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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컴퓨팅 활용 현실화, SW를 중심으로

양자 컴퓨팅 활용 현실화, SW를 중심으로

KISTI ISSUE BRIEF | 제82호 |류정희·김윤정·황명권·윤병성·전인호 

 

1925년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 논문 이후 100년이 지난 현재, 양자정보과학기술, 특히 양자 컴퓨팅은 인공지능(AI)과 함께 미래를 혁신할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주요국과 구글, IBM 같은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경쟁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2030년대 후반 범용 양자 컴퓨터 상용화를 목표로 1,000큐비트급 시스템 구축 및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R&D)을 추진 중이다. 특히, 양자 소프트웨어(Software, SW)는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중요한 기회로 평가된다. 이번 「이슈 브리프 82호」에서는 KISTI가 개발한 양자 컴퓨팅 시스템 에뮬레이터(양자가상머신) 및 클라우드 서비스, 고전(CPU)-양자(QPU) 하이브리드 컴퓨팅 SW 등을 중심으로 양자 컴퓨팅 서비스·활용체계 구축 연구내용을 소개하고, 양자 SW 발전 방향과 이를 뒷받침할 국가 정책 방안을 제언한다.



양자정보과학기술 개요 및 양자 컴퓨팅의 중요성

양자정보과학기술(QIST)은 양자역학의 중첩과 얽힘 특성을 정보통신기술에 적용하는 것으로, 양자 컴퓨팅, 양자 통신, 양자 센싱으로 분류된다. 이 기술은 국가 안보와 기술 주도권 경쟁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미국(4조 원 투자 계획), EU(10억 유로 지원), 중국(19조 원 투입) 등 주요국들 또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자국 기술 보호를 위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등 기술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 기술의 잠재적 활용성 (OECD)>


양자 컴퓨팅은 슈퍼컴퓨터로 해결하기 힘든 난제를 풀어낼 혁신 기술로, 의학 및 헬스케어, 기아 해소 및 물 위생,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퀀텀 점프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신약 개발, 질병 치료, 스마트 농업, 물 관리 효율 증대, 수소 에너지 생산 효율 향상 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현재 컴퓨팅 기술의 한계를 넘어 실제 적용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양자 컴퓨팅의 활용 현실화와 SW 기술 발전이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양자 컴퓨팅 기술·정책 동향

양자 컴퓨터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구글의 오류정정 기술이 적용된 ‘윌로우(Willow)’, IBM의 1,000큐비트 이상 ‘콘도르 (Condor)’ 개발 및 4,000큐비트 목표 등 주요 기업들이 큐비트 수를 늘리고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초전도 소자, 이온 포획등 다양한 구현 방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양자 SW는 펌웨어, 미들웨어, 컴파일러, 프로그래밍 언어, 응용 프로그램 등으로 나뉘며, 시뮬레이터와 에뮬레이터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양자 알고리즘부터 하드웨어 실행까지 아우르는 SW를 개발하고 있으며, 아마존의 ‘브라켓(Braket)’ 같은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도 활발하다. 키스킷(Qiskit), 써크(Cirq) 등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와 OpenQASM(Open Quantum Assembly Language) 같은 언어 표준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양자 컴퓨팅 활용 현실화를 위한 SW 분야의 발전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 법」을 통해 양자 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너지부가 6,5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상원에서는 향후 5년간 25억 달러 투자를 제안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고 양자 컴퓨터를 미래 핵심 제품으로 지정하며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5개(년)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양자 컴퓨터 개발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양자과학기술 전략」, 「양자과학기술 및 양자산업 육성법」 제정, 그리고 ‘퀀텀 이니셔티브’ 추진을 통해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1,000큐비트급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과 풀스택 시스템 구축 등을 목표로 전략적인 R&D를 진행 중이다.



양자 컴퓨팅 서비스 및 활용체계 구축

우리 정부는 2030년대 후반 범용 양자 컴퓨터 상용화에 대비하여 양자 컴퓨팅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 연구인프라 구축’ 사업을 통해 1단계로 50큐비트급, 2단계로 1,000큐비트급 양자 컴퓨터 구축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목표하고 있다. 또한, ‘양자과학기술 플래그십 프로젝트’로 한국형 독자 시스템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양자 프로세서, 오류정정기술 등 핵심 하드웨어 기술은 물론, 양자 알고리즘, 응용 SW, 시스템 SW 개발도 병행하며, 특히 양자 시뮬레이터와 에뮬레이터는 상용화전 알고리즘 및 회로 검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초전도 기반 양자 컴퓨팅은 조셉슨 소자를 활용, 대규모 범용 양자 컴퓨터 구현에 가장 유력한 기술이다. 극저온 제약이 있지만 빠른 연산 속도와 확장성이 강점이다.

정부는 국내 연구자 대상 서비스를 목표로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 컴퓨팅 시스템 개발’ 과제를 통해 풀스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핵심 요소기술 개발, 에뮬레이터 구축, 클라우드· 테스트베드 서비스 연구 등이 포함된다.


현재 1단계(2022.6~2025.3)에서 20큐비트급 시스템 구축과 30큐비트급 에뮬레이터 개발 및 클라우드 서비스 시연을 완료했다. 2단계(2025.3~2027.3)에서는 50큐비트급 시스템 구축 후 클라우드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이 성과는 양자 컴퓨팅 성능 향상 및 컴퓨팅 난제 해결, 관련 첨단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 컴퓨팅 시스템 개념도 및 연구기관별 역할>


KISTI는 30큐비트급 양자회로 에뮬레이터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환경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양자 컴퓨팅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분산병렬처리 기술을 활용해 에뮬레이터 속도를 유의미하게 개선했으며, 주피터랩 및 페니레인 SDK를 기반으로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양자 컴퓨터와 연동되는 통합 클라우드 환경을 마련했다. ‘퀀텀코리아 2024’ 시연으로 그 성능을 입증하며 양자 SW 스택 원천기술 확보와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수소 생산·저장·활용 신소재 연구를 위해 양자 시뮬레이터 플랫폼을 개발, 양자 알고리즘으로 수소 생산 촉매 후보 물질 및 신물질을 발굴 중이다. 고전-양자 하이브리드 컴퓨팅 SW 인터페이스를 통해 실제 분자 계산을 성공적으로 검증하며 양자 하드웨어 운영 기술 확보와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KISTI는 미래 혁신 동력인 양자 컴퓨팅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선제적인 기초 연구와 알고리즘 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국내외 파트너십을 통해 도전적이고 지속 가능한 연구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미래 양자 시장의 핵심인 양자-HPC 하이브리드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를 위한 장기 로드맵과 실행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KISTI는 초고성능 컴퓨팅 기술과 양자 소프트웨어 역량을 결합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양자 컴퓨팅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구축 및 범부처 협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나아가 KISTI 과학데이터교육센터와 같은 공공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전문 인력 양성, 양자 알고리즘 챌린지 개최 등 인재 발굴과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 확대로 양자 기술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