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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첨단바이오가 그리는 미래

    첨단 바이오가 그리는 미래 기고 | 정해영 센터장(KOBIC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위기의 시대, 바이오가 제시하는 새로운 돌파구 21세기 인류는 저성장, 팬데믹, 기후변동 등의 새로운 위기를 맞고 있다. 느리고 비효율적인 기존 산업 체계로는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이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전혀 다른 방식의 성장 동력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온 희망은 바로 ‘바이오경제(Bioeconomy)’다. OECD의 정의에 의하면 바이오경제는 생물자원의 생산과 이를 제품(식품, 재료, 의약품, 에너지 등)으로 전환하는 과정 전체를 혁신적 기술을 통해 실현하는 경제를 말한다. 이 시스템은 지속 가능성을 중심으로 재구성된다는 점에서 화석 기반 산업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2025년 글로벌 바이오 시장 규모는 이미 반도체 산업의 세 배 이상으로 성장하여 2조 4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은 바이오경제 시대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기술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향후 국가 경제, 사회, 안보의 패러다임 전환에 직결되는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바이오를 둘러싼 글로벌 시장은 과학기술 패권을 둘러싼 전면전의 새로운 전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AI와 디지털 전환의 중심에 선 바이오 우리는 지금 디지털 전환이라는 또 하나의 거대한 물결 속에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로봇 기술, 생성형 인공지능(AI) 등이 모든 산업과 일상에 침투하면서 산업구조 자체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바이오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디지털 전환의 혜택을 가장 먼저, 가장 깊이 체감하고 있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생명공학이며, 이는 바이오경제를 끌고 나가는 핵심 엔진의 역할을 한다. 유전체 분석, 단백질 구조 예측, 신약 설계, 디지털 치료기기, 생체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의료 등은 모두 인공지능 기술과 결합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특히 생물학은 데이터의 규모가 크고 복잡하며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AI의 적용에 매우 적합하다. 3차원 구조 기반 약물 타깃 예측, 단백질-리간드 상호작용 분석, 유전자 편집 정확도 향상 등 AI가 도입될 수 있는 영역은 사실상 무한하다. 이미 2024년도 노벨상 수상 사례를 통해 우리 모두는 AI가 생명공학 분야의 발전에 얼마나 크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목격하지 않았는가. 바이오 데이터의 폭발적인 증가는 다시 AI의 기술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전 세계 병원과 연구소, 유전체 분석 기관,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등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매년 수십억 건에 달하며, 이는 전통적인 분석 방법으로는 도저히 소화할 수 없는 규모다. AI는 바로 이 ‘초과 데이터 시대’를 해석하고, 미래를 내다보고 지배하는 통찰력으로 바꾸어 나가는 핵심 도구가 되었다. 반도체 황제라고도 불리는 엔비디아(NVIDIA)의 최고경영자 젠슨 황은 “인공지능에 의해 전 세계 모든 사람이 프로그래머가 되었다. (중략) 다시 선택할 수 있다면 생명공학을 공부하겠다”고 밝히며, AI 시대 이후의 핵심 산업으로 생명공학을 지목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생명과학에 특화된 생성형 AI 플랫폼인 BioNeMo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의 구조 예측, 단백질 상호작용 시뮬레이션, 유전체 기반 치료제 설계 등에서 획기적인 결과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Evo2’라는 세계 최대 규모의 완전 개방형 유전체 파운데이션 모델이 BioNeMo에 탑재되어, 병원성 돌연변이 예측, 유전자 필수성 분석 등에서 기존 모델을 능가하는 성능을 입증했다. 이는 AI가 생물학적 서열의 기능과 특성을 해석하고 예측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설계의 범주까지 넘보게 만든 혁신인 만큼 그 결과의 안전한 활용에 대한 윤리적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 첨단바이오 국가 전략의 진화 우리 정부 역시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2023년 6월 정부는 ‘디지털 바이오 혁신전략’ 에서 AI 기반 신약개발, 디지털 치료기기, 합성생물학, 휴먼 디지털트윈, 오가노이드 등 첨단기술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은 2030년까지 바이오산업을 100조 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담고 있으며, 데이터 기반 R&D, 바이오파운드리 구축, 글로벌 진출 지원까지 포괄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바이오 경제 2.0 추진 방향’에서는 ‘바이오 경제 얼라이언스’ 출범과 함께 바이오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 프레임이 제시됐다. 이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정밀한 정책 실행 로드맵과 제도 기반 마련, 민관 협업 모델 설계 등을 포함하는 종합전략이었다. 2024년 4월에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통해 수립된 ‘첨단바이오 이니셔티브’가 발표되었다. 여기에서 정의한 첨단바이오란 AI·나노·로봇 등 융합을 통해 기존 바이오의 한계를 극복하는 신기술·신산업으로, 디지털-바이오의 융합 및 제조 혁신을 통해 2035년 글로벌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비전을 제시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첨단바이오가 AI와 함께 기술주권 확보에 필수적인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어 미래혁신 기술의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첨단바이오는 데이터 기반 R&D 전환, 합성생물학, 바이오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파괴적 혁신을 이끌 기술로 평가되었으며, 공공 바이오파운드리 구축, 데이터 기반 인프라 확대, 인재 양성 등이 핵심 정책으로 제시되었다. 특히 이 두 가지 기술은 강대국 중심의 블록화가 뚜렷하고 이중 용도 활용 가능성도 높아서 안보적 관점에서도 중요하게 취급된다. 2025년 1월에는 세계 바이오 5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책적 구심점 역할을 할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범부처 민관협력 체계로서 바이오 대전환을 위한 기반(Infrastructure), 연구개발 혁신(Innovation), 및 산업(Industry) 측면의 핵심 과제를 도출했다. 구체적으로는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을 절반으로 단축하고, 데이터 1천만 건 확보, 생명과학 인재 11만 명 양성, 1조 원 규모의 민관 기금 조성 등 구체적인 성과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특히 산학연병 협력형 클러스터 구축, 규제 혁신, 글로벌 임상 연계 전략 등이 기존 정책보다 훨씬 정교하게 짜여 있으며 강력한 실천을 강조했다. AI 실력 발휘를 위한 데이터 생태계 조성이 시급 AI는 첨단바이오의 핵심 분야 중 하나인 신약 개발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유의해야 할 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Nature는 신약 개발에서 AI가 잠재력을 발휘하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네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첫째, 데이터의 질과 표준화 부족이다. 서로 다른 실험 환경과 기술, 명명법 차이 등으로 인해 AI가 ‘배치 효과(batch effect)’를 잘못된 생물학적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부정적 결과의 미공개 문제다. 대부분의 논문과 특허는 성공 사례만 공유되며, AI는 실패 데이터를 학습하지 못해 현실 왜곡이 발생한다. 셋째는 기업 간 데이터 공유의 한계다. 제약사와 연구기관은 보유한 대규모 데이터를 좀처럼 외부에 공유하지 않으며, 이는 AI 모델 성능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고품질 데이터셋의 부족이다. 데이터의 양이 많아도 품질이 낮으면 AI의 판단력은 오히려 퇴보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디지털화·AI에 기반한 첨단바이오의 발전이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생태계’와 ‘문화’의 문제임을 알 수 있다. AI 알고리즘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재료가 되는 데이터의 품질과 개방성이 부족하다면 올바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이 가입한 건강보험과 전자의무기록(EMR), 공공병원의 유전체 정보 등 AI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대국’으로 인식되지만 정작 산업계에서 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생태계가 미흡한데다가 법·제도적 뒷받침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KOBIC과 KISTI의 역할 기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바이오 대전환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데이터의 수집 및 제공(공급 측면)과 이를 다룰 수 있는 전산 인프라(활용 측면) 마련이 필요하다. 이미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KOBIC)와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 디지털바이오컴퓨팅연구단은 국가바이오데이터스테이션과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구축사업을 통해서 대량의 바이오 정보 생산·수집·공유 및 활용 기반 조성에 이르는 국가적 사업의 협력을 진행해 오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첨단바이오가 꽃을 피우기 위해서 KOBIC은 AI 학습에 적합한 고품질 바이오 데이터를 구축하고, 메타데이터 표준화, 데이터 정제, 개방형 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책임져야 한다. 올해 창립 24주년(통산 63주년)을 맞는 KISTI는 과학기술 및 산업정보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는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아 국가과학기술 데이터를 총괄하는 기관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KISTI는 슈퍼컴퓨팅 인프라, AI 알고리즘 검증 플랫폼, 공공 AI API 서비스 등을 통해 바이오와 데이터를 잇는 다리 역할을 맡아야 한다. 특히, 중소 바이오기업과 연구기관이 고가의 AI 기술과 컴퓨팅 자원을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지원자 역할을 함으로써 분산된 데이터의 활용 역량을 강화하여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2025년 3월 열린 매일경제 비전코리아 국민보고대회에서는 제조업 중심의 경제로 성장해 온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늪에서 탈출하여 재도약하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앞으로 3년에 불과하며, 세계는 이미 바이오 패권을 위한 무한 경쟁 시대로 돌입했음을 강조했다. 우리는 이미 바이오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이 거대한 기회를 실현하는 데에는 세밀하게 짜인 국가 전략의 강력한 추진,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의 정비, 그리고 각 실행자들의 유기적 협업이 필요하다. 첨단바이오가 그리는 미래는 단순한 산업의 변화를 넘어, 인류의 생존, 건강, 번영의 방식 자체를 다시 그리는 청사진이 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 제9대 이식 신임원장 취임, 연구 혁신 중심으로 거듭나는 KISTI

