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ISTI MEDIA

슈퍼컴퓨터와 양자 컴퓨터의 융합, 미래를 여는 하이브리드 패러다임

슈퍼컴퓨터와 양자 컴퓨터의 융합, 미래를 여는 하이브리드 패러다임



KISTI는 지금 중요한 도약을 앞두고 있다. 2026년에는 GPU 8,500여 장으로 구성된 약 600페타플롭스급(1초당 60경 번 연산) 슈퍼컴퓨터 6호기가 도입된다. 동시에 100큐비트급(2의 100승 연산 동시 처리) 양자 컴퓨터 도입도 추진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 정도 성능을 갖춘 슈퍼컴퓨터와 양자 컴퓨터를 동시에 보유하는 기관은 매우 드물다. 이 엄청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그 해답을 QWC 2025에서 찾아본다.



QWC 2025가 보여준 글로벌 트렌드

QWC(Quantum World Congress)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양자 기술 국제행사다. 한국양자산업 협회(KIQA) 주관으로 지난 9월 16일부터 19일 까지 워싱턴 D.C에서 열린 QWC 2025에는 각국의 정부, 산업계, 학계, 투자기관이 모여 양자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했다. 우리나라의 오리엔텀, 팜캐드, 인세리브로 등 12개의 양자 관련 기업과 미국의 아톰 컴퓨팅(Atom Computing), 자나두(Xanadu) 등 7개의 양자 전문기업이 1:1 기술 매칭 행사를 진행하는 한편 각국의 양자 전략, 산업화 방향, 인재 양성, 스타트업 혁신 사례 등이 공유되었다. 특히 IBM, 아이온큐(IonQ) 등 세계적인 양자 컴퓨터 선도기업들이 수년 내 100만 큐비트 이상의 양자 컴퓨터를 구현하겠다는 기술 로드맵을 앞다퉈 발표하면서, 양자 기술의 치열한 각축장이 되었다.


특별 세션에서는 ‘양자와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고성능 컴퓨터)의 접점’이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양자 컴퓨터 단독으로는 아직 실용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 제한적이라는 공감대 속에, 기존 HPC와의 결합이 미래 활용의 현실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결과적으로 QWC 2025는 단순히 기술 로드맵을 제시하는 자리를 넘어 실제 적용 가능한 하이브리드 접근의 필요성을 국제적으로 협력하는 장이 되었다. 기업들은 HPC와 양자의 결합이 가져올 응용 잠재력에 주목했고, 학계와 정부는 정책적 지원과 연구 생태계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ISTI 이식 원장은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는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향후 2~3년 내 논리큐비트를 활용한 알고리즘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에서도 상업적 활용과 연구개발 목적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KISTI는 아이온큐의 양자 컴퓨터 도입을 포함한 국내 활용 인프라를 계획대로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KSC 2025 발표에서 대두되는 양자 컴퓨팅의 현주소

QWC 2025에 앞서 9월 4일과 5일, 삼성동 COEX 에서는 KSC 2025(Korea Supercomputing Conference 2025)가 열렸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자 석학 중 한 명인 김기환 칭화대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이온트랩 양자 컴퓨터의 최신 연구 성과를 소개하며 양자 계산의 도전과 가능성을 조명했다.



그러나 발표가 보여준 현실은 양자 컴퓨터가 여전히 큐비트의 확장성과 오류 보정이라는 근본적인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이었다. 즉, 수십~수백 큐비트의 수준에서는 특정 알고리즘이나 시뮬레이션에서 양자적 우위를 보일 수 있지만, 범용적이고 안정적인 계산 도구로 활용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바라봤다.



왜 하이브리드인가?

이 두 가지 맥락을 종합하면 결론은 분명하다. 양자 컴퓨터는 ‘꿈의 계산기’로 불릴 만큼 병렬적 계산에 있어서는 그 능력이 탁월하지만, 단독으로 연구자들이 직면한 거대 문제를 해결하기 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반대로 슈퍼컴퓨터는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진화하며 수천, 수만 개의 GPU·CPU 노드를 기반으로 방대한 병렬 계산을 소화할 수 있지만, 경우의 수가 다양한 중첩과 얽힘의 문제에서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다.


따라서 양자 컴퓨터와 슈퍼컴퓨터의 결합, 즉 하이브리드 컴퓨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슈퍼 컴퓨터는 양자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검증하는 ‘훈련의 장’으로, 양자 컴퓨터는 슈퍼컴퓨터가 한계에 부딪히는 영역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는 역할을 맡아줄 수 있다. 이 상호보완적 관계가 새로운 과학·산업 혁신의 토대가 될 것이다. 하이브리드 컴퓨팅의 대표적 활용 분야는 다음과 같다.




양자 컴퓨터와 슈퍼컴퓨터의 협력

QWC 2025와 KSC 2025가 공통적으로 시사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양자 컴퓨터 단독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것은 아직 이르지만, 슈퍼컴퓨터와 결합하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증기기관과 전기가 결합해 산업혁명의 동력을 만든 것처럼, 앞으로의 혁신은 양자-슈퍼컴의 하이브리드 패러다임에서 창출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기술적 우위를 겨루는 경쟁을 넘어 국제적으로 양자-슈퍼컴 융합 연구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KISTI는 슈퍼컴퓨터 6호기와 양자 컴퓨터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글로벌 하이브리드 컴퓨팅 시대를 선도할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목록

다음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