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ISTI MEDIA

국가연구데이터 허브를 세우다

KISTI 연구데이터센터는 국가연구데이터법 제정과 DataON 구축·운영을 통해 연구데이터를 국가 AI 경쟁력의 기반 자산으로 전환하고, 데이터의 관리·연계·활용을 촉진하는 국가 연구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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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할 수 있는 학술 AI, 데이터에서 시작된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연구·학술활동 전반을 지원하고, KISTI의 신뢰도 높은 학술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자가 필요한 학술정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탐색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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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데이터는 미래 에너지 산업을 어떻게 바꾸는가

Trends

AI와 데이터는 미래 에너지 산업을 어떻게 바꾸는가 인공지능(AI)의 확산은 다양한 산업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AI 연산에 필요한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같은 반도체부터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이터센터, 이를 가동하기 위한 전력과 전력망까지 AI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산업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에너지는 AI 시대를 움직이는 핵심 기반이다. 흥미로운 점은 AI를 발전시키고 활용하려면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하지만, 이 전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데에도 AI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AI 시대에 얼마나 많은 전력량이 필요하고 또 그 전력은 어떻게 생산·운영할 수 있을까. AI가 가져온 미래 에너지·전력 산업의 변화를 살펴본다. AI 시대, 얼마나 많은 전력이 필요할까? AI의 확산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생성형 AI가 답을 생성할 때마다 데이터센터에 설치된 GPU 서버는 데이터를 처리하면서 전력을 사용한다. 데이터센터는 하루 24시간 가동되는 데다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각 설비에도 많은 전력이 필요하다. AI 모델과 반도체의 에너지 효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AI 이용자가 급증하고 영상 생성·추론, AI 에이전트 등 많은 연산이 필요한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데이터센터 전체의 전력 소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IEA)가 202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25년 485TWh1)에서 2030년 약 950TWh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2030년 세계 전력 수요의 약 3%에 해당한다. 특히 AI 연산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같은 기간 약 세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IEA(2026), 「Key Questions on Energy and AI」 AI 연산 장비가 한 공간에서 요구하는 전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IEA에 따르면 AI 서버의 전력 밀도는 2020년부터 2025년 사이 약 11배 증가했으며, 2027년에는 2025년 대비 약 4배 높아질 전망이다. 같은 공간에 설치된 컴퓨팅 장비가 더 많은 전력을 사용하고 더 많은 열을 발생시킨다는 의미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장치와 냉각 시스템뿐 아니라 변압기, 배전 설비 등 관련 인프라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이를 전력 수요 전망에 반영하고 있다. 정부가 2025년 확정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2038년 최대전력 목표 수요를 129.3GW2)로 전망했으며, 같은 해 데이터센터의 전체 전력 수요를 6.2GW로 내다봤다. 현재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도 AI와 전기차 확대 등에 따른 전기 수요를 다루고 있다. 수요에 따른 공급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가능량은 2023년 급증한 이후 2029년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IEA(2026), 「Key Questions on Energy and AI」 문제는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특정 지역에 집중된다는 데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182개 가운데 61.54%인 112개가 수도권에 위치한다. 국가가 생산할 수 있는 전력량이 충분하더라도 데이터센터가 한 지역에 몰리면 해당 지역의 송전선이나 변전소가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을 넘어설 수 있다. 또한 특정 시간대에 전력 사용이 급격히 늘어나면 전력 공급 병목 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전력 수요가 특정 지역에 몰리지 않도록 데이터센터의 입지와 전력망 확충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동시에 필요한 것은 데이터센터 자체의 효율을 높이는 일이다. 대표적인 지표가 PUE(Power Usage Effectiveness)다. PUE는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체 전력을 IT 장비가 사용하는 전력으로 나눈 값으로 1에 가까울수록 효율이 높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AI 시대 데이터센터 증가의 국내 에너지 소비 시사점」에 따르면, PUE 개선을 위해서는 서버의 열을 식히는 데 드는 전력을 줄여야 한다. 공기를 순환시키는 공랭식 냉각의 효율을 높이거나 냉각수를 이용하는 액체 냉각, 서버를 절연성 냉각액에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침수 냉각 등이 방법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PUE가 빠르게 개선될 경우, 2030년대 중반 이후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를 약 18% 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결국 앞으로 에너지·전력 산업의 과제는 필요한 전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전력망이 고르게 분산되도록 공간별·시간별 전력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다. 늘어나는 전력, 무엇으로 공급할까?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할 전력 중 하나는 ‘재생에너지’다. IEA에 따르면 재생에너지는 현재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의 약 30%를 담당하고 있으며, 발전량은 2030년까지 연평균 약 18% 증가해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를 합친 비중은 데이터센터용 전체 전력 생산량의 6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발전사업자와 장기간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 PPA)을 체결하거나 데이터센터 인근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확보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만으로 공급하기는 어렵다. 태양광과 풍력은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IEA는 재생에너지가 증가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많은 몫을 충당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천연가스·석탄·원자력 등 다양한 발전원이 함께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35년에도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에서 화석 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일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저장 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전력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2038년까지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 필요 물량을 23.0GW로 전망했다. 배터리 기반 저장 장치와 장시간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양수발전 등이 포함된다. 전력의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는 AI 전력을 생산·저장하는 것만큼 효율적으로 관리·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력의 생산부터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생산량과 소비량을 예측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전력 산업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크게 ‘수요 데이터, 발전 데이터, 설비 데이터, 전력망 데이터’로 나눠 볼 수 있다. 수요 데이터는 가정·공장·상업시설·데이터센터 등에서 사용한 소비 전력량과 시간대별 소비 패턴이다. 발전 데이터는 태양광·풍력 등의 발전량과 기상 조건, 발전 설비의 운전 정보를 말한다. 설비 데이터는 발전소·변압기·송전설비에 설치된 센서 등을 통해 확보한 온도·진동·전류 등 설비 상태 정보다. 전력망 데이터는 송전선의 상태와 전력 흐름, 주변 기상 정보 등을 말한다. AI는 이처럼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할 수 있다. 과거 기상자료와 실시간 날씨, 발전 설비 등의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수시로 달라지는 태양광과 풍력을 예측하는 것이다. 또한 AI는 기상 정보, 산업활동, 소비 패턴 등을 분석해 지역별·시간별로 얼마나 많은 전력이 필요한지 ‘전력 수요’도 예측 가능하다.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발전량을 계획하고 남는 전력은 ESS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할 수도 있다. 또한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에는 데이터센터의 일부 작업이나 냉각·저장 설비의 운영 시간을 조정하는 수요 반응(Demand Response, DR)​을 적용할 수도 있다. 이렇듯 기상예보와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전력망 운영 등에 활용되면서 복잡한 전력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는 AI는 국내 전력망에도 적용되고 있다. 일례로 한국전력공사는 AI를 활용해 전력망 수요 분석 모델을 개선했다. 기존 모델은 서울·경기·부산 지역의 데이터 159개를 활용했지만, 새 모델은 전국 9만 5,000개의 데이터를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방식으로 처리해 전력 구입비를 연간 약 600억 원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시간 전력망을 최적화하는 AI 필요한 전력을 확보하고 수요를 정확히 예측하더라도 그 전력을 필요한 곳까지 보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그렇다고 발전 설비와 송전망을 늘리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기존 전력망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 전력 산업은 대형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장거리 송전망을 통해 보내는 중앙 집중형 구조였다. 최근에는 태양광·ESS·전기차와 같은 다양한 에너지 자원이 여러 지역에 분산되면서 전력의 흐름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러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운영하는 대표적인 개념이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다. 스마트 그리드는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 센서, AI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결합해 발전부터 송전·배전·소비까지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변화까지 예측하면서 전력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지능형 전력망이다. 스마트 그리드에 필요한 대표적인 기술이 ‘동적 송전 용량(Dynamic Line Rating, DLR)’이다. 송전선은 안전을 위해 송전 용량을 제한하지만 실제 송전선이 감당할 수 있는 전력량은 기온, 바람, 송전선의 온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바람이 강하게 불면 송전선이 냉각되면서 평소보다 많은 전력을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 DLR은 이러한 조건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송전선이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전력량을 계산한다. 미국 에너지부는 DLR과 전력흐름제어장치, 분석 도구 등을 전력망 고도화 기술(Grid-Enhancing Technologies, GETs)의 대표적인 사례로 분류하고 있다. 전력흐름제어장치는 특정 송전선에 전력 흐름이 몰릴 때 다른 송전 선로로 전력 흐름을 조절한다. 여기에 AI 분석과 전력망 상태를 가상 공간에서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을 결합하면 어디에서 전력 병목이 발생할지 미리 파악해 전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VPP)도 같은 흐름에 있다. VPP는 물리적인 발전소가 아니라 여러 지역에 흩어진 에너지 자원을 ICT로 연결한 뒤 발전량과 소비량을 예측하고 통합 제어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즉 센서와 데이터가 현재의 전력망을 ‘보고’, AI와 디지털 트윈이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하며, 전력흐름제어장치 등이 실제 전력 흐름을 ‘조절’하는 것이다. 출처: 한국에너지공단 홈페이지(https://www.energy.or.kr/front/conts/105002001024000.do)주: 분산에너지의 설비 규모 기준은 에너지원·사업 유형에 따라 다름 한국전력공사도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다. 한국전력공사는 신태백·신양양 변전소의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STATCOM) 운영 방식을 최적화해 전력망 고장 시 전압을 빠르게 안정시키고 동해안의 전력을 수요지로 더 많이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른 전력 구입비 절감 효과는 연간 약 500억 원으로 예상된다. 앞서 AI 기반 전력망 수요 분석 모델 개선에 따른 약 600억 원과 합하면 한국전력공사가 기대하는 전체 절감 효과는 연간 약 1,100억 원이다. 나아가 우리나라는 분산형 전력 시스템을 제도화하고 있다. 전력이 필요한 지역 인근에서 직접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분산형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2024년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시행되었다. 분산에너지특화지역으로 지정된 전남·제주·부산·경기에서는 분산 자원과 데이터센터, 저장 장치를 연결하는 실증이 추진된다. AI 시대를 뒷받침할 전력망 인프라 AI는 전력 설비의 고장을 미리 발견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다. 발전소·변압기·송전설비에서는 온도·진동·전류 등의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AI가 평소와 다른 신호를 찾아내면 사람이 발견하기 어려운 이상 징후를 조기에 파악할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설비 상태를 미리 진단하고 필요한 시점에 정비하는 ‘예지 정비’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전력 설비는 한 곳에서 발생한 문제가 다른 설비와 전력망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AI를 활용한 예지 정비는 고장이 발생한 위치를 빠르게 찾고 복구 시간을 줄이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센서와 통신망,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AI 분석 시스템 등 관련 인프라가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 AI와 데이터센터의 성장 속도에 맞춰 물리적인 전력 인프라를 확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IEA에 따르면 데이터센터는 1~3년,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는 1~5년 수준에서 구축할 수 있지만 새로운 전력망은 계획부터 인허가, 건설까지 약 5~15년이 걸릴 수 있다. 따라서 AI 시대를 위해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늘리기에 앞서 이를 연결할 송전망과 변전소도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DLR이나 전력 흐름 제어 같은 기술을 활용해 기존 전력망의 여유 용량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2025년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제정해 일정 요건을 갖춘 국가기간 전력망을 대상으로 국가 차원의 추진 체계를 마련했다. 인허가와 입지 선정 절차 등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미래의 전력망은 단순히 송전선과 변전소를 더 많이 건설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발전 설비와 전력망, 저장 장치뿐 아니라 이 모든 자원을 연결하고 최적화하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AI 시대, 에너지 산업은 ‘전력+데이터’ 산업으로 AI가 에너지 산업에 던지는 질문은 역설적이다. AI를 발전시키려면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한데, 그 전력을 효율적으로 생산·저장·전달하는 데에도 AI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거 전력 산업이 얼마나 많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전달할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AI 시대에는 언제, 어디에서, 얼마나 많은 전력이 필요한지를 예측하며 한정된 발전·저장·전력망 자원을 적재적소에 최적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생에너지·원자력·가스 등 다양한 발전원과 ESS를 적절히 조합하고, 물리적 전력망을 확충하는 동시에 기존 설비를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도 중요하다. 다양하고 방대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한 만큼 데이터 품질과 공유 체계, 사이버보안이 확보되어야 에너지 산업에서도 AI를 더욱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에너지 산업은 전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래 에너지 산업의 경쟁력은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고, 전력 수요와 발전량을 ‘예측’하며 분산된 자원을 ‘연결’하고 전력망을 효과적으로 ‘최적화’하는 데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 ‌‌IEA(2026), 「Key Questions on Energy and AI」 · IEA(2026), 「Electricity 2026」 · ‌IEA(2025), 「Energy and AI」 ·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2026), 「KOREA DATACENTER MARKET 2026~2029」 · ‌에너지경제연구원(2025), 「AI 시대 데이터센터 증가의 국내 에너지 소비 시사점」 · ‌산업통상자원부(2025),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 ‌기후에너지환경부(2026),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추진 방향>