      이 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   제9대 이식 신임원장 취임, 연구 혁신 중심으로 거듭나는 KISTI AI와 HPC 기반으로 R&D 혁신 선도할 것   KISTI가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지난 11월 말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제219회 임시이사회를 통해 제9대 KISTI 원장으로 이식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을 선임하며 KISTI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취임사에서 “AI와 HPC 기반으로 R&D 혁신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세계 수준의 AI 컴퓨팅 자원 확충 및 연구 역량 확보’, ‘개방과 협력을 통해 세계 속 KISTI로 도약’, ‘국가·사회 현안의 해결을 위한 조력자로서 속도감 있는 지원 체계 구축’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힌 이식 원장을 만나 더 자세한 앞으로의 소망과 포부를 들었다.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기관을 만들 터   이식 원장은 2000년 KISTI에 입사해 슈퍼컴퓨팅응용실장, 대외협력실장,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연구원의 발전에 기여했으며,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실무위원회 민간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헬스 데이터플랫폼 협의체 민간위원 등 다양한 직책을 수행하며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취임식에서 그는 “KISTI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기관을 만들겠다”면서 “내부 구성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을 중심으로 기관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AI 활용과 국제협력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통해 국가 경쟁력 강화와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취임 후 첫 번째로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KISTI에 몸담은 지 내년이면 꼭 25년이 되는데,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니 참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회상하고, “20세기 후반에 들어서 IT 기술이 접목되며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면서 “제가 전공한 화학 분야에서도 컴퓨터 활용 연구가 크게 확대되었고 입사 후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과 협업하며 보다 폭넓은 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새로운 영역을 점차 개척해 나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3여 년 전쯤 슈퍼컴퓨터 관련 법률을 처음 제정하는 과정에 참여했던 기억이나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역할을 했던 시간,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으로서 재임한 최근의 경험까지 모두 시야를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2025년 새해를 맞는 가장 큰 소망은 슈퍼컴퓨터 6호기   KISTI는 국가 과학기술 데이터 최고책임기관으로서 디지털 대전환의 핵심인 데이터 시대를 견인해 왔다. 최근 AI와 빅데이터, 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이 HPC와 융합되며 KISTI는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에 직면했다.   이 원장은 “KISTI는 1962년 개설한 한국과학기술정보센터(KORSTIC)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뿌리를 둔 국가 과학기술 데이터와 컴퓨팅 최고책임기관”이라고 KISTI의 오랜 역사를 설명하며, “이와 같은 기관을 전신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슈퍼컴퓨팅과 데이터, 정보 분석의 통합 시너지가 우리 원의 최대 강점이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국내에서 KISTI는 국가슈퍼컴퓨팅본부를 중심으로 HPC 인프라의 활용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다수의 공공 및 민간 부문이 HPC를 활용한 연구 및 산업 혁신에 투자하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하고, 슈퍼컴퓨터의 중요성과 미래 가치를 강조했다.   신임원장으로 선임 후 본격적인 활동을 펼칠 2025년 새해의 소망으로도 차세대 슈퍼컴퓨터인 6호기의 성공적인 도입을 꼽았다. 그는 “새해 가장 큰 소망은 6호기를 성공적으로 도입해 2026년 상반기 중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국민들께서 슈퍼컴퓨터 6호기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사전규격을 공개한 슈퍼컴퓨터 6호기는 5호기 누리온보다 계산 속도가 20배 이상 향상된 600PF급(초당 60경 번 연산)의 시스템이다. 최근 국제적으로 슈퍼컴퓨터는 GPU 기반 아키텍처를 적극적으로 채택하며, 병렬 연산 성능이 뛰어난 GPU를 활용해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고, 머신러닝 및 딥러닝 작업에 활용되고 있는 추세다. 6호기 또한 GPU 기반의 시스템으로 설계되어 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적 수요에 부응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이 원장은 “‘슈퍼컴퓨터는 굉장히 빠르고 크고 비싼, 우리와는 상관이 없는 그런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생활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다가서겠다”면서 “양자컴퓨팅 기술과의 융합으로 하이브리드 컴퓨팅 기술을 개발하는 등 KISTI의 역량을 바탕으로 한 HPC 혁신도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ISTI는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주요 HPC 선진국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국내외 교류와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의 NCSA(National Center for Supercomputing Applications), 독일 슈투트가르트 슈퍼컴퓨팅센터(HLRS, High-performance Computing-center Stuttgart), 핀란드의 CSC(IT Centre for Scientific Computing), 싱가포르의 NSCC(National Supercomputing Center Singapore) 등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공동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해 긴밀한 국제협력을 유지하는 한편 공동 기술 개발과 인력 교류를 활성화하고 있다.   AI와 HPC 역량으로 더 넓은 가능성에 도전   이 원장은 선임 직후 소감에 대한 질문에 “차기 KISTI 원장으로 선임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무척 기쁘고, 가슴이 벅차올랐다”면서 “입사했을 때부터 최근까지 긴 시간 동안 겪어온 일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띄엄띄엄 찍혀 있던 점들이 선으로 연결되고, 마침내 면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새삼 마음이 참 설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하지만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고 밤에 잠이 오지 않기 시작하더니 앞으로 해 나갈 일과 주어진 막중한 책임에 대해 실감하기 시작했다”면서 “그리고는 문득 스스로에게 ‘대체 이 무게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고, 고민 끝에 ‘초심으로 돌아가자’, ‘후배들에게 좋은 직장을 물려주자는 소망을 함께 나누자’라는 답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그가 요즈음 다시 자주 하게 된 말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한다.   그는 “HPC와 AI 같은 연구 장비와 기술도 결국 사람에 의해 운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저희는 국가 과학기술 지식정보 서비스 중심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자들이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내부 소통과 역량을 강화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대외적으로는 KISTI가 향후에도 국가 과학기술 데이터와 컴퓨팅 중심기관으로서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국가초고성능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R&D를 혁신해 나갈 것”이라며 “KISTI는 한 단계 도약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국가적 책무를 다하고, 보다 높아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ISTI는 다양한 연구 활동을 통해 우리나라 첨단바이오 기술과 산업의 발전 방향 및 정책을 수립하는 데 지속적으로 기여해왔다. 2024년 봄에는 R&I Report ‘주요기업 기반 국가전략기술(첨단바이오) 산업 분석’을 발표했으며, 이슈브리프 제58호에서는 ‘국가 바이오 빅데이터 인프라의 미래’를 통해 바이오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동향과 발전 방향을 조명한 바 있다. 여기서는 특히 다부처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 사업을 통해 K-BDS를 중심으로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분석·활용 환경을 구축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추진 중인 점을 조명했다. KISTI는 K-BDS 분석·활용 환경 구축의 총괄 기관으로서 2022년부터 2,432 CPU 코어, 2PB 스토리지 규모 인프라, 바이오 데이터 분석도구와 데이터베이스(DB)를 탑재한 분석 환경을 구축해 서비스 중이다.   격랑을 마주한 새 시대를 열며   이식 원장은 KISTI의 오랜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예전부터 동료들끼리는 종종 ‘사람이 밥값을 해야 한다’, ‘후배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하곤 했다”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이러한 말들이 묵직하게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덕분에 저는 제 소임과 지금 우리 KISTI에게 주어진 역할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앞으로는 부디 서로에게 보다 더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어 보자”면서 “그러면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끝으로 “KISTI의 모든 구성원들이 한 사람의 연구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 기술 강국으로 거듭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 가슴 깊이 시대적인 소명과 책임감을 품을 수 있도록 함께 온 힘을 다 해보자”고 밝혔다.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생성형 AI의 돌풍, 심화하는 기술 패권 경쟁 등으로 글로벌 R&D 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 KISTI는 이에 대응하고자 GPU 기반의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과 활용 확산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새로운 선장을 필두로 보다 넓은 세계를 향해 거침없이 도전장을 내민 KISTI의 미래는 밝다. 오랫동안 가슴에 간직해 온 열정과 따뜻한 동료애는 파도가 높은 바다를 비추는 등대와 같은 희망으로 다가온다.

