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보안으로 양자 인터넷 시대를 연결하다, 양자통신연구센터
기고 | 이원혁 센터장(KISTI 양자통신연구센터)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인터넷 뱅킹,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서비스 등 수많은 디지털 기술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기술의 근간은 ‘데이터 보안’이다. 아무리 편리한 기술도 안전하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양자 통신은 자연의 법칙인 ‘양자역학’을 이용해 정보를 교환하는 차세대 보안 기술이다. 누군가 몰래 엿보거나 해킹하려는 시도가 있으면 그 흔적이 반드시 남기 때문에 이런 성질을 잘 적용한다면 절대 해킹할 수 없는 보안을 제공할 수 있다. 그래서 양자 통신은 앞으로 다가올 초연결 사회에서 국가와 개인의 데이터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될 것이다.
양자통신연구센터는
현재 완벽한 양자 통신의 구현을 위한 과도기적 연구로,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해킹이 불가능한 암호키를 나누어 갖는 기술인 양자 키 분배(Quantum Key Distribution, QKD)와 양자 키 관리 시스템(Quantum Key Management System, QKMS)을 이용해 양자 암호 통신 기술을 연구·적용하고 있다.

<양자 키 관리 시스템(QKMS) 기반 네트워크 연동 구조>
QKD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누군가 엿보면 신호가 바로 변하기 때문에, 도청 시도를 즉시 감지할 수 있다. 또한, QKMS는 이렇게 생성된 양자 키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배포하는 기술로, 향후 대규모 양자 통신망을 구축했을 때, 수많은 사용자가 동시에 안전하게 키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양자 통신은 단순히 두 지점 간의 보안 통신을 넘어 앞으 로는 ‘도시와 도시’, '국가와 국가'와 국가를 잇는 양자 네트워크로 연동되고, 향후 양자 인터넷(Quantum Internet)으로 발전할 것이다. 양자통신연구 센터는 이러한 미래를 대비해 양자 암호 통신망이 전국 규모로 확장되었을 때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양자 키 자원 관리, 네트워크 최적화, 장애 대응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래의 양자 인터넷 실현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미래 기술 패권이
차세대 양자 통신망의 구현기술을 선점하는 데 달려있다면, 그 통신망의 가치는 보안성과 신뢰성에 의해 결정된다. 양자통신연구센터는 단순한 연구를 넘어 대한민국의 양자 인터넷 시대를 가장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길로 안내하는 핵심 통신 프로토콜과 보안기술을 함께 개발하며, 실제 망에서 테스트하고, 구축해 활용성을 지향하는 연구 현장이다.
양자통신연구센터의 조직은 네트워크기술 전문가 중심의 연구 그룹과 양자 기술 전문가 중심의 양자 통신 응용연구 그룹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호 전문성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내면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네트워크기술 연구 그룹은 미래 양자 인터넷의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양자 암호 통신의 요소기술부터, 향후 발전된 양자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 운영하기 위한 자원관리기술, 계층별 자원 효율화 및 해킹 대비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양자 통신 응용연구 그룹은 별도의 팀으로 조직되어 현실의 양자 통신 기술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응용해 기존 기술로는 달성하기 어려웠던 수준의 보안 통신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고유의 기능과 높은 보안성을 갖춘 차세대 양자 통신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있으며, 미래 양자 네트워크가 진정한 ‘양자 정보 하이웨이’로 기능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미래 양자 인터넷의 청사진을 그리고 이를 실현하는 연구에 더해, 미래 양자 통신을 완성하고 그 네트워크 위에서 양자 정보를 자유롭게 주고받기 위한 핵심 응용 연구도 수행한다.