AI for Science 실현을 위한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NII)와의 국제 협력

Insight

AI for Science 실현을 위한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NII)와의 국제 협력 과학기술 특화 LLM에서 AI for Science, 그리고 연구행정까지 글 | 이경하 KISTI 초거대AI연구센터장 인공지능은 이제 연구를 돕는 도구를 넘어 연구의 과정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문헌 조사와 데이터 분석은 물론이고 가설 수립과 실험 설계까지 AI가 관여하기 시작하면서, 각국은 자국 언어와 자국 연구 데이터 위에서 작동하는 모델을 스스로 확보하려 하고 있다. 학술정보 인프라를 담당하는 국가 기관이 직접 대규모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이하 LLM)을 개발하는 것에 당위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KISTI 초거대AI연구센터는 2026년 8월 27~28일 도쿄에서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Informatics, 이하 NII)와 공동 워크숍을 열고, 양 기관이 각자 축적해 온 LLM 개발 경험과 AI for Science 전략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도출했다. 학술정보 기관이 모델을 만든다는 것 NII는 일본의 학술정보 인프라를 담당하는 국가 연구기관으로, 일본의 학술연구망 SINET6을 운영하는 기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망(KREONET)을 운영하는 KISTI와는 이전부터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네트워크 분야에서 교류해 왔다. 이번 워크숍은 그 교류의 축을 네트워크에서 인공지능으로 넓힌 자리였다. KISTI–NII 공동 워크숍 참석자 단체 사진 NII는 2023년 5월 일본어를 지원하는 오픈 LLM을 함께 만들자는 취지로 LLM-jp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고, 2026년 1월 기준 참여하는 개발자가 2,500명을 넘어섰다. 2024년 4월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LLM 연구개발센터(LLMC)도 별도로 설립했다. KISTI 역시 2023년 12월 과학기술 특화 LLM인 KONI(KISTI Open Natural Intelligence)를 처음 발표한 이후 매년 새로운 모델을 내놓으며 계보를 이어 왔다. 두 기관은 국가 학술정보 인프라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그 데이터 위에서 모델을 직접 학습시킨다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논문과 특허를 모아 서비스하는 기관이 같은 데이터로 모델까지 만드는, 데이터의 성격을 가장 잘 아는 연구진이 LLM 설계를 맡는 구조다. 워크숍은 구로하시 사다오(Sadao Kurohashi) NII 소장의 개회로 시작해 이틀간 이어졌으며, LLM 개발과 AI for Science, 그리고 연구행정에 대한 AI 도입이라는 세 축을 중심으로 여덟 개의 발표와 연구자들 사이의 공개 토론으로 구성되었다. 2026년 8월 27일 도쿄 NII에서 열린 KISTI–NII 공동 워크숍 소버린 AI, 같은 문제의식과 다른 경로 첫 번째 축인 LLM 개발에서, LLMC 다케다 코이치(Koichi Takeda) 부센터장의 발표는 하나의 수치에서 출발했다. GPT-3의 학습 코퍼스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은 92.6%였던 반면 일본어는 0.11%에 불과했다. 언어 모델은 학습한 문장의 분포를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에, 학습 데이터에서 차지하는 몫이 작은 언어는 그만큼 다루기 어려워진다. 이 문제의식이 LLM-jp의 출발점이었다. 그 결과물이 2026년 4월 공개된 LLM-jp-4다. 총 19.5조 토큰 규모의 코퍼스를 구축하고 그중 11.7조 토큰으로 처음부터 사전학습했다. 토큰은 모델이 글을 읽을 때 쓰는 단어 조각 단위다. 공개된 것은 매개변수 86억 개의 밀집 모델과, 질문마다 필요한 일부 신경망만 골라 쓰는 MoE 방식의 32B-A3B 모델 두 가지이며,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Apache 2.0 라이선스로 배포되었다. 같은 해 8월에는 33B 밀집 모델이 추가로 공개되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코퍼스 자체를 개방형 라이선스로 배포한 점과, 라이선스 제약이 없는 합성 데이터를 쓰기 위해 어떤 모델로 데이터를 생성할지까지 설계 단계에서 검토하여 반영했다는 점이다. KISTI의 경로는 달랐다. KONI는 사전학습부터 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일반적인 언어 능력을 갖춘 공개 파운데이션 모델에 KISTI가 수십 년간 축적한 논문·특허·연구보고서를 추가로 읽히는 계속 학습(continual pretraining) 방식을 택했다. 과학기술 문헌을 중심으로 학습한 KONI-Llama3.1-8B에 이어, 2025년 공개한 KONI-4B-Instruct는 직전 모델의 절반 크기로 4B급 이하 공개 모델 중 여러 지표를 벤치마크한 결과 동일 크기의 공개 LLM 모델 중 종합 1위를 기록했다. 한정된 자원을 어디에 쓸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두 기관의 경로를 갈랐고, 이 차이 자체가 이번 워크숍에서 가장 활발하게 오간 주제였다. 그럼에도 두 기관이 같은 지점에서 만난 결론은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구성과 검증이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KISTI는 의미 공간에 주제 지도를 만들고 비어 있는 영역을 우선 채우는 방식으로 학습 데이터를 선별하는 기법을 제안했고, 초록 한 건을 15가지 과제 형태로 확장하는 데이터 레시피를 구축했다. NII 역시 대규모 코퍼스를 그대로 쓰지 않고 단계별로 수학·코드 비중을 높여 가며 학습 구성을 조정하는 방식을 공유했다. 과학기술 특화라는 좁은 길 일반 모델을 과학 분야로 옮기는 문제에 대해서는 두 기관이 서로 다른 층위에서 접근했다. NII는 무엇을 얼마나 더 학습시킬 것인가를 물었고, KISTI는 논문이라는 문서를 애초에 어떻게 읽을 것인가를 물었다. NII 장쥔펑(Junfeng Jiang) 연구원은 일본어 과학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례를 발표했다. llm-jp-4-8b를 기반으로 과학 도메인 데이터 1,510억 토큰에 기존 데이터 380억 토큰을 다시 섞어 총 1,890억 토큰을 추가 학습하고, 560억 토큰 규모의 과학 지시학습을 덧붙이는 구성이다. 기존 데이터를 다시 섞는 것은 새 분야를 익히는 과정에서 이미 갖고 있던 능력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평가에는 박사 수준 과학 문제를 포함해 9만 9,007개 문항을 동원했으며, 일본 학술논문 플랫폼 J-STAGE에서 생성한 자체 평가셋도 포함되었다. KISTI 조재민 박사가 발표한 KONI-V는 논문의 지면 자체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논문 한 페이지에는 본문과 그림, 표, 수식이 서로를 가리키며 놓여 있다. “그림 3에서 보듯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 문장을 확인하려면 그림을 찾아 읽고, 값이 적힌 표를 대조하고, 정확도의 정의가 담긴 수식까지 함께 봐야 한다. 그런데 기존 모델은 2차원 지면을 1차원 문장으로 펼치는 과정에서 이 위치 정보를 가장 먼저 버린다. KONI-V는 학습 토큰을 늘리는 대신 공간 정보를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구조를 설계했고, 논문 이해 능력을 평가하는 PRISMM-Bench에서 평균 75.0점, 문서 단위 79.2점을 기록해 비교 대상이 된 상용 모델을 앞섰다. 읽어야 할 범위가 한 영역에서 한 페이지로, 다시 여러 페이지 문서로 넓어질수록 격차가 커진다는 점이 특히 주목받았다. 두 발표가 공통으로 부딪힌 벽은 언어였다. 영어 중심으로 만들어진 모델 위에서 자국어 과학 지식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KISTI가 ICLR 2026에 발표한 Language-Mixed CoT는 이 물음에 대한 하나의 답이다. 추론의 뼈대는 영어로 세우되 한국어 용어와 인용은 원문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으로, 이를 위해 구축한 한국어 추론 데이터셋 Yi-Sang은 579만 건의 원본 프롬프트에서 26만 건을 선별해 만들었다. 이 데이터로 학습한 모델은 9개 한국어 벤치마크 평균에서 동급 공개 모델을 앞섰고, 학습 전과 비교하면 9개 모델·6개 계열에 걸쳐 평균 18.6점이 올랐다. 답하는 AI에서 연구하는 AI로 두 번째 축은 AI for Science였다. 과학은 관찰과 실험에서 출발해 이론으로, 다시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대규모 데이터 분석으로 연구 방식을 바꿔 왔다. 지금은 AI가 발견 자체를 수행하는 다섯 번째 단계가 논의되는 국면이며, 한국은 이를 K-Moonshot 프로젝트로 구체화하고 있다. 2030년까지 피인용 상위 1% 논문 비중을 4.1%에서 8.2%로 높이고 2035년까지 12개 국가 임무를 해결한다는 목표 아래, 과학기술 전용 GPU 8,000기 이상의 컴퓨팅 자원 확보와 출연연의 고품질 연구데이터를 결집하는 계획이 함께 추진된다. 여기에 국가 예산으로 생산된 연구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하는 연구데이터법이 제정되면서, 수집과 유통을 맡는 KISTI의 역할도 함께 규정되었다. KISTI가 이 흐름 위에서 개발한 AI Co-Scientist는 질문 하나로부터 조사분석 보고서 한 편을 완성하는 시스템이다. 