  • KISTI, 국내 최대 규모 ‘KSC 2024’ 개최 슈퍼컴의 미래를 논하다!

    KISTI, 국내 최대 규모 ‘KSC 2024’ 개최슈퍼컴의 미래를 논하다!   “슈퍼컴은 곧 국력” 가속화되는 글로벌 경쟁   KISTI가 주최한 국내 최대 규모의 슈퍼컴퓨팅 컨퍼런스 ‘KSC 2024’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슈퍼컴퓨팅,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야의 최신 동향과 혁신적인 연구 결과의 공유 및 관련 전문가와 연구자들의 교류의 장이 마련되었다. 국내 과학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위한 발판이 될 ‘KSC 2024’ 현장을 자세히 살펴본다.   슈퍼컴 관련 최신 트렌드 공유의 장, KSC 2024   KISTI는 국내 최대 규모 슈퍼컴퓨팅 관련 학술행사 ‘한국 슈퍼컴퓨팅 컨퍼런스(Korea Supercomputing Conference, KSC) 2024’를 9월 25일~2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개최했다. 올해로 21회를 맞는 KSC 2024는 ‘Accelerating Discovery: HPC’s Data-Driven Innovation’을 주제로 열렸다.   본 컨퍼런스는 국내외 고성능컴퓨팅(HPC) 및 계산과학공학 산학연관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최신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슈퍼컴퓨팅 활용·지원 및 계산과학연구, 슈퍼컴퓨팅 관련 인프라 운영 기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발표와 튜토리얼, 기업 전시 등 HPC 최신 트렌드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를 주최한 KISTI는 국가 차원에서 슈퍼컴퓨터 도입과 운영을 결정하며 연구자에게 관련 인프라를 지원하고, GPU를 기반으로 한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과 활용 확산을 준비하고 있다.   개회사를 전하는 조민수 KISTI 부원장   KSC 2024 조직위원장인 조민수 KISTI 부원장은 개회사에서 “2024년은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생성형 AI의 돌풍 및 점차 심화하는 기술 패권 경쟁 등으로 글로벌 R&D 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해”라며 “KISTI는 이 같은 불확실성에 맞서 국가 슈퍼컴퓨팅의 미래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딛기 위한 GPU 기반의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과 활용 확산을 강화하기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AI와 빅데이터, 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이 HPC와 융합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혁신적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상호협력해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며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 장이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환영사 중인 곽호상 금오공과대학교 총장   슈퍼컴과 데이터 활용, 더 나은 연구로 진화   심포지엄의 첫 문을 연 김정호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AGI(범용 인공지능) 시대의 AI 반도체와 AI 슈퍼컴퓨터 구조’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ChatGPT와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9개의 모델이 미국에서 나왔고, 중국은 20개, 영국이 8개 순이다. 한국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물량 작전을 펼칠 수 있는 기업에서 연구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AI 관련 다양한 논문이 나오고 모델도 개발되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오픈AI 소스를 변형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코끼리 발톱을 연구하는 수준으로, 몸 전체를 연구하지 않는다”라면서 “인공지능이나 슈퍼컴퓨터는 대학보다 기업에서 성과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막대한 전기료 등 유지비 발생이 원인으로, AI 개발은 머니게임, 예산 문제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키노트 스피치를 통해 ‘AGI 시대의 AI 반도체와 AI 슈퍼컴퓨터의 구조’ 발표를 하고 있는 김정호 KAIST 교수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해 투자할 수 있는 R&D 예산이 비교적 적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교수는 효율적인 슈퍼컴퓨터를 강조했다. 초고속 동작에서 발생되는 열처리 문제 해결에 큰 비용이 드는 만큼 액침냉각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컴퓨터 반도체 내로 물이나 액체질소가 지나가도록 하는 등 액침냉각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슈퍼컴퓨터 차기 설계에는 혁신적 냉각 구조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그는 생성 AI 기능에 필요한 AI 반도체 구조와 HBM(High Bandwidth Memory)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다음 세대 HBM 4, 5, 6, 7 구조 및 AGI 서비스를 위한 AI 컴퓨터와 AI 슈퍼컴퓨터 구조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GPU와 CPU 간 데이터 공유 속도 등도 HPC에서 중요해질 것이라 덧붙였다.   이어 이도헌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디지털 가상인체 코다(CODA)와 천연물 통합 데이터베이스 코코넛(COCONUT)의 성공적 활용 사례를 소개하며 바이오데이터 공유의 필요성과 국내외 생태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CODA는 바이오 의료 분야의 국제적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발됐다. 체내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생리현상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모사할 수 있어 약물의 작용 기전과 부작용 등을 예측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코다는 국내 바이오 기업 엠테라파마의 파킨슨병 치료제와 바이오벤처 큐라클의 황반변성 치료제 등 새로 개발한 약물이 환자들에게 어떻게 적용되고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임상시험을 설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가상인체 코다와 천연물 통합 데이터베이스 코코넛의 활용 사례를 소개한 이도헌 KAIST 교수   코다와 코코넛은 계속 업그레이드되며 바이오벤처의 임상을 지원 중이다. 이에 이 교수는 “더 많은 데이터가 공유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제도와 체계가 뒷받침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옥스포드 대학 등 출판사에서는 의미 있는 연구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저널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도 데이터사이언스를 모아 배포하는 연합체계를 구축했다”라며 “우리나라도 연구데이터법 제정 등 제도적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연구데이터 공유 생태계가 제대로 만들어지려면 연구자들의 자발성이 필요하다. 연구데이터를 공유한 성과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인정 등 협력과 경쟁이 함께 갈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노트 발표 후 오후에는 HPC 인프라의 효율적 운영과 활용 전략, 다양한 분야(천문, 기상·기후, 산업)의 초고성능컴퓨팅 활용, HPC 클라우드 기술, 고집적 초저전력 반도체 모사 기술 등의 최신 기술 동향을 다루는 11개의 워크숍이 동시에 열렸다. 슈퍼컴퓨팅 및 연구망 산업체 활용, 신기술 트렌드, 주요 센터의 정책, 가속기 기반 슈퍼컴퓨터 기술 개발, AI 등 다양한 커뮤니티 포럼도 함께 개최돼 최신 연구 정보를 주고받았다.   또한 KSC 2024 둘째 날인 26일에는 최해천 서울대학교 교수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첫날에 이은 워크숍과 커뮤니티 활동이 진행됐고, 통합 프레임워크를 위한 프로그래밍 언어와 HPC 및 AI에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개발을 위한 최신 기술과 분야별 적용 사례가 소개되는 튜토리얼이 진행돼 관련 전문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KSC 2024 현장 모습  

  • 2024 미래유망기술컨퍼런스 “미래를 여는 AI”

    2024 미래유망기술컨퍼런스 “미래를 여는 AI”   미래를 좌우할 3대 게임체인저 분야 10대 미래 유망기술 발표   KISTI가 지난 10월 3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2024 미래유망기술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미래유망기술컨퍼런스는 미래를 좌우할 핵심 유망기술을 발굴하고 해당 기술들의 사업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로, 올해는 생성형 AI 열풍으로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을 고려해 ‘미래를 여는 AI’를 주제로 진행했다. 특히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분야의 10대 미래 유망기술이 발표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양자정보기술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KISTI 양자정보응용연구단은 슈퍼컴퓨팅 기반의 양자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단에는 양자정보 이론과 양자 알고리즘 등 양자 분야 전공자와 컴퓨팅과학 등을 전공한 슈퍼컴퓨팅 전문가들이 고루 모였다. 연구단을 직접 찾아가 구성원들을 만나봤다.     ‘2024 미래유망기술컨퍼런스’는 산학연정 관계자가 참석하는 국내 최대의 과학기술·산업 컨퍼런스로, 이날 개회사를 맡은 조민수 KISTI 부원장은 “AI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을 이끌며, 기업들은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미래 전략 수립의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조민수 KISTI 부원장   더불어 “올해 컨퍼런스는 미래 전략 기술의 향후 발전 과정에 대한 논의에 집중해 보고자 한다”며 기대를 전했다. 이어 황판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장과 형기우 전국과학기술정보협의회 회장도 환영사를 통해 본 컨퍼런스가 중소기업들이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희망했다.   