연구단 기고 | 정민중 단장(KISTI 슈퍼컴퓨팅가속화연구단) 과학기술이 직면한 문제는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는데, 해답은 더 빠르게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연구개발(R&D)의 ‘속도’는 곧 경쟁력이 되었다. KISTI 슈퍼컴퓨팅가속화연구단은 GPU 기반 고속 연산 기술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전 과정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계산 성능 향상을 넘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웹 기반 해석 플랫폼과 실시간 시뮬레이션 환경까지, 연구단은 과학기술이 직면한 난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며, 핵심 분야에서 연구의 속도와 가능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KISTI 슈퍼컴퓨팅가속화연구단 정민중 단장의 기고문을 통해 계산이 앞서면 기술도 앞선다는 믿음 아래, 시간을 앞당기는 기술로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R&D의 속도를 다시 쓰는 기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이용한 가속 기술 개발은 오늘날 과학기술 연구와 산업 현장에서 점점 더 중요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계산은 순차적인 연산에서 여전히 강점을 지니지만, 복잡하고 대용량의 연산이 요구되는 과학기술 시뮬레이션에서 속도와 처리량에 한계가 있다. 아울러 기술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분석에 드는 시간과 비용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특히 열유체역학, 분자동역학, 중성자 해석,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등 대형화되고 있는 최근의 과학 문제는 수백에서 수천만 개의 수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병렬 연산 구조가 필요하며, 이때 수천 개 이상의 코어를 활용하는 병렬 연산 처리에서 GPU는 기존 CPU보다 수십 배 빠른 계산 성능을 제공한다. 슈퍼컴퓨팅가속화연구단은 복잡한 계산을 GPU 기반의 컴퓨터로 빠르게 처리하는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고속 연산 기술 개발과 동시에 웹 기반 해석 플랫폼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고성능 계산 환경을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용자 친화적인 워크 벤치를 제공하고 다양한 기관의 연구자들이 협업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연구단은 기존 고신뢰도모델가속기술연구단과 HPC융합 플랫폼연구단을 통합해 2025년 2월 새롭게 출범한 조직으로, 수치해석개발팀, 엑사컴퓨팅연구팀, 해석플랫폼팀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단은 열유체 해석, 중성자 수송, GPU 병렬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기술과 웹 기반 시뮬레이션 워크벤치와 소형모듈원자로(SMR) 특화 연구 환경, 단일 인터페이스 기반 미들웨어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슈퍼컴퓨팅가속화연구단의 대표적인 연구활용 분야는 다음과 같다. 특히, 연구단은 2024년 6월부터 시작된 글로벌 TOP 전략 연구단과 디지털 가상원자로 개발의 일원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같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세계적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토대를 다지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은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고신뢰도 신속 검증 및 고수준 자율 운전이 가능한 SMR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 연구는 원자로 설계 기술을 가상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래 그림과 같이 실시간 시뮬레이션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저탄소 미래 에너지 확보 모델 개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GPU 기반의 최적화를 통해 기존 대비 20배의 계산 속도 향상이라는 구체적인 성과지표는 세계적인 수준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앞으로 이 기술들을 혁신형 SMR, 용융염원자로, 소듐 고속로, 우주용 원자로, 고온가스로 등 다양한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적용한다면 우리나라는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원자력 시스템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기술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단은 또한 연구자들이 플랫폼에 접속해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웹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고, GPU 최적화까지 지원한다. 연구단 기술은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부터 새로 도입될 슈퍼컴퓨터 6호기 시스템에까지 적용할 수 있어, 대한민국 과학기술 발전의 조용하지만 빠른 엔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미래형 R&D는 ‘누가 먼저 계산하고, 검증하고, 적용하느냐’의 싸움이다. GPU 가속 기술은 바로 그 싸움에서 속도를 무기가 되도록 해주는 핵심 엔진이며, 이는 단순한 기술적 옵션이 아닌 국가 연구 인프라의 핵심 전략 자산이다. 실제로 연구단은 열유체 직접 수치해석 코드를 GPU에 맞게 포팅해 실시간 수준의 시뮬레이션 성능을 달성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구개발 시간을 대폭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들은 학문적 기여를 넘어 원자력, 반도체, 신약개발 같은 전략적 산업 핵심 분야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위험을 낮추며,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실용적 효과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과학기술에 있어 시간이 곧 경쟁력이라면, 슈퍼컴퓨팅 가속화연구단은 우리 과학기술의 미래를 선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앞당기는 기술’을 개발하는 그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