사용자가 주제를 제시하면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전문가 페르소나를 생성하고, 이들이 마인드맵을 공유 기억으로 삼아 토론을 반복하며 지도를 키워 나간 뒤 최종 보고서를 작성한다. 모든 전문가는 ScienceON을 비롯한 실제 문헌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해 원문을 읽고 답하며, 모든 주장이 실제 문헌으로 되짚어지도록 설계해 지어낸 인용을 원천적으로 배제했다. 2026년 문헌 생성 단계를 거쳐 2027년 실험 설계 단계로 확장할 계획이다. KISTI가 함께 강조한 것은 이 모든 것이 기관 내부에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AI에 넣을 가치가 가장 큰 데이터는 대체로 기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데이터다. 실험 기록과 미공개 결과, 출원 전 기술문서가 그렇다. 데이터를 AI로 옮기는 대신 AI를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가져간다는 원칙 아래 설계한 것이 KONI-Weave·Forge·Prism 세 시스템이다. 문서를 검증된 지식 베이스와 학습 데이터로 바꾸고, 모델이 해당 분야를 이미 얼마나 아는지 먼저 측정한 뒤 필요한 만큼만 적응시키며, 답변의 근거와 신뢰도를 함께 제시한다. 세 시스템은 각각 독립적으로 쓸 수 있으면서 하나의 연구 플랫폼 KONI-Scientist로 수렴한다. KONI 관련 기술 소개, 출처 KISTI 초거대AI연구센터 다만 이번 워크숍에서는 냉정한 인식도 공유되었다. AI는 대규모 문헌 종합과 패턴 인식에서 뛰어나지만, 정말로 새로운 가설을 세우거나 실험적 직관을 발휘하는 일에서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벤치마크에서의 높은 점수가 실제 과학적 돌파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 그래서 AI가 풀 수 있는 문제와 연구자가 풀어야 할 문제가 만나는 지점에서 성공 사례가 나올 것이라는 데 양측의 의견이 모였다. 연구행정, 가장 가까운 곳의 AI 세 번째 축은 연구행정이었다. 모델 개발을 논의하는 자리의 의제로는 다소 뜻밖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연구자와 관리자의 시간을 가장 많이 가져가는 일은 연구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주변의 문서 작업인 경우가 많다. 한국의 국가 R&D 예산심의는 2017년 639개 사업 18조 9천억 원 규모에서 2026년 1,430개 사업 35조 5천억 원 규모로 늘었다. 심의위원 한 사람이 최대 220개 사업을 검토하고 사업당 50쪽 분량의 심의 자료를 30일 안에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로 다른 위원회에 흩어진 사업의 중복 여부를 확인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KISTI는 투자 동향 분석, 사업 분석, 중복성 검색, 회의 쟁점 도출, 과거 심의 이력 검색을 수행하는 예산심의 특화 AI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전용 모델 학습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KISTI 변재연 연구원이 발표한 KONI Browser와 FormMark는 더 일상적인 문제를 다룬다. 연구자는 연구계획서를 작성한 뒤 같은 내용을 시스템에 다시 입력한다. 일본에도 같은 구조가 있어 연구계획조서와 전자신청 웹 입력 항목이 나뉘어 있고, 이 작업을 옮겨 적는다는 뜻의 전기(轉記)라고 부른다. KONI Browser는 사용자가 이미 열어 둔 탭과 로그인 세션에서 그대로 동작하는 브라우저 확장으로, 문서를 브라우저 안에서 파싱해 웹 서식을 채우고 제출처럼 되돌릴 수 없는 작업 앞에서는 반드시 멈춰 사용자에게 묻는다. 로컬 모델을 쓰면 문서가 기기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이 작업은 단순 복사가 아니라는 점이 핵심이다. 문서는 어떤 값을 넣을지뿐 아니라 어떤 항목이 열리는지, 몇 개의 행이 필요한지, 어떤 칸을 비워 둘지까지 결정한다. 이를 측정하기 위해 만든 벤치마크 FormMark는 공개된 신고 기록에서 출발해 60개 인스턴스와 3만 2,096건의 결정적 판정 기준을 구축했다. 결과는 분명했다. 가중치가 공개되어 기관 내부에서 직접 돌릴 수 있는 모델의 서식 완성률은 20.7~37.7%에 그친 반면, 외부에 있는 최상위 모델은 90%를 넘었다. 어떤 항목이 적용되는지를 판단하는 능력은 모든 시스템에서 가장 낮았다. 내부 문서를 지키려면 내부에서 돌릴 수 있는 모델을 써야 하는데 정작 그 성능이 아직 기준에 못 미 친다는 뜻이다. 양국이 같은 제약을 안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 주제는 워크숍에서 가장 활발한 논의를 이끌어냈다. KONI 관련 기술 소개, 출처 KISTI 초거대AI연구센터 한미 연구망 간 첨단 네트워크 기술 협력 성과 KREONET은 미국에너지국 산하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가 운영하는 에너지과학연구망인 ESnet(Energy Sciences network, 이하 ESnet)과 지속적으로 협력을 진행해 오고 있다. 현재는 미국의 시애틀과 시카고에서 100G 기반으로 ESnet과 KREONET이 직접 연동되어 있으며, 핵융합 분야를 포함한 첨단과학 분야의 한미 간 초고속 네트워크 기반의 국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ESnet이 개발하고 있는 SENSE(Software-Defined Network for End-to-end Networked Science at the Exascale)라는 엑사스케일에서의 종단 간 고성능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 프레임워크를 ESnet과 KISTI가 공동으로 대규모 테스트베드를 통해 실험하고 검증하였다. LHC CMS의 실제 운영 인프라를 모델링한 전체 스택 워크로드를 실행하여 의도(Intent) 기반 네트워킹의 성능 우위를 성공적으로 정량화하여 실증한 것이다. 특히 KREONET-ESnet 공동연구팀은 Rucio, FTS3, XRootD 및 데이터 전송 시스템을 포함하는 LHC 데이터 관리 스택을 구동하는 고성능 스토리지 노드 간에 각각 12테라바이트(TB)의 세 개 데이터셋을 전송하는 대규모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였다. 이러한 성과로 2026년 4월 17일 FABRIC Golden Stitch Best Experiment Award를 KNIT12 컨퍼런스에서 수상(수상자: Mazahir Hussain/과학기술연구망센터, 기관: KISTI & ESnet)하였다. 이 상은 차세대 과학적 발견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연구 인프라가 고도로 프로그래밍 가능한 네트워크와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지를 선구적으로 실증한 연구에 수여된다. 이번 수상의 바탕이 된 실험 결과는 2025년 11월 SC25 워크숍에서 “SENSE in Practice: Quantifying the End-to-End Benefits of Intent-Based Bandwidth Reservation for Exascale Science Workflows”로 발표되었다. 이번 국제 협력이 남긴 것 몇 번의 만남으로 공동연구가 완성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서로가 무엇을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협력의 출발점이 된다. 데이터를 어떻게 고를 것인가? 자국어 과학 지식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모델이 내놓은 답의 근거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 한 기관의 자료와 경험만으로는 검증되지 않는 질문들이다. KISTI 초거대AI연구센터는 NII와 네 가지 방안으로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첫째는 과학기술 특화 모델의 개발 레시피를 공유하는 일이다. 같은 공개 파운데이션 위에서 각자의 언어로 학습시킨 두 기관이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냈는지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양측 모두 얻을 것이 있다. 둘째는 자국어 추론 데이터다. 추론의 뼈대는 영어로 세우되 자국어 용어는 원문 그대로 두는 방식이 일본어에서도 같은 효과를 내는지는 함께 실험해 보아야 알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양측의 학습 코퍼스와 추론용 데이터셋을 공유할 계획이다. 셋째는 문서와 서식, 그리고 에이전트다. 일본의 연구계획조서와 한국의 IRIS 입력 항목이 같은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일본어 사례를 추가해 동일한 기준으로 양국 시스템을 평가하는 일이 가능하다. 넷째는 기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데이터 위에서의 AI for Science다. 반출이 제한된 실험 데이터와 출원 전 기술문서라는 제약을 두 기관이 똑같이 안고 있는 만큼, 각자의 환경에서 돌아가는 모델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는 일이 가장 적은 비용으로 시작할 수 있는 지점이다. 과학을 위한 AI가 특정 언어와 특정 기업의 것으로만 남지 않도록 하는 일은, 각국의 학술정보 인프라를 맡은 기관들이 함께 져야 할 몫이다. KISTI는 그 몫을 감당하기 위해 AI 모델과 데이터를 개방된 형태로 공개하는 원칙을 지켜 나갈 것이다.