황판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장   한편 이번 컨퍼런스에서 KISTI는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분야의 10대 미래 유망기술을 발표했다. KISTI가 선정한 10대 유망기술은 △ AI 칩셋 설계 솔루션, △ 노코드 AI 플랫폼, △ AI 기반 건전성 예측 및 관리 솔루션, △ 페이크 이미지 탐지 솔루션, △ 지능형 디지털 치료기기, △ AI 기반 유전자치료제 개발 플랫폼, △ 합성생물학 기반 대체식품, △ 양자 SIM/ML 기반 양자이득 검증 및 활용 솔루션, △ 양자암호통신 시스템, △ 양자자기 센서다.   형기우 전국과학기술정보협의회 회장   이 외에도 본 컨퍼런스에서는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인공지능 대전환(AX) 시대를 맞아 한국이 미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을 비롯한 다양한 전략들이 논의되었다. 인공지능 대전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과학기술 인재의 중요성, 미래를 이끄는 AI-반도체 및 디지털 헬스케어 등 기술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대응 방안에 대해 공유했다. 더불어 이러한 기술의 사업화 전략을 포함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술의 역할 등에 대해서도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미래 기술의 구심점, AI   컨퍼런스에는 총 6명의 최고 권위 전문가가 참석해 강연을 이어갔다. 각 세션별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문애리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WISET) 이사장은 ‘미래를 여는 AI - 인재의 중요성’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문애리 이사장은 “모든 산업의 성공적인 AI 도입 여부와 속도가 국가 경제 성장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대두한 만큼 성장하는 AI 산업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다양한 인재가 참여하는 AI 인재 풀(Pool)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혁신적이고 포용적이고 모두에게 이로운 AI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다양성·형평성·포용성은 모두가 공유해야 할 책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애리 WISET 이사장의 기조연설   첫 번째 강연을 맡은 김소영 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 팀장은 ‘인공지능과 함께 예측한 미래 고성장 과학기술의 주요 주제’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하며 2024년 KISTI가 선정한 ‘AI 이후 시대를 대비하는 10대 미래유망기술’을 세 가지 분야로 소개했다. 첫째, ‘AI의 진보와 과학기술의 공진화’에는 신뢰와 보안을 강화하는 AI 혁신기술, 미래 AI를 선도하는 광자 및 뉴로모픽 기술, AI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및 신경영상 기술, AI 기반 의료 영상 진단 및 예측 기술이 포함된다. 둘째, ‘AI와 인간의 상호작용과 사회적 책임’ 분야에는 인간-AI/로봇 시스템 상호작용의 신뢰성 확보 기술과 AI의 사회적 책임 및 윤리적 문제 해결 기술이 속한다. 마지막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AI 기술’ 분야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예측 및 자원 관리 기술, 생태계 대응을 위한 탐지 및 모델링 기술, 농업 지속 가능성 및 식량 안보 강화를 위한 AI 기술, 그리고 순환 경제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AI 기술 응용이 소개되었다.   한편 김소영 팀장은 발표에 앞서 미래기술분석센터 소속의 연구원들과 AI가 협업해 만든 짧은 영화를 보여주면서 AI와 ‘함께’하는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생성형 AI를 미래 예측에 쓸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을 우리와 같은 전문가처럼 선정하는 것으로, AI가 한 명의 전문가일 수도 있고 멀티 에이전트처럼 여러 명의 전문가일 수도 있다. 미래를 예측하는 프로세스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기 시작했다”라며 “최근 들어 AI 머신러닝, 원격 탐사 기술을 융합해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변화를 정밀 모니터링하고, 기후변화가 미치는 영향을 예측·분석·모델링해 지속가능한 생태계 관리·보존을 지원하는 혁신적 환경 모니터링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 강연을 맡은 김소영 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 팀장   이어 ‘슈퍼워크 - 에이전트 기반의 디지털 & AI 전환 방법론’을 주제로 Swit Technologies Inc.의 Josh Lee CEO and Co-founder가 강연을 했고, Frost and Sullivan의 Richard Wong Associate Partner가 ‘Weaving through the AI Pandora Box’를 주제로 강연했다.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분야를 선도할 유망 기술   김한국 KISTI 기술사업화연구센터 팀장은 ‘미래 게임체인저 분야 글로벌 유망 아이템 및 사업화 전략’을 주제로 KISTI가 선정한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분야의 글로벌 유망 아이템과 관련 기술을 함께 소개했다. 김한국 팀장의 발표에 따르면, △ AI 칩셋 설계 솔루션은 최근 AI 애플리케이션을 위한 하드웨어 솔루션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AI 연산을 위해 별도로 설계된 TPU나 NPU 같은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의 사용 증가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 노코드 AI 플랫폼은 비전문가들도 코딩 없이 AI 모델을 개발, 훈련 및 배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로 시각적 인터페이스와 드래그 앤 드롭 기능을 통해 AI 솔루션을 구축하는 플랫폼이다.   3대 게임체인저 분야의 글로벌 유망 아이템과 관련 기술을 소개하는 김한국 KISTI 데이터분석본부 기술사업화연구센터 팀장   또한 △ AI 기반 건전성 예측 및 관리 솔루션도 언급했는데, 이는 AI를 활용해 기계 설비의 현재 상태를 평가하고 잔여 수명을 예측하는 기술로, 공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이다. 다음으로는 △ 페이크 이미지 탐지 솔루션을 소개했다. 해당 기술은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이미지의 합성 및 변조 여부를 분석해 진위를 식별한다. △ 지능형 디지털 치료기기는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제 개입을 제공하는 것으로 주로 만성질환 관리와 정신건강 개선에 사용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이다. △ AI 기반 유전자치료제 개발 플랫폼도 소개했다. 이 플랫폼은 DNA 혹은 RNA 형태의 유전 물질을 생체 내에 전달함으로써 표적 유전자의 발현 조절과 질병을 치료하는 유전자치료제의 개발에 AI 기술을 도입하여 개발을 고도화·가속화하는 플랫폼 및 서비스이다.   이어서 △ 합성생물학 기반 대체식품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는 합성생물학 기술을 사용해 기존 식품 생산 프로세서의 효율을 개선하고 기후변화, 식량 부족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지속 가능형 식품과 관련이 있다. △ 양자 SIM/ML 기반 양자이득 검증 및 활용 솔루션은 양자 시스템에서의 우위를 점검하고 실제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기술로, 머신러닝 기법을 통해 대규모 양자 시뮬레이션을 가속화해 양자 컴퓨팅의 효율성을 다양한 산업에 활용하는 솔루션이다. △ 양자암호통신 시스템은 양자 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양자 키 분배, 관리, 데이터 암호화 기술을 결합하여 정보의 도청 및 해킹 가능성을 차단하는 보안 통신 시스템이다. 마지막으로 △ 양자자기 센서도 소개했는데 이는 양자 얽힘과 중첩 같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원자나 전자의 스핀 상태 변화를 감지해 자기장의 미세한 변화를 높은 정밀도로 측정하는 고감도 센서다.   다음 강연을 맡은 나군호 네이버 헬스케어연구소장은 ‘Digital Healthcare 2024: Age of Generative AI’를 주제로 생성형 AI 시대에 헬스케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국내외 사례와 네이버의 솔루션 방향을 소개했다. 나 소장은 “AI 기술과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학습을 시켜서 의료진들이 2022년부터 실제 진료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하며, AI 기반의 환자 응대 서비스, AI 챗봇을 활용한 의료 기록 시스템, 보험 심사나 임상 연구 분야에서의 AI 활용을 비롯해 신약 개발 플랫폼에서도 AI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유회준 KAIST 교수는 ‘미래를 여는 AI 반도체’를 주제로 최근 AI 반도체 설계 연구의 이슈와 미래 AI 반도체 전망 및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유 교수는 “카이스트는 세계 최초로 AI 반도체를 발효한 후 매년 관련 연구 자료를 발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17년 스마트폰과 CCTV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얼굴 인식 시스템을 개발하고, 최근에는 자동차에 적용해 앞차와의 거리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인공지능 칩을 개발하고, 칩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HNPU-V2를 개발하는 등 앞선 기술력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인간의 뇌를 모방하는 꿈의 AI 반도체, 전력 소비는 감소시키고 데이터 병목 현상은 없애는 PIM 등에 대해서도 소개하며 미래 비전을 보여주었다.   KISTI는 국내 최대 과학기술 컨퍼런스인 ‘미래유망기술컨퍼런스’를 개최해 미래에 대한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인공지능 대전환 시대에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의 디지털 혁신을 통해 이룰 수 있는 미래 비전과 신사업 서비스에 대한 심도 있는 주제를 다루었다. 과학기술 데이터 종합연구기관으로서 과학기술 전 분야에 대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KISTI는 미래가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술과 기술 주권 확보를 통한 신산업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 소프트웨어 환경과 알고리즘 연구로 양자정보 강국 신호탄 쏜다

