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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활용으로 과학기술 연구의 혁신

AI 기술 활용으로 과학기술 연구의 혁신

기고 | 이경하 센터장(KISTI 초거대AI연구센터)



KISTI의 대규모 AI 및 LLM 기반 과학 혁신 생태계 구축

인공지능(AI), 특히 생성형 AI의 비약적인 발전은 과학기술 연구의 방식과 속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2022년 11월 30일 챗GPT(ChatGPT)의 등장 이후 3년이 채 경과되지 않은 기간 동안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은 단순한 챗봇이나 텍스트 생성 도구를 넘어 과학적 사고, 실험 설계, 데이터 해석까지 아우르는 ‘AI 기반 연구자동화 체계(AI for Science)’로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인프라의 전략적 구축 및 AI for Science 기술 개발이 시급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AI 기술의 발달은 기존의 과학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가장 초기 경험을 토대로 한 1세대 과학에서 모델 기반, 계산 기반 과학을 넘어 최근에는 데이터와 컴퓨팅 기술에 근거한 ‘4세대 데이터 기반 과학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보다 훨씬 저렴해진 계산 비용과 고성능 컴퓨팅(High-Performance Computing, HPC) 기술이 있어 가능했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LLM으로 대표되는 거대 AI 모델과 HPC 인프라가 결합해 인간의 능력으로 풀기 어려웠던 문제 들을 해결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과학적 발견까지 가능하게 하며 ‘제5의 연구 패러다임’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4년 노벨 화학상이 알파폴드(AlphaFold)와 로제타폴드(RosettaFold) 같은 AI 기술을 활용한 단백질 구조 예측 및 설계 분야의 성과에 수여된 것은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복잡한 추론이 가능해진 LLM과 이를 기반으로 한 MCP(Model Context Protocol)와 같은 에이전트 기술은 기존에는 자동화가 어려웠던 복잡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자동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LLM과 에이전트 기술을 과학연구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이전에는 도달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지식과 과학적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AI for Science’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기 위해 KISTI는 과학기술정보에 특화된 LLM 개발, AI 에이전트 플랫폼 구축, 초고성능 슈퍼컴퓨팅 자원 확보 등 국가 연구개발(R&D)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디지털 혁신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AI for Science 실현을 위한 KONI 프로젝트의 전개

KISTI는 국내 최초의 과학기술정보 특화 생성형 언어모델인 KONI(KISTI Open Natural Intelligence)를 개발하며 과학연구 자동화를 위한 기반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KONI 는 논문, 특허, 코드, 수학 지식 등 과학기술 정보를 중심으로 사전학습과 파인튜닝을 거쳐 과학연구에 필수적인 고난도 추론 능력과 정보 정확성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특히, 한국어 다분야 추론 벤치마크(LogicKor)에서 Open LLM 중 1위를 여러 차례 기록하며 우수성을 입증했고, 허깅페이스(Hugging Face) 플랫폼 (https://huggingface.co/KISTI-KONI)을 통해 매월 18,000~ 22,000회에 달하는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KISTI 의 대국민 서비스인 ScienceON, AccessON 등에 적용되고 있으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육군군수사령부, 한국생명 공학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등 다양한 공공 및 과학기술 기관에도 도입돼 활용될 예정이다.2024년 텍스트 기반 모델로만 제공된 KONI는 2025년부터 아래와 같이 다양한 모델과 시스템으로 구성된 패밀리 형태로 확장되며 한층 고도화된다.



이러한 기술들은 단순히 모델 성능 향상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과학연구에 응용 가능한 고신뢰 AI 기반 시스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적 활용 가능성을 고려한 개방형 아키텍처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초거대 컴퓨팅 인프라 확보와 글로벌 수준의 연구환경 제공

KISTI는 기존의 시뮬레이션 기반 과학연구 지원을 넘어 한층 고도화된 AI 개발과 AI for Science를 뒷받침하기 위해 615PFlops 규모의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구축을 추진 중이다. 6세대 국가 슈퍼컴퓨터는 엔비디아(NVIDIA) GH200 GPU 8,496기를 포함하며, AI 특화 연산을 위한 최적화된 설계를 바탕으로 AI-과학 융합 연구의 가속화를 도모할 것이다.


이러한 하드웨어 인프라 자원과 별개로 KISTI는 국가 5대 기간 전산망 중 하나인 국가과학기술연구망(KREONET)을 운영· 관리하고 있으며, 전국 18개 지역망 센터를 거점으로 운영되는 KISTI 백본망은 구간별 최소 200Gbps에서 최대 1.2Tbps까지 전송 가능하고, 글로벌과학기술협업연구망사업(GLORIAD)을 통해 국제연구망과 연동한다. 또한, 국내외 IX(Internet Exchange)를 통한 인터넷과도 연결되어 약 200여 개 연구망 가입기관에 연구망 서비스와 인터넷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용량 분산 스토리지와 클라우드 기반 자원 확장성 확보 등을 통해 국가 차원의 연구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러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KISTI는 KONI를 통한 AI for Science 지원 체계의 개발과 운영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학기술 연구의 자동화를 위한 AI 에이전트 구축

KISTI는 단순한 AI 모델 개발을 넘어 과학자들의 연구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과학연구의 자동화’를 목표로 실제 활용 가능한 연구 에이전트(Scientist AI)의 구현에 나서고 있다. 이 에이전트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기능을 통해 연구자들의 연구 생산성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이러한 기술들은 단순히 모델 성능 향상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과학연구에 응용 가능한 고신뢰 AI 기반 시스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적 활용 가능성을 고려한 개방형 아키텍처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통해 KISTI는 KONI를 단일 기능의 AI를 넘어 통합형 과학지원 시스템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며, 다양한 국책 과제 및 학술 프로젝트를 통해 이를 실증하고자 한다. 특히, KONI 기반의 자동화된 판단과 추론 시스템은 연구자의 의사결정을 보조하고, 반복적이고 복잡한 행정 및 분석 업무의 부담을 효과적으로 경감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 협력 및 생태계 확장: 동아시아 LLM 협력 및 개방형 R&D 연계

최근 국내에서도 독자적인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이 추진 되고 있지만, 일본과 대만은 각각 LLM-jp(https://llm-jp.nii.ac.jp)와 TAIDE(https://en.taide.tw) 프로젝트를 통해 일찍이 Meta의 LLaMA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자체 LLM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KISTI는 올해부터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Informatics, NII), 대만 중앙대학 등과 함께 동아시아 언어를 지원하는 다국어 LLM 공동개발에 착수했으며, 지역 언어 및 과학 자료에 특화된 모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허깅페이스를 통한 오픈소스 모델 공개, 국내 연구기관 및 산업계와의 협업 등을 통해 개방형 AI 연구 생태계의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다.



KONI는 과학분야 뿐만 아니라 국방, 공공행정,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실제 응용이 가능한 모델로 발전하고 있으며, 범정부 차원의 디지털 전환 전략과의 연계를 통해 AI 기술의 공공적 가치 실현에도 기여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단순한 기술 도구가 아닌 과학기술 혁신을 이끄는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의 핵심 동력이다. KISTI는 국가의 전략적 자산인 슈퍼컴퓨터와 연구망이라는 인프라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에 특화된 거대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AI for Science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도전과 투자를 이어갈 것이다. 이러한 혁신은 곧 산업, 보건, 에너지, 환경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며,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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