AI 전환(AX) 시대, 중소기업의 데이터·AI 인프라 활용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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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AX) 시대,중소기업의 데이터·AI 인프라 활용 전략 * ‌KISTI 발행 Issue Brief 제89호의 요약입니다. AI 전환(AX)과 데이터·AI 인프라의 중요성 AI 전환(AI Transformation, 이하 AX)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업의 운영 방식과 가치 창출 구조 전반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최근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X)을 넘어 새로운 가치와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AX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DX가 정보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면, AX는 AI로 기업의 운영 방식과 의사결정 체계를 재설계해 비즈니스 혁신을 추구한다. AX의 핵심 기반은 AI-Ready 데이터, 그래픽처리장치(GPU), 고성능컴퓨팅(HPC), 데이터센터, 대규모 언어모델(LLM) 등 ‘데이터·AI 인프라’이다. AX 성과는 이런 인프라를 갖추는 것을 넘어 데이터 분석, 업무 지능화, AI 모델 개발·운영 등 효과적인 활용 능력에 좌우된다. 최근 기업은 내·외부 데이터를 연계하고 AI 학습·분석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맞춤형 서비스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클라우드, AIaaS와 오픈소스 AI 모델의 확산으로 AI 접근성도 크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AX 시대에는 데이터 보유 규모보다 데이터·AI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접근·연계·활용할 수 있는지가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이 되었다. 중소기업의 AX 활용 현황과 구조적 한계 중소기업은 AX를 위한 자원과 전문 인력 확보가 어려워 외부 데이터·AI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 역량 확보가 현실적인 AX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제조 AI 2030 전략」을 수립해 산업 현장의 AX 확산을 추진 중이며, 중소벤처기업부도 창업부터 AI 활용·확산까지 전 주기를 지원해 중소기업 AX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부는 AI 에이전트, 통합 바우처, 스마트공장 등 지원사업을 연계한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 AI 기술 활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AI 기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기업은 78.4%였지만, 실제 활용 중인 기업은 30.6%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제조업(23.8%)이 서비스업(53.0%)보다 낮았고, 규모별로는 대기업 48.8%, 중견기업 30.1%, 중소기업 28.7%로 규모가 클수록 AI 활용도가 높았다. 지역별로도 수도권(40.4%)과 비수도권(17.9%) 간 격차가 컸다. AI를 도입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기술 및 IT 인프라 부족(34.6%)’이었고, 비용 부담(23.1%)이 뒤를 이었다. 정부에 바라는 지원 정책으로는 ‘AI 분야 투자 및 R&D 지원(51.4%)’이 가장 많았고, ‘AI 인프라 구축(25.0%)’이 뒤를 이었는데, 특히 중소기업은 대기업·중견기업보다 ‘AI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았다. 결국 중소기업의 AX는 개별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데이터·AI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 데이터·AI 인프라를 활용한 중소기업의 단계별 AX 전략 중소기업이 AX를 추진할 때는 최신 기술 도입보다 해결해야 할 과제와 연계된 AI 활용 분야를 먼저 발굴해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AI 역량 진단(AX 자가 진단)’,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AX 지원 통합 플랫폼(AXIS)’ 등을 활용하면 기업의 AI 역량을 진단하고 실행 가능한 AX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데이터 가공·정제·표준화와 품질관리 등을 통해 AI 분석·학습에 활용할 수 있는 ‘AI-Ready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다양한 내·외부 출처의 데이터를 연계·통합하여 데이터의 활용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의사결정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데이터를 단순히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수집·저장·분석·활용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생산관리, 품질관리, 고객관리 등 실제 업무와 연결하는 것이다. AI 적용 단계에서도 중소기업은 AI 모델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업무 목적에 맞는 검증된 AI 서비스·플랫폼·솔루션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다만 중소기업은 대규모 AI 시스템을 한 번에 구축하기보다 소규모 실증(PoC*)을 통해 효과와 경제성을 먼저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공적인 AX는 AI를 개별 프로젝트에 활용하는 수준이 아니다. 데이터 플랫폼, BI(Business Intelligence), AI 서비스 등을 통해 주요 정보를 통합·분석하고, 경험과 직관이 아닌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체계가 조직 운영 전반에 내재화되는 수준에 따라 AX 성과가 결정된다. * ‌PoC(Proof of Concept): 아이디어 및 기술이 실현 가능한지 검증하기 위해 미리 작은 규모로 시험하는 과정 출처: Samil PwC(2025) 중소기업 AX 확산을 위한 정책 지원 방향 중소기업의 AX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기업의 노력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첫째, 데이터·AI 인프라에 대한 접근성과 활용 편의성을 높여야 한다. 단순 공급보다 필요한 데이터·AI 인프라를 쉽게 탐색하고 적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과 상담 지원을 강화하고 이용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 또한, 공급 중심에서 수요 기반으로 전환해 기업에서 실제 필요로 하는 지원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의 AX 준비 상태와 활용 목적을 진단하고 공공 데이터, 컴퓨팅 자원, AI 모델·플랫폼, 전문 컨설팅 등을 기업 특성에 맞게 연계하는 맞춤형 통합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데이터·AI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협력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AX를 추진하기에 한계가 있으므로 AI 공급기업과 수요기업, 연구·지원기관 등 다양한 주체의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연결해 우수 사례를 지속적으로 확산해야 한다. 특히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에는 데이터·AI 인프라 공동 활용 체계를 강화함으로써 AX 활용 역량을 높일 수 있다. 셋째, 정책과 지원사업을 연계해 AX 추진 단계에 맞는 지속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AX 준비 단계부터 기술 실증, 도입, 확산 단계까지 필요한 지원을 연속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사업 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이 빠르게 변하는 AX 시대에 맞게 중소기업의 데이터·AI 인프라 활용 현황과 정책 수요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사업 성과와 한계를 후속 정책에 반영하는 환류 체계도 함께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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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I Market Insight가 주목한 유망 기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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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I Market Insight가 주목한 유망 기술들 * KISTI 발행 ASTI MARKET INSIGHT 395/400/401/402호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1. GPU(그래픽 처리 장치) 서버 GPU 서버는 표준 CPU(중앙 처리 장치) 외에 추가 GPU가 있는 서버로, AI·데이터 분석 등 병렬 연산에 최적화된 고성능 인프라다. 최근 다수의 GPU 서버를 네트워크로 연결한 GPU 클러스터 형태가 일반화되고, 고속 네트워크·대용량 메모리·액체 냉각 등 고급 열 관리 기술과 함께 통합형 AI 인프라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GPU 서버 시장은 2021~2024년 연평균 성장률 63.0%를 기록했다. 2025~2030년 연평균 성장률은 33.6%로, 2030년 시장 규모는 7,305.6억 달러로 예상된다.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북미는 Amazon Web Services(AWS), Microsoft Azure, Google Cloud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가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에서 중국은 2025년 대비 2030년 5배 이상 성장이 기대되며, 인도는 정부 주도의 AI 정책과 디지털 전환으로 GPU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 2025년 91.5억 달러에서 2030년 375.1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측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첨단 반도체 투자 확대, 서버 솔루션 개발이 주요 성장 동력이다. 일본도 클라우드·AI·빅데이터 도입 확대와 함께 데이터센터 인프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유럽은 데이터 보호 규제와 EU의 정책적 지원을 병행하여 GPU 서버 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세계 GPU 서버 시장에서는 제품·서비스 포트폴리오 강화, 파트너십, 협력 및 계약 체결, 신제품 출시 등 유기적·비유기적 성장 전략이 활용되고 있다. 한국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GPU 아키텍처와 글로벌 클라우드 플랫폼은 여전히 해외 기업 중심으로 형성돼 주도권이 제한적이다. 향후에는 단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AI 인프라 통합 역량과 국내 클라우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2. 머신러닝 운영(Machine Learning Operations, MLOps) 머신러닝 운영(이하 MLOps)은 데이터 수집부터 머신러닝 모델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체계로, 데이터 관리 → AI 모델 개발·학습 → AI 모델 배포 → AI 기능 모니터링 → 운영·로깅 등으로 구성된다. MLOps는 자료와 모델의 재현성을 확보하고 개발·운영·유지보수 간 기술 협력을 지원한다. 최근 데이터 보안과 관리, 모델의 투명성 확보, 최적화 유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MLOps 도입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세계 MLOps 시장은 2025~2030년 연평균 약 40.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는 AWS, Microsoft, Google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과 대규모 인프라를 기반으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유럽은 데이터 보호 및 AI 규제가 비교적 엄격해 이에 따른 MLOps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가장 높은 성장률(45.2%)이 예상되는 아시아·태평양에서는 중국·일본·인도 등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와 AI 연구개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한국도 AI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 산업 활성화에 따라 MLOps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2024~2030년 연평균 성장률은 약 47.7%(46.1백만 달러 → 473.7백만 달러)로 예상된다. 