    소프트웨어 환경과 알고리즘 연구로 양자정보 강국 신호탄 쏜다   양자정보기술 상용화 첨병, 바로 우리   4차 산업혁명 시대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양자정보기술은 ‘꿈의 기술’로 불리며 세계 각국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성능은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양자정보기술의 실용성 검증에 활용하기에는 성능이 부족하며, 일반 연구자가 활용하기에도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양자정보기술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KISTI 양자정보응용연구단은 슈퍼컴퓨팅 기반의 양자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단에는 양자정보 이론과 양자 알고리즘 등 양자 분야 전공자와 컴퓨팅과학 등을 전공한 슈퍼컴퓨팅 전문가들이 고루 모였다. 연구단을 직접 찾아가 구성원들을 만나봤다.   왼쪽부터 최민진 박사후연구원, 이동근 선임연구원, 류정희 단장   양자 프로그래밍 환경 구축과 알고리즘 연구 ‘두 축’   연구단의 주요 연구는 크게 두 축으로 이뤄진다. 먼저 사용자 친화적인 양자 프로그래밍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기존에는 복잡한 물리학 이론을 알아야만 양자컴퓨터를 다룰 수 있었지만, KISTI 연구단은 일반 개발자도 쉽게 양자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스택이 중요하다. 아무리 성능 좋은 양자컴퓨터라도 이를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조성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스택은 여러 층의 소프트웨어가 쌓여 하나의 시스템을 이루는 구조를 일컫는다.   양자컴퓨터 서비스는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된다.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사용자 접근을 위한 웹 인터페이스,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가 그것이다. 사용자들은 웹 인터페이스를 통해 프로그래밍을 수행하며, 이는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거쳐 양자컴퓨터로 전달된다. 다수의 사용자 지원을 위해 웹서버가 필요하며, 비용과 공간 효율을 고려해 가상화 기술이 활용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은 이러한 자원 관리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든다.   결과적으로 양자컴퓨터 서비스를 위한 소프트웨어 스택은 하드웨어, 사용자 인터페이스, 중간 소프트웨어 층, 클라우드 기술 등 다양한 요소가 통합된 복잡한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소프트웨어 스택의 개발은 양자컴퓨터 클라우드 기술 발전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훈 前양자정보응용연구단장은 “사용자가 웹에 접속해서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웹에서 프로그래밍을 하면 그 요청이 양자컴퓨터에 전달되는데, 이때 필요한 인터페이스와 웹서버, 가상화 기술 등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자정보응용연구단은 플랫폼 중립성을 띠는 클라우드 기반의 양자컴퓨팅 서비스 환경을 구현하고, 웹 기반의 양자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단에서는 또 다른 한 축인 양자 알고리즘 활용 연구도 한창이다. 그동안 슈퍼컴퓨터로 풀었던 수치 해석, 최적화 문제 등을 양자 알고리즘으로 접근해 더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류정희 단장과 이동근 선임연구원, 최민진 박사후연구원은 양자정보 이론 분야를 전공했다. 양자 알고리즘 분야를 맡은 이들은 다양한 물리 모델을 표현할 수 있는 수학적 방정식을 양자 알고리즘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슈퍼컴퓨터와 양자컴퓨터를 연계하는 양자-고전 하이브리드 컴퓨팅 기술 개발에도 힘쓰고 있는데, 양자 알고리즘으로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고전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함께 활용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퀀텀 코리아 2024’에서 연구단이 수행 중인 양자 소프트웨어 및 알고리즘을 소개하고 있는 이동근 선임연구원   류정희 단장은 “양자컴퓨터와 고전컴퓨터를 오가며 계산하는 하이브리드 알고리즘이 주목받고 있다. 양자컴퓨터와 고전컴퓨터를 동시에 활용한다면 더 빠르고 정확한 계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양자컴퓨터와 고전컴퓨터 간 인터페이스 기술을 개발 등 본격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선 소통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연구단에는 양자 분야 전공자 외에도 슈퍼컴퓨팅 전문가인 황순욱 책임연구원과 외국인 인력인 Sajid Hussain UST 학생연구원 등이 함께하고 있다. 류 단장은 “수학, 컴퓨터 공학 등 각기 다른 배경의 연구자들이 단원으로 모여있는 만큼 더 긴밀한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단원들 역시 서로서로 붙잡고 얘기하고 질문하며 끊임없이 소통했고, 지금은 간극을 상당 부분 극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연구단이 출범하던 당시를 회상한 류 단장은 “(단원들) 서로서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웃음). 그래서 모르는 게 생기면 그 자리에서 붙잡고 물어보고,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게 힘들어도 참고 또 설명했다. 덕분에 서로 아는 영역이 넓어지고 지식 교류도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류 단장은 연구원 내 양자 관련 팀이 공식적으로 조직되기도 전인 2020년부터 꾸준히 양자정보 분야의 원천 기술을 연구해 오고 있다.   양자기술 발전 위해선 전문 인력 양성과 다양한 분야 협력이 관건   구단은 지난 6월 국내 최대 양자기술 전시회 ‘퀀텀 코리아 2024’에 참가했다. 퀀텀 코리아는 국내외 양자과학기술 연구자 및 관련 기업, 정부 대표 등이 참여해 글로벌 양자 생태계 혁신 흐름을 조망하는 국제행사다. 이번 전시회에서 연구단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양자컴퓨터와 연구단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연동해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시연해 전시 기간 내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퀀텀 코리아 2024’에 참가한 KISTI 양자정보응용연구단   퀀텀 코리아에서 연구단 부스 운영을 맡은 전인호 양자정보응용연구단 선임연구원은 “목이 쉴 정도로 설명을 많이 했다”며 “양자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전 선임연구원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최지은 기술원 역시 “KISTI 기술로 국산 양자컴퓨터를 직접 다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퀀텀 코리아에서 연구단 부스 운영을 맡은 전인호 양자정보응용연구단 선임연구원은 “목이 쉴 정도로 설명을 많이 했다”며 “양자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전 선임연구원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최지은 기술원 역시 “KISTI 기술로 국산 양자컴퓨터를 직접 다뤄볼 수 있다는 점에서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전인호 선임연구원과 최지은 기술원   하지만 류 단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양자정보기술 발전을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무엇보다 전문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도 연구 개발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연구단에는 양자 분야 전공자 외에도 슈퍼컴퓨팅 분야를 전공한 황순욱 책임연구원, 전인호 선임연구원, 최지은 기술원, 그리고 외국인 인력인 Sajid Hussain UST 학생연구원이 함께 하고 있다. 류 단장은 “양자 전공자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양자에 관심을 갖고 함께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공동연구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 단장의 말처럼 연구단은 공동연구를 위한 국내외 기관과의 협력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연구단은 지난해 9월 캐나다 양자컴퓨팅 기업인 자나두(Xanadu)와 양자컴퓨팅 공동연구와 기술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자나두는 미국 구글과 중국 USTC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를 달성한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선두 기업이다. 협력의 핵심은 자나두의 양자 에뮬레이터 소프트웨어 ‘페닐레인’에 분산 병렬 처리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류 단장은 “양자컴퓨터 프로그래밍 환경, 양자 알고리즘 연구, 그리고 양자 회로 구동 모사를 위한 에뮬레이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효율적인 에뮬레이터 개발을 위해 자나두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에 주목했다”고 자나두와의 협력 이유를 설명했다. 캐나다 양자컴퓨팅 기업 자나두와의 양자 에뮬레이터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 외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KAIST 등 학계와 출연연과의 공동연구도 활발하다. 류 단장은 “정부와 국민이 양자기술에 대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KISTI가 그동안 쌓아온 고성능 컴퓨팅 기술과 인프라를 양자정보기술 발전에 적극 활용하겠다”며 “우리나라가 양자정보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숨은 히어로, 슈퍼컴퓨터의 활약