양자통신연구센터의 2개 연구 그룹에서 수행하는 연구는
QKD와 QKMS의 구현기술과 확장성을 위한 효율적인 양자 키관리 기술, 양자 키 자원 최적화, 무장애 서비스 지속 연구와 양자 통신상의 오류를 제어해 오류 정정 기능을 내장하는 차세대 양자 통신 프로토콜과 기기 독립적(Device-Independent, DI) 양자 암호 기술을 개발 등에 집중한다. 이는 단순한 키 교환을 넘어 실제 데이터와 연산을 보호하는 고도화된 네트워크를 목표로 하며, 특히 양자 오류 정정 부호(Quantum Error Correction Code, QECC)를 응용해 미래 양자 통신 환경에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효율성과 보안성의 상충을 극복하는 데 연구 역량을 집중한다.
양자통신연구센터에서 수행하는 연구주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QKD 네트워크 자원효율화 연구
양자 네트워크의 통신 자원과 양자 키 자원을 함께 고려하는 교차계층 자원 관리 알고리즘을 개발해 약 7~9%의 자원 효율 향상을 달성했으며, 네트워크의 지연·차단율을 최소화하는 고품질 양자 암호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 저지연(Low Latency) 양자 암호 서비스 기술 개발
장거리 통신에서는 여러 번의 양자 키 릴레이가 필요해 지연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전 릴레이 알고리즘을 도입하고, 자원과 서비스 품질 간의 균형을 최적화해 지연 없는 양자 암호 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3. 이기종(Heterogeneous) QKD 네트워크 인프라 연동 및 연계활용 서비스화 기술
서로 다른 QKD 장비와 네트워크를 안전하게 연결하기 위해 양자 내성 암호(Post Quantum Cryptography)와 유럽기술표준기구(European Telecommunications Standards Institute, ETSI) 인터페이스를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국내외 연구망을 아우르는 대규모·고신뢰 양자 암호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4. QKD 원리 응용 데이터 보안 기술
QKD의 원리인 ‘도청 시 오류 발생’을 응용해 학습 데이터의 레이블을 양자 상태로 전송하는 양자 레이블 인코딩 기술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허가된 사용자만 학습 결과에 접근할 수 있도록 수학적으로 보장하며, 데이터 무결성이 중요한 첨단 융합 분야로 양자 통신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5. 데이터 연산이 가능한 지능형 양자 통신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송하는 것을 넘어 암호화된 상태 그대로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양자동형암호(Quantum Homomorphic Encryption) 통신 프로토콜을 구현한다. 암호화와 오류 정정을 단일 과정으로 통합해 자원 소모를 크게 줄였으며, 이는 클라우드 기반 양자 컴퓨팅 환경에서 실용적인 보안 기술로 자리 잡을 기반을 마련한다.
6. 장거리·다중 노드 보안 양자 통신 실현
전통적 얽힘 분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양자직접통신 (Quantum Secure Direct Communication, QSDC) 방식을 제안한다. 신뢰할 수 없는 다수의 중간 노드를 거치더라도 종단 간 보안이 보장되며, QECC 기반 오류 제거로 고신뢰도 통신을 달성하고, 이를 통해 확장 가능한 미래 양자 인터넷 구축을 위한 실질적 해법을 제시한다.
7. 기기 독립적 양자 암호 기반 기술 확보
고차원 벨 부등식을 활용한 검증 체계를 통해 개발된 통신 기술이 하드웨어 제조사 신뢰와 무관하게 이론대로 작동함을 입증하며, 이는 양자통신연구센터의 최고 수준의 기술로서 그 신뢰성을 보증하는 핵심 연구다.
이렇듯 양자통신연구센터는 양자역학의 원리가 실제 통신 기술로 이어지도록 이론과 응용의 간극을 좁히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목표는 현재 가능한 기술과 활용성을 극대화해 실제 망에서의 양자 암호 통신망을 구현하고, 미래 양자 네트워크에 적용 가능한 새로운 통신 프로토콜과 알고리즘을 제안하며, 그 가능성과 안정성을 이론적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미래 양자 통신 기술의 발전에 기여하며, 더 나아가 안전한 양자 인터넷 시대를 여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