세계 MLOps 시장은 상위 소수 기업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동시에 다양한 전문 기업이 참여하는 혼합형 구조로, 기능 중심의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머신러닝 기술 확산과 함께 데이터 보호, 책임성, 투명성 관련 규제와 정책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 GPU 기반 시설 확충과 AI 강국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MLOps 도입 확대에 유리한 환경으로 평가된다. 향후 규제 요구사항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규제 대응 기능을 통합 제공하는 플랫폼이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 CAR-T 세포 치료제 CAR-T 세포 치료제는 T-세포에 인위적으로 키메릭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CAR)를 발현시키는 유전정보를 조합하여 만든 면역세포 치료제로, 현재 혈액암을 치료하는 면역 항암치료제로 승인되었다. CAR-T 세포 치료제는 환자 맞춤형의 개인화 치료제라 환자의 T-세포를 이용해서 만드는 만큼 제조 시간이 길고 가격이 비싸다. 정부의 규제를 많이 받는 의약품 시장이지만 CAR-T 세포 치료제 시장은 기술 주도로 성장하면서 시장 형성 과정에서 규제를 체계화하고 있다. 미국은 CAR-T 세포 치료제를 투여한 환자를 최대 15년간 추적 관찰해 장기 안전성을 평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1년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지정되었고, 미국과 같이 장기간(최대 30년) 안전성을 기록·관리해야 한다. 세계 CAR-T 세포 치료제 시장은 2026~2031년 연평균 성장률 14.9%(67.8억 달러 → 135.7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앤존슨(카빅티)·길리어드 사이언스(예스카타·테카투스)·BMS(아벡마·브레얀지)·노바티스(킴리아)가 전체 시장의 98~99%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은 자료상 2026~2031년 연평균 성장률 4.5%(23.6백만 달러 → 29.3백만 달러)로 전망되었지만, 국내 미승인 제품의 매출이 포함돼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연평균 18.8%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기술 주도 시장이라는 측면에서 CAR-T 세포 치료제는 향후 치료 대상이 혈액암에서 고형암·자가면역질환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세포 지속성·안전성을 높이는 차세대 CAR-T 세포 기술, 자동화 및 대량 생산이 가능한 동종세포 기반 치료제가 주요 기술개발 방향으로 꼽힌다. 한편, 동종세포를 활용한 CAR-NK(Natural Killer) 세포 치료제가 현재 임상 단계에 있어 향후 CAR-T 세포 치료제의 경쟁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4.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틱 AI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틱 AI는 기업이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간 개입을 최소화·구조화한 자율형 AI 체계로, 에이전트가 상황을 인식·계획하고 외부 도구와 업무 시스템을 호출해 실행한다. 기존 생성형 AI와 달리 기업 내부의 데이터와 도구를 활용해 복잡한 업무를 처리하고 결과에 따라 행동을 조정할 수 있어 고객지원, 영업, IT 운영, 공급망, 연구개발, 회계·감사 등 다양한 분야에 도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이전틱 AI는 생성형 AI보다 정교한 정책, 규제, 거버넌스 체계가 요구된다. 2025~2030년 세계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46.7%(67억 6,200만 달러 → 460억 8,100만 달러)로 전망된다. 북미는 2025년 전체 시장의 37.2%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며, 아시아·태평양은 연평균 50.6% 성장해 2030년 북미와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분야별로는 금융 서비스가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전문 서비스는 가장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 대규모 언어모델(LLM) 고도화, 멀티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GPU 가속 인프라 발전,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자동화 수요 등이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이다.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틱 AI 시장은 대형 플랫폼·클라우드·서비스 사업자의 플랫폼 지배력과 스타트업의 특화 기술이 공존하는 구조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엔터프라이즈 생태계와의 통합 역량이, 중장기적으로는 에이전트의 신뢰성·안전성·상호운용성 확보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국내 기업은 산업별 고빈도·고반복 업무에 특화된 에이전트 패키지 적용, 기업 핵심 시스템과의 연동, 보안·감사·권한 통제 관련 거버넌스 구축, 투자대비수익률(ROI)을 입증하는 역량 확보 등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전국 곳곳에서 전해온 KISTI 지원의 현장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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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전해온 KISTI 지원의 현장 기록 수도권지역혁신국 수도권지역혁신국은 지난 8월 20일 춘천 강원대학교 의생명공학관(501호)에서 ‘2026년 제3차 항노화 지식연구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항노화 연구개발 동향과 해외 진출 방안에 대하여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지식연구회에서는 수출기업 진단을 통한 수출 전략, AI를 활용한 역노화 화장품 소재 개발, 인삼 희귀 사포닌의 화장품 원료 개발 등을 주제로 한 강연이 있었다. 이날 참석한 기업 및 대학, 연구기관 참석자들은 정명동 전문위원의 진행으로 항노화를 주제로 한 질의응답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항노화 시장은 2030년까지 200조 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 60조 원 이상의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여 K-바이오 및 뷰티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항노화 관련 AI 기술의 도입이나 소재 개발 등의 최신 기술개발 트렌드와 최근 항노화를 포함한 화장품 업계의 세계 진출 확대라는 추세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항노화 및 화장품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지식연구회는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지원 지난 7월 9일 부산 호텔농심 다이아몬드홀에서는 「2026년 제1회 동남권 창업협의체 네트워킹 데이」가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는 동남권 창업협의체 참여 기관 간 교류를 확대하고 지역 창업기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협력 기반을 강화하는 자리로 마련되었다. 동남권 창업협의체는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대학, 창업 유관기관, 투자기관 등이 참여하는 협력 네트워크로, 지역 스타트업의 성장 지원과 공동 사업 발굴, 투자 연계 등을 추진하고 있다. 본 행사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각 기관의 주요 역할과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를 진행하고, 기관별 창업지원 인프라와 주요 성과를 공유하였다. 이를 통해 지역 창업기업이 기술개발, 사업화, 투자 및 성장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 자원을 확인하고 기관 간 협력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또한 ‘B.U.G.(Busan, Ulsan, Gyeongnam) 스타트업 콜렉티브(Startup Collective)’를 주제로 분야별 분임 토의와 네트워킹을 진행하였으며 KISTI 부산울산경남지원은 이번 네트워킹데이를 통해 과학기술정보, 데이터·AI 활용 및 기업 기술지원 역량을 지역 창업지원 네트워크와 연계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였다. 9월 18일에는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대강당에서 ‘해양수산 디지털/AI 대전환 컨퍼런스’를 주제로 스마트해양ESG 지식연구회 AX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대구경북지원 지난 8월 3일 우리 연구원을 비롯해 한국한의학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재)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등 4개의 연구기관이 보유한 기술과 연구 성과를 연계하여 지역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협력 연구 주제를 발굴하기 위한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였다. 이번 회의에는 각 기관의 연구원 10여 명이 참석해 디지털 육종을 활용한 신품종 대마 발굴, 유휴 시설을 활용한 생육 환경 제어, 대마 부산물의 전량 재활용, 광센싱 기반의 유효성분 변화 예측 모델 개발 등 산업용 헴프의 품종 개발부터 활용까지 전주기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과 연구 방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였다. 이와 더불어 경상북도에서 추진 중인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의 핵심 연구개발 목표와 이날 논의된 기술을 비교 분석하고, 기존 특구사업과 연계 및 상호협력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2026년 그린 바이오 산업 육성 정책을 통해 경북 안동을 “헴프 기반 의약소재” 거점으로 명시하고, 이를 육성하는 방향을 제기하고 있어 이번 전문가 회의에서 도출된 연구 주제와 기관 간 협력 모델은 향후 경북의 산업용 헴프 산업은 물론 그린 바이오 산업의 고부가 가치화와 지역 혁신 생태계 조성에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호남지원 KISTI 호남지원은 광주·전남 지역에 소재한 산업부, 과기부의 지역 조직 관리자들로 구성된 ‘광주·전남 지역조직 협의체’의 운영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2026년 4번째 정기 행사로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산단 6번로에 위치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방문’을 진행하였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DX부문(Device eXperience) 산하의 생활가전사업부(DA사업부)가 위치한 곳으로 비스포크(BESPOKE) 라인업과 AI 스마트 가전 등 고부가 가치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삼성 가전제품의 국내 유일한 생산 기지로 알려져 있다. 주요 참석자로서 KISTI 호남지원을 비롯하여 한국광기술원 서기웅 원장, 임승옥 한국전자기술연구원 광주전남지역 본부장, 차현록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서남지역본부장 등 10명의 지역기관장이 현장 견학에 참석하였으며, 삼성전자 역시 광주사업장을 이끌고 있는 박성호 부사장이 직접 회사소개와 제품군에 대한 라인업을 설명한 후 향후 과학기술계와 산업현장 간 업무협력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였다. 특히 참석자들은 냉장고 공정 현장 투어를 통해 산업현장에 직접 적용되어지고 있는 Physical AI가 적용된 AX 솔루션의 현주소에 대해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는 의견을 내밀었고 보다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 및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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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을 넘어 연구생태계를 혁신하는 ScienceON