    숨은 히어로, 슈퍼컴퓨터의 활약 한계를 넘어서는 연구와 혁신의 동력이 되다   슈퍼컴퓨터는 빠른 속도로 복잡한 계산을 할 수 있는 고성능 컴퓨터로,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상과 기후를 예측해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신약 개발을 가속화해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하며, 복잡한 과학 문제를 해결하고 기술 발전을 촉진한다. 또한,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연구를 지원해 산업 혁신을 이끄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슈퍼컴퓨터는 어려운 문제들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해 주는 아주 똑똑한 컴퓨터다. 이 똑똑한 슈퍼컴퓨터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과정은 어떠했는지, 또 어떤 성과를 이루어 왔는지에 대해 소개한다. KISTI는 초고성능컴퓨터법에 의거한 국가초고성능컴퓨팅센터로서 국가의 과학기술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슈퍼컴퓨터를 운영하고 있다. KISTI의 슈퍼컴퓨터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는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최초 국가슈퍼컴퓨터 1호기인 Cray 2S를 도입해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활용한 연구를 시작한 때이다. 5년 후, 1993년에는 2호기를 도입하여 슈퍼컴퓨터 관련 기술연구와 활용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이후, 2001년과 2003년에 걸쳐 당시 세계 슈퍼컴퓨터 성능 순위 42위인 국가슈퍼컴퓨터 3호기를 도입했으며, 2008년에는 타키온(Tachyon)이라고 명명한 4호기를 도입해 우리나라의 슈퍼컴퓨팅 역량을 한층 더 향상시켰다. 가장 최근인 2018년에는 5호기 누리온(Nurion)을 도입해 현재까지 활용하고 있고, 이제 KISTI는 세계 10위권 수준을 목표로 6호기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슈퍼컴퓨터의 월등한 계산 성능은 국가 연구개발(R&D)의 경쟁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핵실험이나 신약 개발 등 실험적으로만 해결하기에는 너무 위험하거나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문제들은 슈퍼컴퓨터의 몫이 된 지 오래다. KISTI는 슈퍼컴퓨터 5호기로 복잡하고 어렵고 위험한 과학기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슈퍼컴퓨터가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난제를 발굴해 왔다. 주요 연구개발 분야별 전문가들과 함께 향후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여 해결할 난제들을 발굴한 것이다. 사회 안전을 위한 지진 해석 및 예측, 첨단 가상원자로 기술 개발, 우주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가상우주발사체, 신약 개발을 위한 가상세포모델링 분야들이 모두 이러한 난제에 해당된다. 최근 과학기술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학기술계에 대한 요구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슈퍼컴퓨터는 그에 부응하는 핵심적인 연구 장비로써 국방, 우주 개척, 재난 예방, 에너지 분야 등 국가 안보와 관련된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으며, 바이오, 자동차, 항공, 전자, 신소재 등 주요 산업 분야에서 신제품의 설계 및 개발에도 쓰이고 있다. 이처럼 슈퍼컴퓨터는 연구자들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은 물론 경쟁력 향상에 기여한다. 연구자들이 새로운 발견을 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데 필수적인 존재가 되었다. 김재수 KISTI 원장은 “KISTI는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을 통해 세계 최정상급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연구자들에게 제공하고, 6호기 활용과 관련 응용 연구 확대로 우리나라의 슈퍼컴퓨팅 역량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슈퍼컴퓨터 6호기의 성공적인 도입을 기원하며, 5호기 누리온의 활약을 살펴보자.   슈퍼컴, 건강한 인류를 위해 쓰인다   바이오는 정부가 선정한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국가 성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분야로 꼽힌다. 바이오 분야는 인공지능 기술과 접목하며 빠르게 고도화되어 왔으나 동시에 현대 사회의 질병, 신종 감염병 발생 등 늘 새로운 문제들을 맞닥뜨리고 있다. 또 불치병과 같이 인류가 아직 풀지 못한 난제도 다양하다. 그만큼 바이오는 집중적인 연구개발과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만큼 슈퍼컴퓨터 활용이 높은 분야이다.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은 지난 5년간 바이오 연구에 활발히 활용되며 많은 성과에 기여했다.   DNA를 블록을 조립하듯 다양한 모양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DNA 종이접기는 마치 종이를 접어 여러 가지 모양을 만드는 것처럼, DNA 분자를 이용해 나노미터 크기의 다양한 구조를 만드는 기술이다.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김도년 교수팀은 누리온을 활용해 DNA 종이접기 구조체의 형성과 설계를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구조체의 역학적, 정전기적 특성이 주변 이온 농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이해하고 정량화한 것이다. DNA 종이접기 현상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해 내고, 이를 통해 DNA 자가조립의 물리, 화학적 특성을 밝힌 큰 성과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DNA 종이접기 기술이 효과적으로 개발되고 실용화되면, 약물전달체 분야에서 획기적으로 응용될 수 있다.   KISTI의 슈퍼컴퓨터는 코로나19 대응에도 활용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KISTI는 누리온을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과 인체 세포 수용체(ACE2)가 결합하는 과정을 연구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과 숙주세포의 ACE2 수용체가 결합하며 증상을 일으키는데, 슈퍼컴퓨터를 통해 ACE2 단백질의 변이에 따른 3차원 구조 모델을 생성하고,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을 수행해 단백질의 결합 과정을 모사했다. 생물정보학에 사용되는 유전체 분석 기술과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 기법을 이용해 ACE2 수용체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감염률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그 결과 변이에 따른 단백질의 유연성(Flexibility) 변화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인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단백질 구조 예측은 매우 복잡하며 정교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연구팀은 슈퍼컴퓨터를 통해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단백질의 접힘(Folding) 과정을 예측하고 안정적인 3차원 구조를 도출해 냈다. 슈퍼컴퓨터의 대규모 계산 능력과 빠른 데이터 처리 성능이 있기에 가능했다. 시뮬레이션 연구 시에도 정확한 서열 설계와 시뮬레이션 결과를 실험 데이터와 비교 검증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성능 컴퓨팅 자원의 확보와 데이터 관리 체계 구축이 필수다. 바이오 연구에서 슈퍼컴퓨터의 역할이 중요했고, 앞으로 더 중요해질 이유다.   주요 성과 ① DNA 종이접기 구조체 시뮬레이션 연구 ② 단백질의 변이에 따른 3차원 구조 모델과 분자 동역학 시뮬레이션 ③ 단백질 구조 예측 시뮬레이션 ④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 맞춤형 유전체 분석 시스템   데이터 부족의 한계 극복을 위해 제안된 AI 모델 학습 기법의 개념도   출처: me.snu.ac.kr   기상기후와 천문우주, 하늘을 연구하는 슈퍼컴   슈퍼컴퓨터는 인간이 자연 현상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기상 및 기후 예측이다. 우리나라는 슈퍼컴퓨터 1호기가 도입된 1988년부터 기상 예측에 슈퍼컴퓨터를 활용하여 폭풍, 홍수, 가뭄 등 자연재해를 대비해 왔다. 오늘날 슈퍼컴퓨터는 탄소 배출 이슈나 재생 가능 에너지 개발과 같은 장기적인 기후 변화 대응 문제에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KISTI는 POSTECH과 공동으로 탄소중립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기후변화 패턴 예측 연구를 진행했다. 해양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발생하는 열의 약 90% 이상을 흡수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연구팀은 지구온난화에 의해 심해에 축적된 열이 탄소중립 이후 다시 표층으로 방출되면서 특정한 기후변화 패턴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최첨단 지구 시스템 모델의 심해에 가상으로 열을 추가하는 대규모 시뮬레이션을 수행했고, 심해에 축적된 열이 탄소중립 이후 다시 표층으로 방출되면서 탈탄소화에 의한 기후 회복을 방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즉, 해양의 늦은 반격으로 탈탄소화 정책에 의한 기후 회복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장기적인 환경 정책 및 기후 전략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슈퍼컴퓨터는 천문학과 같은 과학적 탐구에 중요한 장비이기도 하다. 지난 2020년, KISTI는 고등과학원, 한국천문연구원과 공동으로 우주론적 유체역학 시뮬레이션 연구를 수행했다.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을 활용하여 2,500 계산노드(7.5페타플롭스 규모)에서 3개월간 계산을 수행한 본 연구는 우주 진화와 은하 생성을 계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치모의실험이다.   슈퍼컴퓨터로 예측한 탄소중립 이후 해수면 온도(위)와 강수(아래)의 변화 패턴   우주는 공간상 균일하기 때문에 멀리 있는 은하 분포 자료에서나 가까이 있는 은하 자료에서나 분포의 성질이 통계적으로 똑같아야 한다. 잘못된 우주 모형을 채택하여 은하들의 거리를 잘못 환산한다면 은하들의 공간상의 분포가 실제보다 왜곡되어 나타난다. 그런데, 실제 관측 자료들은 간접적인 선택 효과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때문에 관측에서 발생하는 시스템적인 왜곡 효과를 모두 보정하기 위해 관측 과정을 정교하게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이 슈퍼컴퓨터다. 일반적인 컴퓨터의 연산 능력으로는 이 거대하고 복잡한 시뮬레이션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데 KISTI 슈퍼컴퓨터 총 성능의 4분의 1을 사용했다.   슈퍼컴퓨터는 실험만으로는 할 수 없는 거대 규모의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분야의 혁신과 발전을 이끄는 핵심 도구인 것이다. KISTI의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새로운 연구의 지평이 열리기를 기대한다.   주요 성과 ① 탄소중립 이후 기후변화패턴 예측 ② 고해상도 기상 예측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기술 ③ 우주론적 유체역학 시뮬레이션   KISTI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다섯 번째 우주 진화 연구인 Horizon Run(HR) 5 시물레이션을 통해 포착한 은하단의 모습