장래영 KISTI AI서비스개발팀

KISTI 연구지능화센터 검색을 넘어 연구생태계를 혁신하는 ScienceON 글 | 장래영 KISTI AI서비스개발팀 왼쪽부터 백문기, 유수현 센터장, 장래영 팀장, 조민희, 김다운, 이미경 AI로 진화하는 과학기술 지식인프라 ScienceON 연구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살펴보는 데서 시작한다. 유사한 연구가 있는지 논문을 찾아보고, 관련 특허와 보고서를 확인하며 최신 연구 동향을 파악한다. 수집한 자료를 비교해 기존 연구의 주요 내용과 한계를 파악하고, 추가 연구가 필요한 영역을 찾아 연구주제를 구체화한다. 연구기획은 모든 연구의 출발점인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과정이기도 하다. 오늘날에는 매년 수많은 논문과 특허, 보고서가 새롭게 생산되면서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고 활용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연구자는 무엇을 먼저 읽고 어떤 정보를 연결할지 판단해야 하며, 서로 다른 문헌의 공통점과 차이를 비교하고, 기존 연구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않은 연구 공백도 찾아야 한다. 연구지능화센터는 이러한 연구자의 정보 탐색과 분석을 지원하기 위해 과학기술 지식인프라 ScienceON을 운영·고도화하고 있다. ScienceON은 논문·특허·보고서·동향을 비롯한 과학기술정보와 연구데이터, 정보분석서비스, 연구인프라 등을 연계해 연구자가 필요한 자원을 한곳에서 탐색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AI서비스개발팀은 ScienceON에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정보 탐색과 분석을 지원하는 다양한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대화형 AI 통합검색 ‘SAI’, 논문을 심층 분석하는 ‘AI-Helper’, 여러 문헌을 비교·분석하는 ‘AI Reviewer’, AI 서비스 활용 결과를 정리할 수 있는 맞춤형 ‘IdeaNote’ 등 생성형 AI를 접목한 서비스를 공개하여 연구자의 정보 탐색과 분석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ScienceON은 단순한 정보 검색을 넘어 문헌의 내용을 파악하고 여러 자료를 비교·분석하는 과정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왔다. 올해 AI서비스개발팀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개별 AI 기능을 연구자의 실제 연구 흐름에 맞게 확장하고 연결하는 것이다. 연구자는 필요한 정보를 검색하고 분석한 뒤, 그 과정에서 추가로 필요한 자료를 다시 찾고 결과를 정리하면서 연구주제를 발전시킨다. ScienceON AI 에이전트는 이러한 과정을 하나의 흐름에서 지원한다. 연구자는 관심 있는 연구주제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고 에이전트와 대화를 이어가며 초기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다. 에이전트는 이 과정에서 연구자의 의도를 바탕으로 연구 제목, 연구 분야, 배경, 목표, 핵심 아이디어, 기존 연구와의 차이점, 기대효과 등을 구조화해 연구기획안으로 정리하여 제공한다. 이를 기반으로 에이전트는 연구기획 과정에서 필요한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탐색하고 관련 내용을 분석해 결과를 정리하는 과정까지 연계해 지원한다. AI서비스개발팀은 검색과 분석, 정리가 반복되는 연구기획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여 연구자의 연구 아이디어 탐색과 구체화를 지원하는 ScienceON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기획을 연결하는 AI 에이전트 기존 ScienceON의 AI 서비스는 대화형 정보 탐색(SAI), 개별 논문 분석(AI-Helper), 여러 문헌의 비교·분석(AI Reviewer) 등 연구정보를 활용하는 각 단계에서 연구자를 지원해 왔다. 올해는 이러한 개별 기능을 연구기획의 흐름에 맞게 연결해 하나의 작업공간에서 연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이 AI 에이전트다. 하나의 AI가 모든 작업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기획에 필요한 여러 기능을 담당하는 에이전트가 역할을 나누어 작업한다. 연구동향 탐색, 관련 문헌 검색, 문헌 비교·분석, 연구 공백 도출과 결과 정리 등 필요한 작업을 각 에이전트가 수행하고, 작업의 순서와 결과 전달은 메인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가 조율한다. 연구자는 관심 있는 키워드나 분야에서 출발해 최근 연구동향을 살펴볼 수도 있고, 특정 기술이나 연구주제에 대해 에이전트와 자유롭게 대화를 시작할 수도 있다. 탐색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한 주제로 관심을 넓히거나 기존 방향을 수정하고, 궁금한 내용을 다시 질문하며 여러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는 이러한 대화와 탐색의 흐름을 바탕으로 연구자의 관심과 의도를 파악하고, 필요한 연구동향과 선행연구를 찾아 분석하면서 연구주제를 구체화한다. 연구기획은 한 번의 질문과 답변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연구자는 에이전트가 제시한 자료와 분석 결과를 확인하면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필요한 경우 다른 관점이나 주제로 탐색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에이전트는 이 과정에서 축적된 대화와 탐색 결과를 연구자의 의도에 맞게 정리해 연구의 배경과 목표, 핵심 아이디어, 기존 연구와의 차이점, 기대효과 등을 포함한 연구기획안으로 구성한다. ScienceON AI 에이전트는 하나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구자와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탐색과 분석, 아이디어 구체화 과정을 함께 이어간다. 연구자는 여러 AI 기능을 개별적으로 찾아 이용하기보다 하나의 작업 흐름 안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고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면서 연구주제를 구체화할 수 있다. 신뢰할 수 있는 근거 중심의 AI 연구지원 연구지원을 위한 AI 서비스에서는 결과를 제시하는 것만큼 그 결과가 어떤 근거에서 나왔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분야의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라면 어떤 문헌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판단했는지 살펴볼 수 있어야 하고, 기존 연구와 차별성이 있다는 결과 역시 어떤 선행연구와 비교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자가 AI의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근거를 확인하고 자신의 판단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ScienceON의 과학기술정보는 이러한 근거 중심의 AI 연구지원을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된다. ScienceON에는 논문·특허·보고서·동향을 비롯한 다양한 과학기술정보가 축적되어 있다. AI 에이전트가 연구동향을 탐색하거나 선행연구를 분석할 때 이러한 자료를 근거로 활용하고 연구자가 분석 결과와 함께 관련 문헌과 출처를 확인할 수 있도록 검색과 분석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단순히 논문의 제목이나 초록만 검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문의 구조와 내용을 세분화해 활용하며 키워드 검색과 문장의 의미적 유사성을 활용하는 검색 방식을 함께 적용한다. 이를 통해 연구자의 질문과 맥락에 적합한 자료를 찾고 AI가 분석에 활용한 문헌과 원문 내용을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연구자는 에이전트가 제시한 결과에서 관련 출처와 근거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원문까지 다시 살펴볼 수 있다. 여러 AI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과정도 각 단계에서 활용된 자료와 분석 결과를 추적할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ScienceON의 지식자원과 기능은 표준화된 API와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와 연계한다. ScienceON-MCP를 통해 에이전트가 논문, 특허, 보고서, 동향 등 ScienceON이 제공하는 다양한 과학기술정보를 필요한 작업에 활용할 수 있다. 외부 데이터나 새로운 AI 기능이 필요한 경우에도 이를 유연하게 연결할 수 있도록 서비스의 확장성을 고려하고 있다. 서비스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AI서비스개발팀은 생성형 AI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문헌을 인용하거나 원문의 의미를 왜곡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과학기술 출처 정합성 제어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ScienceON의 원문과 메타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요한 자료를 탐색하고 근거가 부족한 내용의 생성을 억제하며 AI가 생성한 내용과 실제 근거가 일치하는지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를 ScienceON AI 서비스에 적용해 연구자가 결과와 근거를 함께 확인하며 활용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연구지원 환경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연구기획에서 연구의 모든 과정으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연구기획 지능화 서비스는 향후 연구 전주기 지원으로 확대하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 연구자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연구주제를 정하고 연구계획을 수립한 뒤 실제 연구를 수행한다. 연구 과정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논문이나 보고서로 정리하며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단계로 이어진다. 연구지능화센터는 연구기획 단계에서 시작한 AI 기반 지원을 연구 수행과 성과 활용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연구 전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ScienceON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와 함께 연구자의 활동과 연구 맥락을 바탕으로 필요한 정보와 기능을 먼저 제안하는 프로액티브(Proactive) 서비스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연구자가 직접 검색어를 입력하거나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연구자의 관심 분야와 탐색 과정, 연구 진행 상황을 바탕으로 그 시점에 필요한 정보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연구자가 특정 분야의 논문을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여러 문헌을 비교하고 있다면 관련 연구동향이나 추가 문헌을 제안할 수 있다. 연구주제가 구체화되는 단계에서는 관련 연구자나 지원사업과 같은 정보를 연계하고 연구 수행 단계에서는 필요한 데이터나 분석 기능을 연결하는 식으로 확장할 수 있다. 연구 단계와 상황에 따라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가 달라지는 만큼 연구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적절한 기능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 과정에서 AI가 모든 판단과 작업을 대신해 줄 수는 없다. AI의 역할은 연구자의 판단을 대신하기보다 정보 탐색과 비교·분석, 정리처럼 반복적이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작업을 지원하는 데 있다. 연구자는 AI가 제시한 결과와 근거를 확인하면서 연구 방향을 판단하고, 필요한 경우 다시 탐색하고 분석할 수 있다. ScienceON은 이러한 AI 기반 연구지원을 연구기획에서 연구 수행과 성과 활용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해 연구자가 연구 전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인프라로 고도화해 나갈 계획이다.

KISTI의 AIDE에 기업의 역량을 더하다 데이콘랩

이상옥 데이콘랩 CEO

KISTI의 AIDE에 기업의 역량을 더하다 데이콘랩 인터뷰 | 이상옥 데이콘랩 CEO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장에서 모든 기술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만이 답은 아니다. 필요한 기술을 발굴하고 기업이 가진 역량과 결합해 시장에 맞는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한 기술사업화 전략이다. 2024년 설립된 AI 전문기업 데이콘랩은 KISTI의 LLMOps 플랫폼 AIDE를 기술이전 받아 자체 보유 솔루션과 융합한 Tflex를 개발하고 있다. 공공기관과 중소기업에 특화된 AI 플랫폼을 목표로 기술 고도화와 실증을 추진하고 있는 데이콘랩을 만나 AIDE 기술이전의 계기와 사업화 과정을 들어봤다. Q. 데이콘랩은 2024년에 설립된 AI 전문기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립 배경과 현재 주력하고 있는 사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데이콘랩은 모기업인 데이콘인피니티의 자회사로 2024년에 설립되었습니다. 데이콘인피니티는 2019년 설립 이후 데이터 컨설팅을 중심으로 지능형 데이터 분석,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데이터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해왔습니다. 데이터의 수집과 변환 및 저장을 지원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 솔루션 ‘Dflex’, 데이터 표준화 솔루션 ‘Mflex’, AI 에이전트 솔루션 ‘Aflex’ 등 자체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데이터 분야의 컨설팅과 솔루션 역량을 축적해 오면서 AI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룰 별도의 회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데이콘랩을 설립했습니다. 데이콘랩은 AI 도입과 활용을 위한 컨설팅과 AI 솔루션 개발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보다 실제 업무와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하고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에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솔루션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데이터와 AI를 중심으로 기업과 기관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컨설팅부터 솔루션 구축, 데이터 공급까지 데이터 전 생명주기를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KISTI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은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KISTI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은 LLMOps 플랫폼인 ‘AIDE’입니다. AIDE는 LLM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운영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입니다. LLMOps는 LLM의 개발과 운영을 통합적으로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LLM 서비스를 실제 현장에서 운영하려면 모델을 한 번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먼저 서비스에 필요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전처리한 뒤 이를 바탕으로 모델을 학습하고 성능을 평가해야 합니다. 이후에는 개발한 모델을 실제 서비스로 배포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과정까지 필요합니다. 특히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다 보면 새로운 데이터를 반영하거나 모델의 성능을 다시 평가하는 과정도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즉, 개발과 운영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과정으로 관리돼야 하는 것이죠. AIDE는 이러한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데이터 생성과 전처리부터 모델 학습·평가, 배포·운영까지 전 과정을 GUI 기반으로 자동화하고 통합 관리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각각의 과정을 별도의 환경에서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해 관리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는 ChatGPT와 같은 대화형 AI 서비스 형태로 활용하는 단계까지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이처럼 LLM 서비스의 개발부터 실제 운영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현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AIDE의 특징입니다. 저희는 AIDE의 실제 기능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면서 기술적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고, 향후 저희가 추진하는 AI 서비스와 플랫폼 사업의 기반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 기술이전을 받았습니다. Q. KISTI와 어떤 계기로 협력하게 되었고, 어떻게 AIDE 기술이전까지 이어지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데이콘랩이 설립되기 전부터 모기업인 데이콘인피니티를 통해 KISTI와 사업적으로 협력해 왔습니다. 2023년에는 마이데이터 실증사업의 시나리오 발굴을 함께 진행했고, 2024년에는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데이터 모델링 관련 사업을 공동으로 수행했습니다. 이처럼 KISTI와 지속적으로 접점을 이어오는 과정에서 KISTI가 LLMOps 플랫폼인 AIDE를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습니다. 이후 2025년에는 여러 차례 KISTI를 방문해 AIDE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 기능과 기술의 완성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저희 사업에 활용할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검토했습니다. 당시 저희도 AI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자체적인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AI 시장은 변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새로운 솔루션을 처음부터 개발해서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반면 이미 개발된 우수한 기술을 이전받아 저희가 보유한 역량과 결합한다면 보다 빠르게 시장에 대응하고 사업화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AIDE를 직접 살펴보면서 기술의 활용 가능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이러한 판단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이에 KISTI와 구체적인 기술이전 협의를 진행했고, 2026년 1월 15일 AIDE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사업화를 추진하게 됐습니다. Q. 이전받은 AIDE 기술을 어떻게 사업에 적용하고 있나요?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의 목표도 궁금합니다. 저희는 AIDE를 공공기관과 중소기업에 특화된 지능형 LLMOps 플랫폼 ‘Tflex’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범용 AI 시장은 이미 글로벌 기업이나 국내 대기업들이 활발하게 진출해 있기 때문에, 저희는 각 기관과 기업의 업무 환경에 맞는 특화된 AI 서비스가 필요한 시장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Tflex는 AIDE에 데이콘인피니티가 보유한 솔루션인 Dflex, Mflex, Aflex를 융합해 개발하고 있습니다. KISTI가 개발한 AIDE의 기술적 기반에 저희가 그동안 축적해 온 솔루션과 역량을 결합해 실제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아직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사업 성과를 이야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입니다. 다만 KISTI와 함께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주관하는 ‘2026년도 민관공동기술사업화 R&D 사업’에 선정돼 Tflex의 기술 고도화와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 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AIDE의 기술성숙도는 TRL 3~4단계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민관공동기술사업화 R&D 1단계에서는 AIDE와 저희가 보유한 솔루션을 융합해 Tflex를 개발하고 기술성숙도를 TRL 6단계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MVP를 개발하고 PoC와 실증을 진행하면서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단계입니다. 이후 1단계 평가를 통과해 2단계 사업으로 이어지면 기술성숙도를 최종 TRL 9단계까지 높여 실제 사업화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기술이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KISTI와의 협력은 어떠했나요?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술이전 이후 AIDE를 실제 환경에서 활용하고 사업화로 이어갈 수 있도록 KISTI 연구진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왔습니다. 기술과 관련 자료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방문해 교육을 진행하거나 저희 연구진이 KISTI를 방문했을 때 필요한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 주는 등 기술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셨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클라우드 환경에 맞춘 기술 지원이었습니다. AIDE는 당초 온프레미스 환경을 기반으로 개발됐는데, 저희가 이를 사업화하려면 클라우드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했습니다. 그 작업을 KISTI 연구진이 흔쾌히 진행해 주셨습니다.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작업이었을 텐데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민관공동기술사업화 R&D 사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KISTI가 공동 연구기관으로 참여해 과제 준비에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기술이전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후속 연구개발과 실제 사업화까지 함께 고민하며 협력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Q. AI 기술을 기반으로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하기 위해 정부와 출연연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최근 정부와 공공기관에서도 AI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하지만 AI를 도입하는 것 자체보다 먼저 어떤 업무와 서비스에 AI를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이를 뒷받침할 예산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관마다 업무와 환경, 필요한 서비스가 다른 만큼 일률적인 방식보다는 현장의 특성과 수요에 맞게 AI를 도입하고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AI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에도 다양한 사업 참여 기회가 주어져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중소기업은 자체적으로 모든 기술을 개발하거나 연구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 어려운 만큼, 우수한 기술을 확보하고 실제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합니다. 특히 KISTI와 같은 출연연에는 높은 기술력과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연구성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성과를 유망한 중소기업과 적극적으로 연결하고, 기업과 함께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하고 사업화하는 공동 연구개발이 더욱 활성화됐으면 합니다. 출연연의 우수한 기술과 중소기업의 현장 경험 및 사업화 역량이 결합된다면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터널을 지나 조금 다른 곳에 서는 일