  • 데이터 플랫폼, 생활에 스며들다

    데이터 플랫폼, 생활에 스며들다 소리, 바이오, 도시문제… 다양한 데이터 플랫폼 사례   데이터의 가치는 무궁무진하게 발전한다. ‘데이터로 세상을 바꾼다’는 KISTI의 비전은 우리의 일상과도 연관된다. KISTI는 소리데이터, 바이오 빅데이터 등 여러 분야와 관련된 데이터 플랫폼들을 종합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플랫폼들이 적용되고 활용될 범위는 아주 넓고 다채롭다. 소리데이터와 도시 침수 예측 플랫폼으로 더욱 안전한 사회, 마이데이터 플랫폼으로 더욱 편리한 사회,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기대되는 미래를 만날 수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세상, KISTI가 만들어 가는 데이터 플랫폼들을 살펴본다.  보이지 않는 위험을 감지하는 소리데이터 플랫폼   사람의 생명과 터전을 앗아가는 화재 사고, 그중에서도 밤이나 새벽 시간대에 발생하는 화재는 감지와 진압이 늦어져 더 큰 사고로 이어진다. 만약 화재 감지를 연기가 아닌 소리로 할 수 있다면 어떨까. KISTI는 소리데이터로 사람이 알아차리기 힘든, 아주 작은 위험 요소를 감지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가스 누출, 기계 결함, 비상상황 발생 등을 감지하는 '소리데이터'를 연구하는 것이다. KISTI의 소리데이터 연구 분야는 공공과 민간 모두를 아우른다. 공공교통 수단 중 하나인 철도 운행 관련 소리데이터,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화학공장의 소리데이터를 수집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수집한 소리데이터는 기계학습데이터로 구축하고 소리데이터 기반의 AI 안전진단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지하철, 기차역 등의 다중 이용시설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 상황을 감지하고 경고를 울리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처럼 KISTI가 개발하고 있는 소리데이터 플랫폼이 사회 곳곳에 적용된다면 교통사고, 산업재해, 범죄 발생 등을 예방하여 사회에 산재한 위험이 크게 감소할 것이다. 이를 위해 KISTI는 외부 전문기관이나 소리기술지식연구회 등 소리데이터 관련 단체들과 긴밀히 협력해 오고 있다. 개발한 소리데이터 솔루션을 현장에 안정적으로 적용하고 확산하기 위함이다. 가장 큰 비전은 소리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국가·사회 문제 해결 지원 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주요 성과 ① 소리지능 데이터 기반 산업재해예방 솔루션 개발 및 실증 ② 소리지능 데이터 기반 공공교통사고 예방 솔루션 개발 및 실증 편리한 일상을 위한 마이데이터 플랫폼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는 데이터 중에서도 개인정보는 보안의 중요성 때문에 보호의 대상이었으나, 최근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개인정보를 다루는 마이데이터 사업은 ①상호 운용성 창출, ②디지털 인권 및 높은 데이터 보호 표준 적용, ③데이터 가용성 및 비즈니스 기회 증진 등의 장점이 있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KISTI는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Kdata)의 마이데이터 실증서비스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다양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서 KISTI 마이데이터 플랫폼과 플랫폼에서 운영되는 대전시 임산부 이동지원 서비스를 구축하였다. ‘무브메이트(Movemate)’라는 해당 서비스는 임산부의 택시 호출, 탑승, 하차 절차를 간소화해 준 서비스다. 무브메이트를 통해 임산부는 배차 대기 시간을 아끼고, 지역화폐 결제, 바우처 혜택 등 임산부만을 위한 서비스를 택시 승하차와 동시에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기존에 임산부는 임산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전용임차 택시만을 이용하여야 했으나, 무브메이트가 개발된 후로 지역 내 모든 일반 택시를 통해서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KISTI는 마이데이터와 더불어 공공데이터, API 게이트웨이(Gateway) 기술 등을 활용하여 본 마이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했다. 향후에는 이러한 마이데이터 솔루션을 다른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비스로도 확대하여 적용할 계획이다.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공공서비스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KISTI의 마이데이터 관련 연구 활동은 행정 혁신, 나아가, 시민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다.   주요 성과 ① KISTI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 ②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대전시 임산부 이동지원서비스 ‘무브메이트’ 시행 최적의 안전 대피로를 제공하는 도시 침수 예측 플랫폼   매년 심해지는 이상기후로 인해 도시 침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도시 침수는 강우량 증가, 해수면 상승, 지반 침하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하는데, KISTI는 사전에 도시 침수를 예측하여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도시 침수 예측에서 대응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도시 침수 솔루션은 도시 침수 센서를 활용하여 실시간 침수 지역의 침수 높이 정보를 제공하고, GIS 기반의 강우량 시나리오에 따른 도시 침수 위험지도를 제공한다. 부산 KBS는 2023년 호우 기간 침수 대비 재난방송에 도시 침수 솔루션을 활용하여 시민들이 빠르게 안전 대피소로 대피할 수 있도록 도운 바 있다. 자연재해 문제를 디지털 기술로 대응하는 솔루션 또는 플랫폼은 과학적인 도시 정비의 기반이 된다. KISTI가 본 플랫폼을 개발하기 이전에는 침수 대응을 위해 데이터 수집, 데이터 모델링, 서비스의 각 단계가 하나로 이어지는 자동화된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KISTI의 플랫폼은 예측부터 경고, 대응까지를 한 번에 지원하는 통합적인 플랫폼이다. 이는 지형 정보 등의 공공 데이터, 지역 내 관로, 대피소, 인구 정보 등의 지역 데이터, 이외에 교통량 데이터, 기상 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와 함께 데이터 표준화 및 시각화 기술 등 디지털 기술을 융합하여 활용한 결과다. KISTI는 이러한 플랫폼 및 플랫폼 개발 노하우를 지역사회는 물론 해외에도 전수하고 있다. 2023년에 KISTI는 대전 중구청, 서구청 등 여러 지역 기관과 MOU를 체결하여 재난 재해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에 박차를 가하였고, 당해 5월 인도네시아 재난청과도 MOU를 체결하여 인도네시아의 슈퍼컴퓨팅 인프라 구축,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기반 재난 안전 대응 솔루션 개발을 지원하고자 나섰다. KISTI의 역량을 토대로 안전한 지구공동체가 실현되기를 바란다.     주요 성과 ① 실시간 도시 침수 모니터링 솔루션(KUDS, KISTI UDS(Urban Disaster Solution)) 구축 ② 도시 침수 솔루션 언론 및 지자체 안전 대피 기술로 활용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KISTI는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질병관리청 등과 함께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을 수행한다. 해당 사업은 의료 및 바이오 부문 혁신성장을 위해 △임상정보, △유전체 등 오믹스 데이터, △공공데이터, △개인보유건강정보를 통합해 구축하고 연구 목적으로 개방하는 R&D 사업이다. KISTI는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의 인프라 구축 및 플랫폼 개발을 수행하며, 연구자들의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는 심화분석센터 역할을 맡는다. 바이오 빅데이터는 바이오 연구로 생산, 활용되는 모든 빅데이터를 의미한다. 다른 분야의 데이터에 비해 규모가 크며 데이터의 유형과 형식도 복잡하다. 유전체 데이터, 생체 신호, 의료 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가 있는데, 이러한 이종 데이터는 서로 통합되어 분석되어야 한다. 각각의 데이터들은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기에 엄격한 보안에 따라 관리되어야 한다.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은 이러한 필요성에 따라 구축되는, 국가적으로 주요한 연구 자산이다. KISTI는 이번 바이오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에 참여하며 슈퍼컴퓨터를 바탕으로 한 바이오 데이터 분석을 위한 계산 자원, 데이터 통합적 활용환경을 제공한다. ‘K-BDS(Korea Bio Data Station) 데이터 활용 지원 포털’은 바이오 데이터 연구에 고성능의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KISTI가 운영하고 있는 포털이다. 국가 슈퍼컴퓨팅 기반의 바이오 연구 활성화를 기대한다.   주요 과업 ①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 인프라 구축 및 플랫폼 개발 ② 심화분석센터 역할 통해 연구자 데이터 활용 지원     농업데이터 모니터링 플랫폼, 데이터로 발전할 미래 농업   농업 인구의 고령화와 기후 변화는 농업의 생산성을 크게 감소시키고, 식량난, 지역소멸, 인력 부족 등 크고 다양한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KISTI는 농업 생산성이 저하되는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 생태계에서 예상되는 미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농업’이라는 데이터 기반의 미래 농업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KISTI 데이터농업 연구의 목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활용해 생산부터 수확, 소비에 이르는 농업의 전주기를 디지털화한 디지털 농업 라이프 사이클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KISTI는 농업진흥청, 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충남대학교 등 다양한 학계 및 연구기관, 제주도 바나나팜 농가 등 실제 농가와 협력하고 있으며 있으며, 연구원 내에 데이터 모니터링 및 복합실험환경 제공을 위한 자체 테스트베드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한 데이터농업 관련 시스템은 △IoT 기반 농장 환경데이터 실시간 수집·모니터링 시스템, △농장 환경 모니터링 서비스 FarmON, △스마트팜 데이터 이상치 탐지 및 보정 모델 등이다. 청년농부와 농업인의 작물재배를 지원하는 인공지능 어드바이저(AI Adivisor) 솔루션을 개발하는 것도 목표하고 있다. KISTI가 조성하는 데이터농업 생태계는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의 농업 혁신을 이끌 것이다.    

  • 데이터 기반 R&D 전략 체제 개선을 위한 협력 네트워크

    제1회 데이터 기반 글로벌 R&D 전략 포럼 글로벌 연구개발(이하 R&D) 환경의 불확실성을 ‘데이터’로 해결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세계적으로 정치 상황이 불안정해지고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 모두 우려를 표명하는 상황에서 데이터 혁신을 통해 과학기술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자는 것이다. 지난 2월 KISTI는 데이터 기반 글로벌 R&D 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데이터 활용 방안을 탐색할 자리를 마련했다. 급변하는 R&D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데이터 기반 분석 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R&D 전략 나누고 새로운 아이디어 확산시킬 포럼 개최 KISTI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이하 WISET)은 2월 23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1회 데이터 기반 글로벌 R&D 전략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김재수 KISTI 원장과 문애리 WISET 이사장이 공동의장으로 창립한 포럼으로, 데이터 기반의 글로벌 R&D 전략을 모색하기 위하여 창립되었다. 이날 포럼에서는 데이터 기반 R&D 전략 체제 개선을 위한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한 KISTI 데이터분석본부의 연구결과 발표와 함께 전략 과제와 전망을 논의하는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김재수 KISTI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KISTI는 과학기술정보 분야 대표기관으로서 글로벌 R&D에 관한 분석을 지속해 왔다”라면서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함께 모여 의견을 나누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확산시키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어 “본 포럼을 통해 외부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며 혁신적인 R&D 전략 발전의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애리 WISET 이사장은 “우리의 미래는 연구개발을 통한 혁신에 달려 있으며 이 중심에는 데이터가 있다”라며 “이번포럼은 초불확실성의 시대를 항해하는 우리에게 기존과는 다른 시각과 접근을 제시하는 새로운 지도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양자 기술 경쟁력 확보 방안은? 첫 발표는 안세정 KISTI 책임연구원이 ‘논문 데이터로 본 글로벌 양자 기술’을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최근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며 다양한 첨단 기술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양자 고유의 특성을 활용해 초고속 대용량 연산과 측정을 가능케 만드는 ‘양자 기술’은 최근 들어 많은 연구가 진행되며 더욱 주목받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2월 양자 기술을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로 공식 확정하며 지원 정책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세정 책임연구원은 “기존에 진행되어 온 양자 기술에 관한 연구 수준 분석은 양적 지표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명확한 측정에 한계가 존재했다”라며 “KISTI는 양자 기술의 국내외 현황을 보다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하고자 새로운 분석 기법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다”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이 연구를 위해 KISTI에서 구축한 Web of Science XML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했고, 이후 4대 양자 기술 분야와 14개 세부 분야를 구성해 검색 쿼리를 설정했다. 그리고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총 12년간 등재된 양자 기술 문헌 데이터 5만 739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양자 기술 전 분야에 걸쳐 미국과 독일, 영국의 연구가 양과 질 모두 우위에 있으며, 최근 중국의 연구 양이 급격히 성장함과 동시에 질적인 성장도 이루고 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어 한국은 논문 수 기준 세계 16위로 양자 기술 연구 규모가 작은 편에 속하며 한때는 양자 컴퓨팅, 양자 계측·센싱 분야의 수준이 기준보다 높았으나 현재는 전 분야 모두 기준 이하의 수준을 보인다는 값이 도출됐다. 안 책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양자 기술에 관한 협력 분석에서 주요 협력 상대국이 미국, 독일, 중국 등으로 집중되는 양상이 확인됐다”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한때 경쟁력이 있던 양자 컴퓨팅, 양자 계측·센싱 등 분야를 추가 연구를 통해 집중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연구 규모가 우리나라와 비슷하나 질적 수준이 높은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스위스와의 협력을 진행한다면 질적 성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양자 간 협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며 기술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구 성과 불균형··· “협력 상대 국가 넓혀야 이어진 강연에서 전승표 KISTI 책임연구원은 ‘연구 주도권과 질적 측면에서 바라본 한국과 주요국의 국제 공동연구 현황’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최근 과학기술 선진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며 R&D 국제협력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 또한 국제협력 R&D 예산을 기존 5,000억 원에서 1조 8,000억 원으로 늘리는 등 해외 연구기관과의 협력 추진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다. 전 책임연구원은 “모든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R&D 국제협력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며 이와 관련된 정책과 전략이 꾸준히 마련되는 상황이다”라며 “데이터라는 정량적 지표를 통해 해외 국가와 우리나라의 국제 공동연구 현황을 명확히 진단하고자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20년간 15개국에서 출판된 논문 데이터와 Web of Science XML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논문의 피인용 수와 논문에 기재된 연구자의 소속 등을 식별해 분석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우리나라는 양적, 질적 측면에서 높은 연구 성장성을 보이지만 양적 증가에 비해 질적 향상이 따라가지 못하는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그는 “R&D 인력 대조 국가와 비교해 우리나라는 약 2배 이상의 논문을 생산했지만 연구의 질은 불과 13위에 그치는 결과를 확인했다”면서 “다양한 국가와 협력을 통해 기술 패권 경쟁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권태훈 KISTI 책임연구원은 ‘KISTI 분석용 데이터 구축 현황 및 활용방안’에 대해 발표를 진행했다. 그는 “Forbes에서 진행한 설문 결과 전체 데이터 분석 시간 중 79% 이상이 데이터 수집 및 전처리에 소요되며 데이터 분석자들 대다수가 해당 과정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라며 “KISTI는 연구 시간의 효율성을 높이고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다양한 분석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글로벌 R&D 분석센터는 앞으로도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분석 프레임을 추가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의 결과를 받을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겠다”라며 “데이터 공동 활용방안 전략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비정기적인 네트워크 형성의 장도 꾸준히 개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강연 이후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김은선 KISTI 데이터분석본부장이 좌장을 맡아 데이터 기반 R&D 전략 지원 과제와 전망에 대해 논의했다. 권오남 서울대학교 교수는 “최근 과학계에서는 대규모 언어 모델을 활용해 연구 성장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인공지능과 연구를 적절히 통합한다면 연구자의 커뮤니케이션 부담이 감소하고 논문의 질도 더욱 향상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형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자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를 통해 미국, 영국 등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국가들과 협력하며 선택과 집중의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김명희 신한금융 고문은 KISTI의 역할에 대하여 “데이터 기반으로 트렌드를 제시하는 일 외에도 분석 결과가 실질적으로 어떠한 부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등 R&D 개선 효과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선양 건국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R&D 전략은 전략적인 R&D 경영과 글로벌 수월성을 추구하는 연구로 실천할 수 있다”라며 “출연연은 국가 과학기술 정책을 수립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글로벌 R&D 전략을 추구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보현 KISTI 전문위원은 “민간과 공공이 개별적으로 데이터를 구축할 때에 영역 간 협업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합 관리하기 위한 사용자 친화적인 AI 융합 플랫폼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유명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명예연구원은 “국가가 R&D 투자를 어디에 어떻게 하느냐는 R&D 포트폴리오의 문제”라며 “이러한 포트폴리오 수립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합적으로 하여 섬세한 R&D 전략이 수립되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임혜원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은 “이번 포럼은 글로벌 R&D 전략을 주제로 진행됐지만 점차 모든 분야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네트워크 형성의 자리가 마련되어 우리나라 과학기술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지길 희망한다”라고 밝히며 자리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