김겨울 작가

터널을 지나 조금 다른 곳에 서는 일 김겨울 작가가 말하는 읽기와 생각의 힘 매일 수많은 글과 정보를 접하지만, 그것을 모두 ‘읽는다’고 할 수 있을까. 김겨울 작가는 책 읽기를 ‘터널을 지나는 일’에 비유한다. 타인의 생각과 경험을 따라 터널을 지나고 나면 우리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자리에서 세계를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다. 빠르게 정보를 소비하고, 알고리즘이 선택을 대신하며, AI가 읽고 쓰는 일까지 돕는 시대에 천천히 읽고 스스로 생각하는 일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김겨울 작가와 함께 읽는 태도와 느리고 단단하게 생각하는 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전예슬 우리는 매일 수많은 텍스트를 접하지만 그것을 모두 ‘읽기’라고 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정보를 얻는 것’과 ‘독서하는 것’은 다를 텐데, ‘책을 읽는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책을 읽는 일의 핵심적인 부분은 그것이 다른 생각과 경험을 따라가 보는 체험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저는 책을 읽는 일을 터널을 지나는 일에 종종 비유합니다. 터널을 지나는 방법은 터널을 지나는 방법밖에 없거든요. 내 몸으로 들어가야 하고, 지나는 과정을 거쳐야 해요. 터널을 나오고 나면 터널을 들어가기 전과는 아주 조금 다른 곳에 서게 됩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함께 따라가 보면서 조금은 다른 눈으로 세계를 보게 되는 거죠. 이렇게 이야기하면 보통 문학 읽기를 떠올리고 인공지능의 시대에 대체되지 않는 읽기 경험이 문학에만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실용서나 실용서에 가까운 책이 아닌 한, 비문학 분야의 책들 역시 타인의 생각의 타래를 따라가는 경험을 제공해 줍니다. 그 역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 사람이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따라가 보는 거죠. 그렇다면 책을 읽기 위한 좋은 태도는 무엇일까요? 제가 자주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책을 읽고 나서 남는 게 없는 것 같다, 혹은 책을 읽고 나서 그것을 적용하는 방법을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물론 책을 읽고 나서 뭔가가 남기를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지만, 읽을 때의 목표를 읽은 후의 성취에 두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강조하는 것은 ‘책을 읽는 동안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예요. 책을 읽고 있으면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나에게 왔다가 가거든요. 즐거움이나 공감일 수도 있고, 슬픔이나 답답함, 때로는 싫음이나 반박일 수도 있어요. 그 과정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면서 내가 왜 그런 감정과 생각을 느끼고 떠올리는지 살펴보기를 권합니다. 책을 읽는 일은 타인의 생각에 대해서도, 또 나의 생각에 대해서도 비로소 알게 되는 경험이니까요. 요즘처럼 알고리즘의 추천이 선택을 이끄는 환경에서는 우연히 새로운 책을 발견하는 경험도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읽기의 세계를 넓혀 가기 위한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한 해에 나오는 책이 워낙 많다 보니 직접 책을 고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에요. 내 힘으로 책을 고르라고 하면 막막하게 느껴질 거고요. 저는 단계별로 다른 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분이라면 페이지 터너 종류의 재미있는 책과 자신의 관심 분야의 책을 읽으면 좋겠어요. 어느 정도 책에 익숙한 분이라면, 이제 모험에 나설 준비가 된 모험가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책의 데이터베이스를 쌓는 여정을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겨울서점> 채널 같은 큐레이션의 힘을 빌려봐도 좋을 것이고(웃음), 관심 분야의 책을 읽었을 때 좋았던 작가나 세부 분야에서 조금씩 확장해 보는 방법도 좋습니다. 이때 추천하는 방법 중 하나는 상을 받았거나 권위 있는 추천을 받은 책에 도전해 보는 거예요. 한국출판문화상을 받은 책이나 ‘21세기 최고의 책’ 리스트 같은 것들이요. 물론 그중에는 잘 읽히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 자신에게 맞는 책과 맞지 않는 책이 있을 겁니다. 일단 열어두고 읽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모험가 레벨이 좀 올랐다고 느껴진다면 그때부터는 조금 더 과감하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책들에도 도전해 보면 좋겠어요. 제 경우에는 책을 고를 때 ‘이 책이 나를 어디까지 데려다줄 수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저를 멀리 데려다주는 책을 좋아하거든요. 터널을 지났을 때 조금 먼 곳에서 저를 발견하는 책을 좋아합니다. 멀리 데려다준다는 것은 책의 내용이 낯설거나 새롭다는 의미일 수도 있고, 이미 아는 경험이라고 해도 새로운 언어로 말해준 것일 수도 있어요. 난이도나 주제와 상관없이, 저에게 다른 생각과 감정을 가져다주는 책을 고르려고 합니다. 책을 고를 때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은 넓으니까요. 읽은 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해석과 판단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정보와 의견의 홍수 속에서 타인의 해석을 그대로 따라가 버리기도 쉽죠.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또 중요한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는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사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인간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스스로의 힘으로 모든 걸 생각하고 판단하지는 못하거든요. 피곤하고 취약한 상태에서는 남들이 하는 말에 더 쉽게 휩쓸리기도 하죠. 자신의 머리로 판단하는 힘은 마치 근육의 힘을 기르는 것과 같아서 꾸준히 삶의 태도로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속도를 늦추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정보의 흐름 속에서는 정신을 차리기 어렵잖아요. 정보를 얻는 매체의 속도를 늦춰야만 느리고 단단한 생각이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쇼츠보다는 1시간짜리 영상을 보고 인터넷 뉴스보다는 주간지를 읽는 식으로요. 물론 빠르게 얻어야 할 정보와의 균형도 중요하겠지요. ‘중요한 정보’의 기준을 세우는 것도 본인일 것 같습니다. 그 기준은 시기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겠지요.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사람은 본인밖에 없습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는 나를 거울에 비춰봐야 하지 않나 싶어요. 책을 읽는다든지, 글을 써본다든지, 그렇게 거울을 만들어서 알게 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쓰면서 나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책을 읽으면서 그 ‘중요함’의 기준을 계속해서 갱신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내용을 빠르게 훑고 지나가는 데 익숙한 요즘이지만 천천히 읽고 깊이 이해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깊이 이해하는 것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문제는 우리가 늘 우리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선택도, 선택의 결과도 누가 대신해 줄 수 없잖아요. 깊이 이해한다는 것은 조금 답답하고 피곤한 일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때로 우리는 신중함을 답답함으로 느끼고, 엄밀함을 피곤함으로 느낍니다. 신중하고 엄밀하게 자신의 삶과 자신이 살아가는 세계를 고민하다 보면, 어쩌면 조금 더 기꺼이 자신의 삶을 책임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AI가 정보를 정리하고 문장 생성까지 하는 시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읽고 생각하는 일은 왜 중요할까요? 인간이 생각하기 위한 도구는 언어밖에 없습니다. 문자 언어로 읽기와 쓰기, 음성 언어로 말하기와 듣기는 인간이 생각을 밖으로 꺼내는 유일한 방법이죠. 앞서 나를 비추는 거울에 대해 얘기했듯이 그렇게 읽고 쓰고, 듣고 말해야만 알게 되는 부분들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 친구에게 고민 상담을 하려고 말을 꺼냈는데 하소연하다가 혼자 답을 얻기도 하잖아요. 그렇게 언어로써 생각을 꺼내 놓는 과정에서 다른 생각을 마주하게 되기도 하지요. 친구의 조언, 나와 다른 관점의 책 같은 것들이요. 그런 것을 마주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읽기와 쓰기를 인공지능에 의탁한다는 것은, 나를 비출 거울을 치우는 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만약 인공지능을 사용한다면,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지를 비출 수 있고, 또한 나에게 다른 관점을 줄 수 있는 거울이자 손전등을 인공지능을 통해서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공지능에 다른 관점을 제시해 달라는 말을 잘 하지는 않으니까요. 책을 읽고, 정보를 받아들이고,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일, 책을 찬찬히 읽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도파민을 추구하는 본능을 억눌러야 하는 일이기도 하고, 바쁘게 일하고 먹고 사느라 힘든 상황이기도 하니까요. 자신을 너무 몰아붙이거나 탓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다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또 거기서 자신의 다른 면들을 발견하는 경청의 태도일 것입니다. 그 어떤 매체든 이것을 하실 수 있다면 매체 자체는 그보다는 덜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책이 그 과정을 더 잘 돕는 매체라고는 생각합니다(웃음). 많은 터널을 지나며 새로운 곳을 탐험하는 모험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삶의 구렁텅이에 빠질 때, 내가 방문했던 어떤 곳이 나를 도와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